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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거래 가장해 범죄수익 은닉…법원 "범행 완성에 필수 역할"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윤민혁 기자 = 208억원대 보이스피싱 범죄수익금 세탁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관이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은 정년퇴직한 전직 경찰관으로, 일선 경찰서 지능팀에서 10여년간 근무한 뒤 상품권업체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최정인 부장판사)는 사기 및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박모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공범 심모씨에게 징역 6년, 보이스피싱 조직의 인출책으로 활동한 김모씨에게는 징역 3년, 상품권업체의 자금세탁에 가담한 또 다른 김모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인출책 최모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날 전직 경찰관 박씨와 공범 심씨에 대해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보석을 취소했다.
이들 일당은 보이스피싱 조직 인출책들이 가져온 범죄수익을 현금으로 바꿔주고 이를 정상적인 상품권 거래인 것처럼 위장한 혐의를 받는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피해금을 수표로 인출해 가져 오면 상품권을 판매하는 것처럼 거래를 꾸민 뒤 수수료를 공제한 현금을 돌려주는 방식이었다.
공소청은 이들이 2024년 7월부터 10월까지 166차례에 걸쳐 약 208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세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피해자가 확인된 범죄수익은 약 102억원, 피해자는 129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청(수사 당시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업체 사무실 압수수색 등을 통해 현금 약 20억원과 상품권 약 8억원 등 28억원 상당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촬영 김채린]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범죄수익에 대한 추적을 곤란하게 하고 조직원들에게 범행으로 인한 수익금을 귀속시켜 범행의 완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라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씨 등이 운영한 상품권업체가 정상적인 거래를 했을 뿐 범죄수익인 줄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상품권 거래로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이 운영한 업체가 일반적인 상품권 거래와 달리 구매자가 상품권 종류를 지정하지 않았는데도 임의로 상품권을 지급하고 차액을 정산하지 않은 점 등이 근거가 됐다.
또 사기 피해금 입금과 관련해 17차례 수사기관의 협조 공문을 받은 점도 범죄수익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됐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으로 취득한 이익이 전체 피해액의 일부에 불과하고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m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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