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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어렵게 종합 1위 지켰지만…중국의 '기세' 실감한 한국 태권도

입력 2023-09-29 0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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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금메달 중 5개 챙긴 한국…품새 2개·겨루기 3개로 '목표 달성'


선수·감독은 중국전 판정에 아쉬움…개최국 '이점' 언급

이다빈 "전력 좋아도 실제 경기력으로 보여줘야…나태하면 떨어진다"




금메달 들어 보이는 장준

(항저우=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준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3.9.25 pdj6635@yna.co.kr


(항저우=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닷새간 치러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종목이 28일 모든 일정을 마쳤다.


개회식 후 첫날인 24일 품새 경기가 열렸고, 25일부터 나흘간 겨루기 열전이 펼쳐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처음 도입된 품새 종목은 단체전이 빠지면서 남녀 개인전만 남았다.


대신 겨루기에서는 혼성 단체전이 추가됐다. 품새에서 2개, 겨루기에서 11개 등 총 13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5개를 가져왔다. 강완진(홍천군청), 차예은(경희대)이 활약한 품새에서 2개를 모두 챙겼고, 겨루기에서는 3개를 땄다.


태권도 간판 장준(한국가스공사)이 겨루기 종목 첫날인 25일부터 남자 58㎏급에서 우승하며 포문을 열더니 다음 날에는 박혜진(고양시청)이 여자 53㎏급에서 '깜작 우승'을 해냈다.


27일에는 '취약 체급'으로 취급받던 남자 80㎏급에서 기대주로 꼽히던 박우혁(한국 에스원)이 금메달 한 개를 더 보탰다.




금메달 포옹

(항저우=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박혜진이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53kg 이하급 결승 경기에서 대만의 린웨이준을 상대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한 뒤 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2023.9.26 hihong@yna.co.kr


나흘째 금메달 행진이 이어지며 기세를 탄 한국 태권도는 마지막 날인 28일 여자부 간판 이다빈(서울시청)을 앞세워 6번째 금메달을 노렸으나, 결승에서 중국의 저우쩌치에게 패해 은메달만 받았다.


5개 금메달에 은메달, 동메달을 2개씩 더한 한국은 전체 메달 합계에서는 개최국 중국을 가까스로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중국도 금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땄지만 은메달이 1개에 그쳤다.


이로써 한국은 태권도가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치러진 1986년 서울 대회부터 9회 연속 종합 우승을 이뤄냈다. 1990년 베이징 대회 때는 태권도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금메달 5개라는 성적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품새 2개·겨루기 3개)와 같다. 다만 당시에는 이번 대회보다 많은 5개 은메달을 챙겼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전 대회 목표를 '금메달 5개'로 잡았다. 딱 세운 목표치만큼 이룬 셈이다.


하지만 마냥 만족하기는 어렵다.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겨루기에서는 중국(5개)에 밀렸다. 품새가 2018년 대회부터 도입되지 않았다면, 종합 우승은 중국의 차지가 됐을 터다.




영광의 주역들

(항저우=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4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태권도 품새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강완진(왼쪽)과 차예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9.24 minu21@yna.co.kr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는 '홈팀' 중국의 기세가 거셌다.


중국은 선수들의 선전과 '개최국 이점'이 맞물리면서 '종주국' 한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했다.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경기가 25일 겨루기 혼성 단체전 결승이었다.


박우혁, 서건우(한국체대), 이다빈, 김잔디(삼성 에스원)로 꾸려진 대표팀은 중국 팀(추이양, 쑹자오샹, 쑹제, 저우쩌치)에 3라운드 점수 합계 77-84로 졌다.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접전이었지만 경기 양상을 뜯어보면, 중국 팀이 2라운드부터 갑자기 경기력이 올라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1라운드를 21-30으로 진 중국은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 경기장의 관중석을 가득 메운 자국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더해지자 2라운드(39-27)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대표팀은 경기 종료 15초 전까지 77-79까지 따라붙으며 마지막 힘을 짜냈으나,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우리 선수와 감독은 모두 중국의 '텃세'를 느꼈다고 짚었다.




아쉬움

(항저우=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8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67kg 초과급 결승에서 한국 이다빈이 중국 저우쩌치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3.9.28 nowwego@yna.co.kr


이 경기를 진 후 박우혁은 "중국 여자 선수들이 굉장히 많이 (손으로) 잡은 채로 쳤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당시 분위기는 '일방적'이었다.


정을진 대표팀 감독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마지막 날인 오늘도 기대했는데, 약간이나마 '텃세' 같은 게 있지 않았나 싶다. (이다빈의) 얼굴에 맞지도 않은 4개 정도 공격이 그대로 점수로 인정돼버렸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여러 측면에서 '특수한' 아시안게임이었고 봐야 한다"면서도 "또 아시아 전역의 전력이 평준화된 상황에서 겨루기 금메달 3개를 가져온 건 잘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특히 취약 체급으로 평가받던 남자 중량급과 여자부에서 간판격 선수인 이다빈 말고도 금메달을 딴 선수(박혜진)가 나온 점을 반겼다.


정 감독은 "그건 고무적인 일이다. 박혜진이 우승하면서 여자부 분위기도 좋아졌다"며 "우리가 세대교체가 또 문제였는데, 파리 올림픽을 목표로 이 선수들과 다시 잘해보면 경기력이 남녀 모두 많이 올라올 것 같다"고 짚었다.


긍정적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돌아본 정 감독과 달리 이다빈은 오히려 '분발'의 필요성을 실감한 대회였다고 분석했다.




태권도 겨루기 혼성단체전 은메달

(항저우=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혼성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에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 하고 있다. 2023.9.25 pdj6635@yna.co.kr


혼성 단체전, 저우쩌치와 개인전 결승전 모두 중국 관중들이 조성한 적대적 분위기와 싸워야 했던 이다빈은 상대의 '텃세'가 변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조건이 어떻든 실제 내놓은 결과가 곧 실력이라는 취지다.


실제로 중국 등 세계 태권도 강호들과 다음 전장이 될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또 어떤 환경이 펼쳐질지 미지수다.


그때도 장소, 분위기, 판정 등 외부적 요인을 들며 고전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게 이다빈의 지론이다.


이다빈은 "우리가 종주국이라고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에 영원한 승자가 없다는 말이 옳다"며 "종주국이니 전력은 더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실제 경기에서 풀어내는지 싸움이 이번 대회에서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끊임없이 긴장하면서 경쟁해야 하고, 자기 발전을 계속 꾀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나태하면 금방 떨어질 수 있다"며 "이제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두고 또 경주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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