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역삼 방화 70대' 4년전에도 특허법인 2곳에 휘발유 2L 뿌려 위협

입력 2026-10-20 21:36:18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이번 범행 대상과 같은 두 곳에 방화 협박…징역 2년6개월 선고받아


특허 출원 의뢰했다 '종이 등록증 발급 불가' 답변에 "사기" 앙심




인화 물질 추정 물건 들고 이동하는 방화 용의자

(서울=연합뉴스) 20일 방화 혐의로 체포된 70대 남성 A씨가 화재 발생 전 인화 물질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건물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 2026.10.20 [연합뉴스 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특허법인이 있는 빌딩 2곳에 연달아 불을 질러 10여명을 다치게 한 70대 남성이 4년 전에도 같은 특허법인에 방화하겠다고 협박해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은 2023년 건조물침입·특수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같은 해 4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2월, 자신이 개발한 '균형잡기 운동기구'에 대한 국내외 디자인 등록과 특허 출원을 의뢰했던 특허법인 사무소 2곳에 휘발유를 뿌리는 등 겁을 주기로 마음먹고 서울 강서구 자신의 주거지 부근 주유소에서 2L(리터)짜리 휘발유를 구입해 500㎖짜리 페트병 4개에 옮겨 담아 보관했다. 가스라이터 1개도 준비했다.


앞서 그는 특허법인에 종이 형태의 등록증을 받아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들 업체가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는 종이 등록증을 발급하지 않아 불가능하다고 답변하자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했다.


범행을 결심한 그는 2022년 12월 29일 오전 11시 20분께 미리 준비한 휘발유와 가스라이터를 소지한 채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특허법인 사무실의 회의실 안까지 들어갔다.


그런 다음 자신과 상담해준 직원에게 "당신이 설명해보라"며 직원의 얼굴과 상체 등에 휘발유를 뿌린 다음 가스라이터를 손에 들고 불을 켜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피해자가 놀라 도망가자 가위로 찌를 듯이 휘두르며 뒤쫓아가는 등 위협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20분 뒤인 11시 40분에는 가까운 곳에 있는 다른 특허법인에 찾아가 같은 방법으로 직원들을 위협했다.


그는 다른 특허법인에서도 "사기치지 마라,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며 피해자의 몸과 책상, 바닥 등에 휘발유를 뿌리고 가위로 협박했다.




검거된 역삼동 방화 용의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건물 두 곳에서 연달아 방화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가 서울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6.10.20 superdoo82@yna.co.kr


2023년 이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피고인의 이러한 행동은 추가적인 피해를 야기할 수 있었던 매우 위험한 범행"이라면서도 "피고인이 현재 범행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시는 같은 행동을 하거나 피해자들을 찾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양형(징역 2년 6개월)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재판부는 A씨의 특수협박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건조물 침입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A씨가 사무실에 들어갈 당시 빌딩 관리자의 허락을 맡고 들어간 점을 고려해 빌딩에 들어간 행위 자체를 건조물 침입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특수협박 범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사무실에 들어갔고 관리자가 이를 알았다면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 해도, 건조물의 평온 상태가 침해된 것은 피고인의 출입 당시가 아닌, 특수협박행위가 있었던 시점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A씨가 4년 전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한 특허법인 2곳은 이번에 실제로 방화를 저질러 총 10여명의 부상자를 낸 범행 대상인 특허법인 2곳과 동일한 곳이다.


범행 수법 역시 유사하지만, 시간은 더 단축됐다. 이번에 그는 불과 7분 사이에 200m가량 떨어진 특허법인 사무실 2곳에 연이어 불을 지르고 나왔다.


그는 이번에도 4년 전과 같은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이날 체포된 뒤 오후 6시 15분께 수서경찰서로 들어서는 길에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에 "특허 법무법인에서 사기 쳐서"라고 소리치며 답했다.


그는 또 "2000년도에 내가 특허를 냈는데, (특허법인에서) 사기를 쳤다"며 문자 메시지 내용을 출력한 종이를 보여주며 찍으라고 촬영을 권하기도 했다. 종이에는 '이 서류 보내드렸을 텐데, 이게 등록증으로 보시면 됩니다'라는 문자 내용이 담겨있었다.


경찰은 A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hyun0@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10-20 23: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