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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팔 떨림 증세로 대학부터 '왼팔 전환'…"불편함 있지만, 이제 아무렇지 않아"

(항저우=연합뉴스) 유지호 기자 = 28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원호가 시상식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2023.9.28 jeeho@yna.co.kr
(항저우=연합뉴스) 유지호 최송아 기자 = "지금도 불안함은 있습니다. 보는 것도 왼쪽 눈이 주시가 아니다 보니 모든 게 다 오른쪽에 맞춰져 있어서 불편하긴 하죠. 사실 저는 이제 아무렇지 않아요."
2022 항저우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에 데뷔한 이원호(24·KB국민은행)는 사격 선수에겐 가장 중요한 '팔'과 관련된 사연으로 먼저 알려진 선수다.
원래 오른손잡이였던 그는 고등학교 때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총을 쏘던 오른팔이 갑자기 떨리기 시작하면서 선수 생활의 위기를 맞았다.
단순한 부상으로 여겼던 떨림은 점차 심해졌고, 사격을 그만둘 생각도 했으나 그는 대학교 1학년이던 2018년 오른팔 대신 왼팔로 총을 들기 시작했다.
총을 드는 팔을 바꾸는 건 사격 선수에게 치명적인 변화가 될 법하지만, 이원호는 맹훈련을 통해 왼팔로 약 1.5㎏ 권총을 들고 버텨냈다.
28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은 그가 왼팔로 총을 드는 모습을 가장 많은 사람이 지켜봤을 경기다.

[신화=연합뉴스]
본선을 2위로 통과한 뒤 결선 초반 다소 주춤했던 그는 점차 순위를 끌어 올리며 막판엔 금메달도 가시권에 뒀다.
결선에 오른 8명 중 팜꽝후이(베트남)와 둘만 남아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두 발로 겨뤘을 때 첫발에서 상대가 9.9점에 그친 사이 10.1점을 쏘며 합계에서 0.4점 차로 따라붙었다.
팜꽝후이가 마지막 발에서 9.7점을 기록하며 이원호에게 역전 기회까지 찾아왔으나 마지막 발이 9.0점에 그치며 결국 239.4점으로 팜꽝후이(240.5점)에 이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은메달을 목에 걸고 연합뉴스와 만난 이원호는 "아쉽지만, 할 만큼 했구나 싶다. 마지막 한 발은 제 능력이 부족해서 그랬던 것"이라며 "더 해야죠"라고 툭툭 털어냈다.
그는 "대기석에서만 해도 국내 대회와 똑같은 느낌이었는데, 막상 결선에 들어가니 심장이 너무 많이 뛰더라. 긴장했다"며 "오기 전에 기술적인 문제를 보완하며 왔는데 그게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되짚었다.
'어차피 내가 남을 거고, 금메달은 내 것'이라는 마음을 품었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는 그는 "이게 진짜 메이저대회, 아시안게임이구나 생각이 들었고, 재미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AP=연합뉴스]
팔에 대한 얘기엔 이원호는 "사실 저는 이제 아무렇지 않다"고 했다. 옆 사대의 선수와 마주 서는 것도, 왼쪽 눈으로 보며 총을 쏘는 것도 이젠 그에게 일상이 됐다.
집념으로 일군 이원호의 첫 은메달엔 '인간 승리'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그가 꿈꾸는 진정한 승리는 이제부터다.
"최종 목표는 사격을 그만두기 전까지 어떤 대회든 평균 590점(600점 만점)을 쏘는 것"이라고 밝힌 그는 더 큰 포부도 드러냈다.
"'저 사람이 이원호 선수구나'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합니다. '제2의 진종오', '제2의 김청용'처럼 형들의 뒤를 따라가는 것도 제가 잘하고 있다는 의미이니 좋지만, '제2의 누구' 보다는 '저 사람이 진종오구나' 하는 것처럼, 알아주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30일 혼성 10m 공기권총 경기에 이시윤(임실군청)과 함께 나설 예정인 그는 "혼성에선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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