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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자체가 바뀌어…수종 변경, 산림 관리 방향 바꿔야"

(전남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명도동 야산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려 말라 죽어가고 있다. 2026.10.2 iso64@yna.co.kr
(전남광주=연합뉴스) 민현기 기자 = "재선충 한 마리가 10일 만에 20만 마리로 증식하니까 한번 번지기 시작하면 걷잡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 2일 오후 기자가 찾은 전남광주 광산구 명도동의 한 야산은 짙은 초록빛이어야 할 숲이 곳곳에 불길이 번지고 꺼진 자국이 남은 듯한 모습이었다.
솔잎 끝부터 누렇게 말라가는 나무 옆으로 수관 전체가 붉게 변한 소나무가 잇따라 눈에 띄었고, 이미 고사한 나무는 갈색 잎만 매단 채 앙상하게 서 있었다.
감염 초기부터 고사에 이른 나무까지 뒤섞여 재선충병이 숲 안쪽으로 번져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 번 재선충이 침입한 소나무는 손쓸 틈도 없이 말라간다.
솔수염하늘소를 타고 옮겨온 재선충이 나무 안으로 파고들어 수분과 영양분이 오가는 길을 막는데, 감염 뒤에는 치료할 방법도 마땅치 않아 고사율이 사실상 100%에 이른다.
전남광주 지역에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이어지면서 지자체와 산림 당국은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감염된 나무는 잘게 부수거나 약제로 덮어 처리하고, 주변 소나무에는 예방주사를 놓아 재선충이 더 번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솔수염하늘소가 밖으로 나와 활동하는 시기에는 드론과 헬기로 약제를 뿌리거나 유인 트랩을 설치해 매개충 자체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산세가 험해 파쇄 장비가 들어가지 못하고, 잘라낸 가지 하나만 남아도 그 안에서 겨울을 난 하늘소가 다시 재선충을 퍼뜨리고 있다.
항공 방제를 활용하려고 했으나, 꿀벌 등 다른 곤충 피해가 발생하면서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산림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기온 상승과 강수량 감소까지 이어져 소나무의 생육 여건은 나빠졌지만, 솔수염하늘소에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전남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북산동 야산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려 말라 죽어가고 있다. 2026.10.2 iso64@yna.co.kr
전남광주 재선충병 피해는 최근 3년 사이 8배 넘게 불어났다.
피해 규모는 2024년 6만2천여그루에서 지난해 15만여그루,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51만9천여그루로 불어났다.
3년 사이 피해 규모가 8.3배로 커졌고 발생 지역도 15개 시군구에서 22개로 확대됐다.
청정지역이었던 신안·구례·해남·영암 등에서도 재선충이 재발하는 등 피해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원인으로, 피해 지역의 수종을 전환하는 등 산림 관리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5일 "재선충 방제는 투입된 예산 대비 성과를 봤을 때 완전히 실패했다"며 "기후변화로 더 이상 소나무가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활엽수 등으로 수종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mhk022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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