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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항의하며 영장 가져가 장기 점유…대법 "절도 단정못해"

입력 2026-10-28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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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죄 판단 원심 뒤집혀…"경제적 이용·처분 의사 추가로 증명돼야"




경찰, 압수수색·조사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반발하며 현장에서 영장을 가져간 뒤 약 한달간 장기 점유한 남성에게 절도죄를 인정한 하급심 판단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근 절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86)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에 돌려보냈다.


경찰은 지난해 1월 8일 A씨 주거지에서 A씨 배우자의 주택법 위반 혐의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A씨 명의의 은행 및 카드 명세서 30장을 압수했다.


이에 A씨는 '영장의 압수할 물건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명세서를 가져가고, 이를 다시 회수하려는 경찰관의 가슴을 밀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명세서를 회수당하자 A씨는 영장 원본과 압수목록 교부서 등을 가져가 소파 위에 놓고 깔고 앉은 뒤 "명세서를 돌려주면 영장을 다시 돌려주겠다"며 영장 반환을 거부했다.


반환을 요구하는 경찰관의 손등을 때리거나 뒤통수에 소금 뭉치를 던지기도 했다.


A씨는 일주일 뒤 경찰서를 방문하고도 영장 서류를 반환하지 않다가 약 3주 뒤 수사관의 질문을 받고 임의제출 했다.


검찰은 A씨에게 영장을 집행하는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와 영장을 훔친 혐의(절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1심과 2심은 공무집행방해 및 절도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절도 혐의와 관련해 A씨가 영장 원본을 장시간 점유했으므로 불법영득의사(불법적으로 타인 물건을 자기 소유와 같게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영장을 상당히 장시간 점유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2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려면 피고인에게 각 영장 등을 자기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었음이 추가로 증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A씨의 경우 자신 명의의 명세서를 돌려주면 영장을 반환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만큼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압수수색 영장을 수사기관이 아닌 사인이 용법에 따라 이용·처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도 짚었다.


대법원은 공무집행방해 부분에 대한 유죄 판단은 유지했으나, 절도 혐의와 나머지 부분이 경합범 관계로 하나의 형이 선고된 만큼 원심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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