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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정당한 쟁의행위, 공정거래법 적용 배제" 무죄 판결
2심 "사업자단체라면 원칙적으로 법 적용…죄질 가볍지 않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총파업 도중 이뤄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심의 무죄 판단이 뒤집힌 것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엄철 윤원묵 송중호 부장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화물연대에 대해 1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3천만원을 선고했다.
화물연대는 공정위가 2022년 12월 2∼6일 실시한 부당공동행위 현장조사에서 공무원들의 사무실 진입을 저지해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2023년 8월 기소됐다.
당시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확대 적용,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집단 운송 거부 파업 중이었다.
공정위는 파업 과정에서 소속 사업자에 운송 거부를 강요하거나 비소속 사업자의 운송을 방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시도했다.
하지만 화물연대 사무실이 자리한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조 건물 입구가 봉쇄되고 화물연대 측이 조사를 거부해 불발됐다.
이에 공정위는 "조직 차원에서 (조사 거부·방해가) 결정·실행됐으며 이에 따라 원활한 조사 진행이 방해됐다"며 화물연대를 검찰에 고발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사건은 화물연대를 어떤 조직으로 규정할지가 쟁점이 됐다.
화물연대는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기 때문에 공정위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공정위와 검찰은 화물연대를 사업자단체로 봤다.
작년 6월 1심은 화물연대가 사업자단체이면서도 노조 지위도 갖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이들의 파업은 근로조건 유지·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따라서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에는 공정거래법상 현장조사 및 조사 방해 규정이 적용될 수 없고, 조사를 거부했더라도 공정거래법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화물연대가 사업자단체인 이상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특별한 다른 법 규정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노조의 지위를 동시에 지녀 노동관계법령 적용받는다거나, 화물연대의 행위가 노조 활동 일환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정거래법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또 "설령 사업자단체의 지위뿐 아니라 노조의 지위를 가진다 해도 공정위로서는 화물연대의 행위가 노조 지위에서 노동 삼권을 행사하는 영역에 속하는지, 아니면 이를 벗어나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등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자의 경우 노조 지위를 함께 지난 자에 이뤄졌다고 해도 노조법의 입법 목적인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근로자 지위 향상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한 공정거래법에 따라 규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정위가 당시 공문 등을 통해 조사 목적과 대상을 특정했고, 조사 필요성도 인정되며, 관련 규정상 조사 절차도 준수했다고 판단했다.
2심은 양형 배경을 설명하며 "화물연대는 '공정거래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자신의 법적 판단을 근거로 공정위 조사권 자체를 부정하면서 조사 공무원의 현장 진입을 저지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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