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감독 "도덕적으로 옳지 않아"…서울 감독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감정"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멀티 플레이어' 정승원이 친정팀 대구FC와의 맞대결에서 멀티 공격 포인트와 '세리머니'로 그라운드를 달궜다.
정승원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K리그1 6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1골 1도움을 작성하며 팀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정승원은 팀이 끌려다니던 후반 45분 서울 이적 이후 첫 골을 터뜨려 2-2 균형을 맞췄고, 추가 시간에는 문선민의 역전 결승 골을 어시스트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정승원을 앞세운 서울은 5경기 무패 행진(3승 2무)을 이어가고, 대구를 상대로 2년 만에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정승원의 골 이후 '세리머니'는 그라운드 안팎을 더 뜨겁게 만들었다.
멋진 발리슛으로 동점 골을 터뜨리자 정승원은 갑자기 뒤로 돌아 그라운드 반대편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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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원정 관중석 쪽으로 향한 그는 오른쪽 귀에 손을 대고 대구 팬들을 도발하려는 듯했다.
부주장 김진수를 비롯해 놀란 서울 동료 선수들이 정승원을 쫓아가 제지했으나 신경전이 이어지며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뒤엉키기도 했다.
정승원은 2016년 대구에서 프로로 데뷔해 간판스타로 활약했던 선수지만, 대구와의 관계가 편치 않다.
2021시즌을 앞두고 계약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연봉조정까지 갔고, 그 시즌 막바지 방역 수칙 위반 논란 등으로 잡음이 이어진 가운데 결국 2022시즌 수원 삼성으로 이적했다.
2023시즌까지 수원에서 뛰다가 지난해 수원FC를 거쳐 올해 서울에 새 둥지를 튼 정승원은 이날 공을 잡을 때마다 대구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경기를 마치고 정승원은 '역주행' 상황에 대해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안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팬들께 제가 이렇게 성장했다고 보여드리고 싶어서 그랬다. 제가 이렇게 커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면서 "마지막엔 인사를 잘했고, 다른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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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 사령탑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구 박창현 감독은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어도 세리머니 자제하는 선수들이 많다. 몸담았던 팀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 같고, 굳이 서포터스석까지 가서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면서 "본인 나름의 생각이 있겠지만, 도덕적으론 옳지 않았던 것 같다"고 언짢은 기색을 보였다.
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승원이가 야유를 많이 받으면서 감정적으로 좀 올라왔고, 골을 넣고 싶은 마음도 커져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끌어낸 것 같다"면서 "(도발에 대해선) 승원이와 좀 얘기를 나눠봐야겠지만,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고 감쌌다.
정승원은 '다음 대구 원정 경기가 부담스러워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신경 안 쓴다"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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