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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원의 헬스노트] 중환자실 치료받은 아이들, '마음건강' 세심히 살펴야

입력 2026-10-07 0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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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은 우울·불안·PTSD, 어린아이는 발달 문제 두드러져


"퇴원 후 연령별로 맞춤형 접근 필요"




소아중환자실

[자료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나 사고로 중환자실까지 갔던 아이가 건강을 회복해 퇴원하면 가족들은 비로소 큰 고비를 넘겼다고 안도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중환자실 퇴원이 반드시 치료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심각한 질병과 통증, 낯선 환경, 각종 의료처치 등을 겪은 경험이 이후 마음과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후유증의 양상은 아이의 나이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제학술지 'BMC 정신의학'(BMC Psychiatry) 최신호에 따르면 한양대 의대 응급의학교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5∼2019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생존한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1만9천766명을 최장 8.6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아이들을 6세 미만, 6세 이상∼13세 미만, 13세 이상∼18세 미만 그룹으로 나눠 중환자실 치료 이후 처음 진단된 정신·신경발달질환을 비교했다.


이 결과 청소년은 6세 미만 어린이에 견줘 우울장애 진단 위험이 13.8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불안장애는 5.5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는 6.4배 높았다.


반대로 어린아이에게서는 언어 발달장애와 자폐스펙트럼장애 같은 신경발달 문제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아이들의 발달 단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6세 미만의 경우 언어와 인지, 사회성이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인데,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장기간 입원하는 과정에서 일상생활과 수면 등의 생활리듬이 흐트러지면서 발달 과정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환자실 퇴원 후 의료진의 추적관찰이 늘면서 이전에 드러나지 않았던 발달 문제가 새롭게 발견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반면 청소년기는 양상이 달랐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생명의 위협을 어린아이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중환자실에서 겪은 통증과 공포, 각종 의료 처치에 대한 기억도 상대적으로 오래 남을 수 있어서다.


여기에 학교생활 중단과 또래 관계의 단절, 질병에 따른 신체기능 변화 등이 겹치면서 중증질환에서 살아남은 뒤에도 우울과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소아 중환자실 치료 후 나타나는 이런 복합적인 후유증은 최근 의학계에서 '소아 중환자실 치료 후 증후군'이라는 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환자실에서 생명을 구한 뒤에도 환자와 가족에게는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인지·정서·사회적 문제가 새롭게 나타나거나 기존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살아난 아이들에 대해서는 발달 단계에 따라 중점적으로 살펴야 할 문제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연구팀은 "소아 중환자실 생존자의 퇴원 후에는 연령별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어린아이는 신경발달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청소년은 기분장애와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등을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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