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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시차'에서 포착된 별…키움 마운드의 새 희망 김연주

입력 2025-05-23 10: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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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서 흔들리던 프로 2년 차 김연주, 최근 2경기 연속 호투




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연주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천문학에는 '연주시차'라는 게 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매년 도는 동안, 지구에서 가까운 별은 배경에 있는 별과 비교해서 미세하게 위치가 달라진다는 개념이며, 연주시차를 활용해 지구에서 별까지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너무 멀리 있는 별이라면 연주시차가 극히 미세하고 제대로 측정조차 어렵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연주(21)는 이제까지 '연주시차가 작아서 거리를 측정하기 어려운 별'과 같은 선수였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의 3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연주는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모습으로 벤치에 확신을 주지 못한 선수였다.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등판할 때마다 점수를 내주기 일쑤였고, 선발진 붕괴로 지난달 24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이후 2군으로 갔다가 지난 7일 1군에 돌아온 김연주는 최근 선발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10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서 구원 등판해 4⅔이닝 2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덕분에 17일 울산 NC 다이노스전에 다시 선발 등판할 기회가 생겼다.


김연주는 그 경기에서 5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고 팀의 연패를 끊은 것과 동시에 데뷔 첫 선발승의 기쁨도 누렸다.




김창현 수석코치(가운데)와 하이 파이브 하는 김연주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실상 선발진이 와해한 키움 선발 마운드에 샛별처럼 등장한 그는 22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데뷔 후 최고 역투를 펼쳤다.


비록 팀은 0-2로 패했지만, 김연주는 최고 시속 143㎞의 그다지 빠르지 않은 공에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곁들여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김연주는 "선발 투수로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서 불펜 투수의 피로를 덜어주고자 한다"면서 "팀 승리만 생각하고 책임감 있게 던졌다. 부담은 전혀 느끼지 않고, 즐기면서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불펜보다 선발이 체질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김연주는 "불펜에서는 날마다 잘 맞는 구종 한 두 개만 썼는데, 선발로 나와서는 모든 구종을 던지며 타이밍 싸움을 벌인다"면서 "최근에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서 경기를 잘 풀어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치 연주시차처럼 김연주의 변화는 당장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면서도 꾸준했고, 마침내 우리가 그를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진 것이다.


예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김연주가 이제 프로야구 팬들의 '우주' 안으로 들어왔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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