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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후보 선정 뒤 공동개최로 선회…서울 경기장 사용해도 개최계획 불투명
체육회 절차·정부 심의보류에 유치전략 혼선…"경쟁력 갖춘 계획 마련 시급"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추진하는 전북이 서울에 공동개최를 요청했지만, 대한체육회와 정부의 후속 절차가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국내 유치 전략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북은 서울의 경기시설과 올림픽 개최 경험을 활용하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공동 개최를 위한 별도 절차를 요구하고 있고, 정부는 개최계획 심의를 보류한 상태다.
이에 국가 차원에서 유치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서울 제친 전북, 뒤늦게 공동개최 추진…개최계획 바뀌나
30일 서울시와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전북은 지난해 2월 28일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 투표에서 49표를 얻어 서울(11표)을 제치고 2036년 하계올림픽 국내 유치추진도시로 선정됐다.
당시 전북은 국가균형발전과 비수도권 중심 분산 개최를 내세워 1988년 올림픽 개최 경험과 기존 경기장·교통·숙박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운 서울을 제치고 유치추진도시가 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2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2036 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PT발표를 마친 뒤 총회장을 나서며 김관영 당시 전북지사와 인사하고 있다. 2025.2.28 photo@yna.co.kr
그러나 전북은 지난 9월 이원택 전북지사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공동개최를 제안했다. 같은 달 12일 서울시에 공동개최 합의를 요청했고, 14일에는 잠실·상암·장충 등 주요 경기장 시설 사용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전북이 국내 후보도시 선정 당시 내세운 개최 구상을 변경해 서울의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초 유치계획의 실행 가능성과 대한체육회의 후보도시 선정 과정에서 개최 역량이 충분히 검증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공동개최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IOC의 평가 기준을 고려한 경쟁력 있는 개최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유치추진도시를 선정한 대한체육회의 역할도 쟁점이다.

[전북특별자치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oo@yna.co.kr
대한체육회는 이달 22일 서울시와 전북에 각각 공문을 보내 국내 유치추진도시는 여전히 '전주(전북특별자치도)'이며, 두 지방자치단체의 합의만으로 기존 선정 지위나 개최계획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특히 IOC 올림픽 헌장에 따른 국내 유치희망지 선정 권한을 강조하며 관련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 공동개최나 후보도시 변경을 확정된 사항으로 발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대한체육회는 IOC, 정부 등과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며 유치 관련 주요 사항을 사전에 협의하고 추진 상황을 공유해 달라고도 했다.
올림픽 공동개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와 관계기관 간 조정 방안은 여전히 과제다.
대한체육회가 전북을 국내 후보도시로 선정한 주체인 만큼, 변경된 개최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공동개최 추진 과정에서 서울과 전북의 이견을 조율하는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부, 개최계획 심의 보류…"경쟁력 있는 개최계획 마련 시급"
정부의 유치 전략과 조정 역할도 주목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9월 16일 국제경기대회 유치심사위원회에서 전북의 개최계획에 대한 심의를 보류했다.
서울과 공동개최를 논의 중이라는 전북의 요청에 따라 양측의 협의 결과를 토대로 재심의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26일 작성한 추진 경위 자료에는 후속 심의 일정이나 정부의 구체적인 공동개최 지원계획이 제시되지 않았다.
올림픽 유치에는 경기시설과 교통·숙박 인프라뿐 아니라 재정 보증과 대회 운영, 국제 협상 등 범정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공동개최를 추진하려면 종목별 경기장과 선수촌 배치, 도시별 비용 분담 및 운영 책임 등을 조율해야 한다.
이 때문에 체육계 일각에서는 전북과 서울의 협의에만 맡기기보다 정부가 국가 차원의 유치 방향을 제시하고 대한체육회와 함께 관계기관 간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논의가 이어지는 사이 국제 유치 경쟁은 본격화하고 있다.
IOC는 지난 6일 한국과 인도, 카타르, 독일, 헝가리,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 등 7개 유치 관심국을 공개했다.
내년 3월에는 전략대화에 참여할 대상을 3∼4개국으로 압축하고, 2028년 말 집중대화를 거쳐 2029년 중반 개최지를 최종 선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전북 역시 다음 달 3일과 9일, 26일 IOC와 화상회의를 열어 대회 비전과 재정, 운영계획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과의 공동개최 범위, 종목별 경기장 배치, 재정 분담 등 주요 사항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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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가 선수 중심의 대회 운영과 기존 시설 활용, 재정·운영 역량 등을 주요 평가 요소로 강조하고 있는 만큼, 서울·전북 공동개최 역시 국제 경쟁력과 실행 가능성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가 차원의 유치 방향과 지원 전략을 제시하고, 대한체육회가 관계기관 간 협의를 주도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개최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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