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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전체 흑자 사상 최대 불구, 중국 409억 적자로 돌아서
'국민정서·형평성' vs '제도 차이·차별금지'…정부 '정밀 스크리닝' 착수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모습. 2026.7.29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으나, 중국인 가입자 재정이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실에 제출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 전체 건보 재정은 1조12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베트남(1천601억원), 네팔(1천262억원) 등 주요 체류국 대부분에서 흑자를 거뒀으나, 유독 중국 국적자 재정수지는 409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1천억원 안팎의 적자를 낸 뒤 제도 개선을 거쳐 2024년 55억원 흑자로 돌아섰던 흐름이 다시 꺾인 셈이다.
이를 계기로 정치권 일각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외국인 건강보험 상호주의'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부상할지 주목된다.
상호주의는 상대 국가가 우리 국민에게 부여하는 건강보험 혜택 수준에 맞춰 외국인에게도 보험 가입이나 급여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국내 중국인 가입자 다수가 중국 동포(조선족) 등을 포함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경우 피부양자 제도가 아예 없고 외국인 지역가입 요건으로 영주권을 요구한다는 점이 형평성 논란의 주된 근거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외국인 체납액 관리 허점이나 결손처분 증가 문제도 지적된다.
반면 정책 당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호주의의 전면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부작용이 크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우선 의료보장 체계 자체가 나라마다 상이하다. 일반 조세 기반의 국가보건서비스(NHS)를 운영하는 영국이나 민간보험 중심인 미국, 사회보험 방식(NHI)을 취하는 한국·독일 등 각국의 제도적 구조가 완전히 달라 동일한 잣대로 상호성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상호주의를 엄격히 적용할 경우 중국뿐 아니라 미국 등 다른 주요 교역국 국적 가입자까지 건보 자격에서 배제되는 연쇄 혼란을 부를 수 있다.
국제 규범 및 외교적 마찰 우려도 핵심 걸림돌이다. 유엔 세계인권선언 제22조 등 국제 협약은 거주 외국인의 보편적 사회보장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 역시 체류 기간이나 취업 요건 등 보편적 자격 조건을 둘 뿐, 국적을 이유로 의료보장 혜택을 차등 적용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출신 국가의 복지 수준이 낮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국제적 차별 금지 원칙과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국내 외국인 건강보험제도는 이미 내국인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고 있는 측면도 있다.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재산 파악의 한계로 인해 전년도 전체 가입자 평균보험료 이상을 일률 부과받고 있으며, 동일 세대 인정 범위도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로 좁게 제한돼 다인 가구의 보험료 부담이 크다.
이런 양측의 시각차 속에서 정부는 감정적 배제나 단순한 상호주의 도입 대신, 행정적 빈틈을 메우는 '정밀한 사각지대 스크리닝'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
입국 후 최소 체류 요건(6개월)과 병의원 신분증 본인 확인 제도를 안착시킨 데 이어, 외국인 증빙서류 검증 시스템 고도화, 체납 외국인에 대한 출국 전 관리 강화 등 객관적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 건보 재정이 1조원대 흑자를 기록하며 내국인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과 특정 국적의 적자 전환 및 제도적 맹점으로 인한 국민적 불만 사이에서 감정적 반목을 넘어선 정밀한 제도 설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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