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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근거인 정부 고시 두고 "법 위임범위 벗어나"vs"청소년 보호 필요"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기자 = 포커게임 등을 할 수 있는 홀덤펍에 청소년 출입과 고용을 금지한 성평등가족부 고시의 위법성을 두고 서울중앙지법에서 엇갈린 판결이 나왔다.
한 재판부는 해당 고시를 무효로 보고 학교 인근에서 영업한 홀덤펍 업주를 처벌할 수 없다고 본 반면, 다른 재판부는 고시가 적법하다며 업주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이종우 판사는 지난 1일 A 프랜차이즈 홀덤펍을 운영하는 박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는 2024년 4월부터 서울 강남구 한 대학교 캠퍼스에서 155m 떨어진 곳에서 홀덤펍을 운영하다 교육환경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홀덤펍은 술을 마시며 카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 주점 형태의 업소다. 성평등가족부는 2024년 5월 고시를 통해 홀덤펍을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홀덤펍은 교육환경보호법상 학교 주변 영업이 제한되는 업소에도 해당하게 돼, 학교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200m 이내에서 영업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고시가 상위법인 청소년보호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했다.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유해매체물·유해약물 등을 취급하는 영업 등 청소년에게 유해한 업종을 성평등가족부 고시로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재판부는 홀덤펍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성평등가족부가 고시를 통해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로 지정한 것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고시를 위반했다고 해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서울법원청사의 모습. 2026.1.15 ksm7976@yna.co.kr
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조영민 판사는 지난달 8일 A 프랜차이즈 홀덤펍을 운영하는 다른 점주 권모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권씨 역시 2025년 3월부터 서울 강남구 한 초등학교와 직선거리로 173m 떨어진 곳에서 영업하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법원에서 지역과 프랜차이즈, 혐의까지 일치하는 두 업주에게 약 한 달 간격으로 엇갈린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벌금형을 선고한 재판부는 청소년보호법이 규제 대상을 유해매체물·유해약물 등을 취급하는 '영업 중'이 아닌 '영업 등'으로 표현한 점에 주목했다.
특정 업종만 규제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청소년에게 유해한 다른 업종도 규제할 수 있도록 범위를 열어뒀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의 범위는 영업 실태와 사회·문화적 현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홀덤펍처럼 도박과 사행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업소가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에 해롭다는 점은 충분히 알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권씨가 고시 시행 이후 영업을 시작한 점 등도 고려했다.
두 사건은 각각 검찰과 피고인이 항소해 모두 항소심 판단을 받게 됐다. 두 사건을 대리한 법무법인 신진 김현중 변호사는 "항소심에서도 고시가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는 점을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한 재판부는 법조문의 해석에 중점을 둔 반면 다른 재판부는 홀덤펍의 영업 실태와 청소년 보호 필요성 등을 폭넓게 고려해 판단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며 "대법원에서 최종 판단이 내려지면 법률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유사 사건에서 고시의 적법성이 인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행행위로부터 청소년 보호 필요성이 큰 만큼 상급심 판단을 지켜보며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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