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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유려한 한글 붓글씨…세종대왕 동상 앞 한글날 축제

입력 2026-10-09 13: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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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100주년 광화문광장 북적…한국어강사 처우 개선 주장도




이집트인의 한글사랑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한글날인 9일 광화문광장에서 한국예술문화원 주최로 열린 ‘한글창제 579주년 기념 휘호대회’에 참가한 이집트 소피아 씨가 직접 붓으로 쓴 한글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10.9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한글날 100주년인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전 세계에서 모인 외국인 등 400여명의 묵객이 갈고닦은 솜씨를 뽐내는 경연장이 펼쳐졌다.


한국예술문화원이 개최한 제17회 휘호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날 오전 10시 17분께 시작을 알리는 징이 울리기도 전부터 서예 삼매경이었다.


안철엽씨가 여러 차례 자세를 고치면서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쓴 붓글씨는 '봄 내음 그윽한 향기'였다.


하지만 안씨는 마음에 들지 않는지 그러던 작품을 포기하고 이내 새로운 화선지를 펼쳤다.


일본에서 온 모리타 아야코씨는 외국인이라는 점이 무색하게 일필휘지로 한글을 써 내려갔다.


획마다 굵기와 농도를 섬세하게 조절하면서도 망설임 없이 써 내려간 글씨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피어난 한글 세계에 빛나다'였다.


대회장 주변을 걷다가 모리타씨를 비롯한 외국인들의 유려한 붓글씨 솜씨를 본 시민들은 "나보다 잘 써"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한자로 적힌 광화문 현판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한글날인 9일 광화문광장에서 한국예술문화원 주최로 열린 ‘한글창제 579주년 기념 휘호대회’ 참가자들 뒤로 한자로 쓰인 광화문 현판이 눈에 띈다. 2025.10.9 hama@yna.co.kr


프랑스에서 온 라이어넬(40)씨가 제출한 화선지에는 '사랑하는 우리 가족'이라고 쓰였다.


그는 "경복궁에 왔다가 손 글씨를 적는 행사가 있는 것을 알게 돼 참여했다.


40번째 생일 선물로 한국 여행을 골랐는데 뜻깊은 경험"이라며 "한글은 모양이 아름다운 언어다. 하지만 좀 어렵다"고 웃었다.


그리스에서 온 안드레아스(20)씨도 "가족들과 경복궁을 찾았다가 (주최 측) 권유로 해봤다. 그리스어와는 정말 많이 다르지만 한글도 매력 있는 언어"라고 말했다.


러시아 출신으로 '세계를 내 품 안에'라고 쓴 아자리키나 카리나씨는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딱딱'이라고 했다. 해당 단어의 발음이 귀엽게 들린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같이 각양각색의 뜻을 표현한 외국인 참가자 가운데 유독 서예에 공을 들인 건 독일 출신의 토르벤 글레저씨였다.


글레저씨는 또박또박한 글씨로 '한글, 한글을 배우는 기쁨은 한국을 이해하는 기쁨, 세계와 만나는 행복입니다'라고 쓰다가 다리가 저려 앉았다 섰다 반복했다.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어서더니 "조금 힘들어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이내 잠시 숨을 돌리고 서예에 집중했다.




'사랑하는 우리 가족'이라고 쓴 라이어넬씨

[촬영 이의진]


한국예술문화원은 서예 전문가들로 이뤄진 위원회를 통해 이들의 작품을 심사한다.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특선 등 수상작은 내달 17일부터 12월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한글 갤러리에 전시된다.


휘호대회만큼이나 시민 발길이 이어진 곳은 바로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 동상이었다.


동상 앞에는 각종 단체가 보낸 한글날 기념 화환이 줄지어 놓였다.


인근에는 틀리기 쉬운 우리말 어휘를 설명한 안내판도 설치됐다.


이를 읽은 김모(7)군은 "왠일이 아니라 웬일이 맞다"고 부모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세종대왕 동상 일대에서는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의 '한국어교육노동자 정규직 가이드라인' 제정 촉구 기자회견도 열렸다.


노조 측은 "한글의 아름다운 가치 뒤에 가려진 한국어 강사들의 참담한 현실을 고발한다"며 "빛나는 국격의 그늘 아래 강사들이 견뎌온 건 초단기 쪼개기 계약 등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이었다"고 말했다.


국공립 대학들이 쪼개기 계약 남용을 엄격히 금지하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 고용을 강요하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세종대왕 앞에서 처우개선 촉구하는 한국어강사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한국어강사분과 조합원들이 9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한국어강사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한국어 강사를 공공부문 정규직화 대상에 포함시키고, 쪼개기·초단시간 계약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한국어교육노동자 정규직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노정교섭에 즉각 응할 것을 요구했다. 2026.10.9 superdoo82@yna.co.kr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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