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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현종 때 상복 두고 당파싸움, 자기편도 공격
與 강경파, 연일 이대통령 비판…"민생 먼저 챙겨야"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한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 본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선임기자 = 1659년 효종이 승하하자 계모인 자의대비가 상복을 1년 입어야 하는지, 3년 입어야 하는지를 놓고 서인과 남인이 예법 논쟁(예송)을 벌였다. 효종은 인조의 맏아들인 소현세자가 죽은 뒤 왕위에 오른 둘째 아들이었다.
우암 송시열이 이끈 서인은 왕과 사대부의 예법은 같다는 '천하동례(天下同禮)'의 논리로 차남이니 1년이면 된다고 했다. 반면 남인은 왕의 예법은 사대부와 다르다는 '왕자례부동사서(王者禮不同士庶)'의 논리로 장남에 준해 3년을 입어야 한다고 맞섰다. 예송은 서인의 승리로 끝나며 남인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15년 뒤 효종의 왕비인 인선왕후가 죽자 자의대비의 상복이 다시 문제가 됐다. 서인은 국모이지만 둘째 며느리라며 9개월을 입어야 한다고 했고, 남인은 왕의 부인이니 1년을 주장했다. 서인은 예법의 일관성을 지키자는 논리를 내세우다 효종의 정통성과 왕실의 위상을 낮춘다는 공격에 몰렸다. 15년간 세력을 키운 현종이 남인의 손을 들어주면서 서인은 실각하고 송시열은 유배를 갔다.

이후 조정에는 자기 당파는 군자, 상대는 소인으로 몰아붙이는 선악과 흑백논리가 팽배해졌다. 경전의 글귀 하나로 정통과 이단을 가르고, 상대를 조정에서 몰아내려 했다. 현종의 아들 숙종 대에 이르러선 피비린내 나는 환국(換局) 정치로 대립이 격화됐다.
집권당 내부도 갈라졌다. 서인은 남인 처벌을 둘러싼 강온 대립 속에 세대와 학문적 차이가 겹치며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졌다. 상대 당파를 죽이려는 싸움이 자기편까지 겨누는 분열과 보복의 악순환으로 번졌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현 집권세력의 분열상은 현종 대의 예송논쟁을 연상시킨다. 스스로 개혁의 정통을 자처하며 작은 이견조차 배신으로 규정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에게 속았다"며 격앙된 모습에서는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 파동 당시 내부 타협론을 향해 "귀를 깨물겠다"며 흥분하던 객기가 겹쳐 보인다.
노선 갈등이 자기편을 적으로 돌리는 싸움으로 번지면 정권의 기반도 흔들리기 마련이다. 노무현 정권 때도 강경파의 득세와 당권 투쟁이 선거 참패로 이어졌다. 지금 여권 내 파열음을 보면 그 익숙한 경로가 어른거린다. 자기 진영의 박수에 취해 타협을 배신으로 몰아세우면 국민과의 거리는 더 멀어진다.

[자료사진]
예송은 당파들에겐 사활을 건 명분 싸움이었지만, 기근과 역병에 시달리던 백성에게는 당장의 끼니가 절실했다. 지금 여권도 국민의 밥상보다 개혁의 족보와 간판을 따지는 일이 먼저인 듯하다.
"이대로 가면 서울은 궤멸, 총선은 대참패"라는 말까지 나오는 판이다. 노무현 정권까지 거슬러 갈 것도 없이 문재인 정권이 쓴 패배의 기억만 떠올려도 지금 무엇이 중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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