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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은빛 억새·밤엔 빛의 물결…하늘공원 서울억새축제

입력 2026-10-19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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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까지 5만8천평 억새밭에 오감정원·버스킹·라이팅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서울억새축제' 현장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에 오르면 도심 풍경이 잠시 뒤로 물러난다.


사람 키보다 높이 자란 억새 사이로 난 길이 구불구불 이어지고, 바람이 스칠 때마다 수많은 억새꽃이 한 방향으로 몸을 기울이며 은빛 물결을 만든다.


햇빛을 등진 억새는 흰빛으로 반짝이고,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그 너머로 서울 도심의 빌딩과 한강 풍경이 함께 들어온다.


약 5만8천평 규모의 하늘공원에서는 지난 17일부터 '제25회 서울억새축제'가 열리고 있다.


오는 23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축제의 주제는 '억새, 자연이 건네는 위로'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서울억새축제' 현장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억새가 절정을 이루는 가을 풍경을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안을 걷고 머물며 자연을 느끼도록 축제장을 꾸몄다.


억새밭을 따라 걷다 보면 올해 새롭게 마련된 '오감정원'이 차례로 나타난다.


'소원의 정원'에서는 방문객들이 자신의 바람을 글로 남기고, '휴식의 정원'에서는 억새를 바라보며 책을 읽거나 잠시 쉬어갈 수 있다.


붉게 물든 댑싸리와 억새가 어우러진 '위로의 정원'을 지나면 밤에 조명이 켜지는 억새말 조형물의 '희망의 정원'으로 이어진다.


소원을 남기고, 잠시 머물러 쉬고, 자연에서 위로받은 뒤 다시 희망을 품는다는 흐름을 산책 동선에 녹였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서울억새축제' 현장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후가 되면 억새밭 사이로 음악이 더해진다.


중앙 무대에서는 발라드와 재즈, K팝, 밴드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고, 곳곳에 마련된 억새 조형물과 '해치와 소울프렌즈' 아트벌룬 앞에서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가을 풍경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해가 지면 하늘공원의 분위기는 다시 한번 바뀐다.


낮 동안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일렁이던 억새밭에 조명이 켜지고 음악이 흐르면서 공원 전체가 야간 무대로 변한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서울억새축제' 현장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축제 기간 매일 오후 7시부터 30분 간격으로 진행되는 라이팅쇼는 억새와 기존 조형물에 빛과 음악을 입혀 낮과는 다른 가을밤 풍경을 만들어낸다.


가을을 눈으로만 즐기는 축제도 아니다.


하늘공원에서 나온 억새와 산조풀, 가을꽃으로 꽃다발을 만들고, 쓰고 난 유리병에는 다육식물을 심어 작은 정원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흙과 점토에 씨앗을 넣은 씨앗공 만들기와 억새에 기생해 자라는 식물 '야고'를 찾아보는 생태체험, 축제장에서 찍은 사진을 바로 인화해주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올해 축제에서는 하늘공원의 탄생 배경을 떠올리게 하는 자원순환 행사도 만날 수 있다.


'리본(Re-born) 마켓'에는 버려진 비닐과 폐의류, 자투리 원단, 커피 찌꺼기, 폐목재 등을 새 제품으로 되살린 물건과 친환경 농산물·가드닝 용품이 나온다. 집에서 쓰지 않는 머그컵을 화분으로 바꾸는 새활용 체험도 진행된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서울억새축제' 현장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금 억새가 가득한 이곳은 원래 서울의 쓰레기가 쌓이던 난지도 매립지였다.


1993년 매립이 끝난 뒤 오랜 생태복원 과정을 거쳐 2002년 월드컵공원으로 다시 태어났고, 같은 해 시작한 서울억새축제도 올해 25회를 맞았다.


한때 '쓰레기산'이던 땅을 뒤덮은 억새는 이제 해마다 가을이면 시민을 불러 모으는 서울의 계절 풍경이 됐다.


낮에는 바람을 따라 은빛 파도가 일고, 저녁에는 그 위로 빛과 음악이 내려앉는다.


서울억새축제는 23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열린다. 체험과 공연별 운영시간과 예약 방식이 다른 만큼 방문 전 '정원도시 서울' 누리집에서 세부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박미성 서울시 서부공원여가센터 소장은 19일 "올해 축제는 억새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자연을 다양한 감각으로 느끼고 쉬어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여유를 되찾고 자연이 건네는 위로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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