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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레이더] '시도지사 쌈짓돈'·'광역의원 치적 쌓기' 특조금 다시 도마

입력 2026-10-25 07: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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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단체-의회, 광역-기초단체 법정 다툼에 광역의원 뇌물 비리까지


"선정 이유 상세 공개·주민참여예산위 의견 반영 등 투명성 높여야"


(전국종합=연합뉴스) 지난 1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전경선(목포5) 의원이 민형배 시장 정무비서관의 '150억원 교부금 위임' 문자메시지를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예산 집행(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전 의원은 "(시의원 1인당) 돈 1억원을 용돈 주는 거냐. 쌈짓돈이냐"며 "조직개편안 표결을 앞두고 예산 지원으로 찬성을 유도하려 한 것 아니냐"고 민 시장을 추궁했다.


민 시장은 문자 내용은 몰랐고 의원 의견을 듣도록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시에 특별조정교부금(특조금) 배분 원칙을 마련해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지방재정이 악화하면서 특조금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남광주 사례를 계기로 특조금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배분 권한 놓고 법정 다툼…광역의원 뇌물 비리도


지방재정법 시행령에 따르면 특별조정교부금은 시·군의 지역개발사업 등 특정한 재정 수요에 쓰도록 하는 교부금이다. 조정교부금 총액의 10%이며, 나머지는 일반조정교부금이다.


경기도 재정공시를 보면 지난해 31개 시군의 1천197개 사업에 4천820억5천800만원의 특조금이 쓰였다.


시군당 평균 156억원가량인데, 가장 많이 배분된 수원시(129개 사업 448억원)와 가장 적은 과천시(12개 사업 57억원)는 8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처럼 지자체별 편차가 큰 만큼 사업 선정과 금액을 둘러싼 시도 집행부와 광역의회,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 간 다툼도 이어지고 있다.


김진경 당시 경기도의회 의장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조정교부금 배분 조례 일부개정 조례'를 직권공포했다. 도지사가 특조금을 상·하반기에 각 1회 이상 배분하고, 하반기 배분은 11월까지 완료하는 내용이다.


경기도는 도지사의 배분 권한과 예산집행권을 침해한다며 곧바로 대법원에 재의결 무효확인 청구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민선 8기 경기도에서 의회가 조례를 직권공포하고 도가 대법원에 제소한 유일한 사례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경기도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으며,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앞서 2020년에는 남양주시와 수원시가 재난기본소득을 지역화폐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했다.


그러자 경기도는 31개 시군 가운데 두 시를 제외한 29개 시군에 특조금 신청서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재난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데 동참한 시·군에 1인당 최대 1만원의 재원을 특조금으로 지원하는 내용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전남청사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제공]


남양주시는 "경기도가 보복성으로 특조금 대상에서 제외해 자치재정권을 침해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2022년 12월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청구를 기각했다.


특조금 신청, 배분, 집행 과정에 광역의원들의 입김도 작용하며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8월 경기도 특조금 배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로 업자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전 경기도의원 3명이 지난 8월 항소심에서도 징역 3~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능형교통체계(ITS) 구축 사업 추진을 위해 "경기도 특조금을 우선순위로 배정받을 수 있도록 요청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업자로부터 1천500만∼2억8천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도의회에서는 과거 의장 선거 후보자가 "특조금을 의원들에게 균등 배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 정도로 특조금을 '의원 사업비'로 여기는 경향도 있다.


부산시는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16개 구군에 내부 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됐다. 특조금으로 동별 시정 홍보비 150만원을 지급할 테니, 부산시 역점 현안 사업을 담은 현수막을 주민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걸라는 내용이었다.




특조금 다툼 벌이는 경기도-경기도의회

[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지자체마다 투명성 높이는 조례 제정…"선정 경위 상세 공개해야"


경북도는 특조금의 배분 기준을 명확히 하고 집행 실적 점검과 정보 공개를 강화하는 등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재난 예방과 대응 실적에 따라 재정 지원에 차등을 두는 정책을 도입해, 특조금을 지역 현안 해결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행정을 유도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경북도는 특조금 사업 내용을 재정공시와 별도로 도 홈페이지에 매년 공개하도록 했다. 시·군은 연말에 자체 점검을 해 다음 해 1월 말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인천시는 기초단체가 분기별로 특조금을 신청할 때 사업 우선순위를 스스로 정하게 했다. 시에서는 신청 사업별로 검토하되 순위는 바꿀 수 없다.


충남도는 지난 7월 특조금 배분 조례를 개정해 지원 사업 선정과 교부금 반환·감액 등을 심의할 위원회 설치 근거를 마련했다.


경기대 행정학과 조임곤 교수는 "특조금이 어떤 측면에서는 쌈짓돈이 맞지만, 더 필요한 측면도 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운용의 묘"라며 "재정공시에 사업명과 액수 외에 특조금 사업이 왜 필요한지, 해당 사업을 왜 선정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투명성을 강화하고 비위를 사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을바꾸는시민연대 황성현 대표는 "일부 정치인들의 생색내기, 치적 쌓기 때문에 기초지자체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사업에 특조금이 내려오니까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특조금 사업 선정을 광역지자체나 해당 지자체가 꾸린 위원회에 맡기지 말고 기초지자체에 구성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등의 의견을 받는 방안도 괜찮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


(이재현 김도윤 전창해 김선호 이정훈 김현태 신민재 허광무 박철홍 최찬흥 기자)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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