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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광역 정부·반도체로 성장 동력 마련…양 지역 화학적 결합 시험대
"전남광주, 하나라는 공감대 필요…정치·행정이 조정 공론화 나서야"
[※ 편집자 주 = 전남과 광주가 통합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출범한 지 오는 8일로 100일을 맞습니다. 그동안 통합 광역정부의 틀을 갖추고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로 성장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통합까지는 여전히 많은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통합 100일을 돌아보고 성과와 과제를 살펴보는 기획 기사 3건을 송고합니다.]

[촬영 조남수]
(전남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광주와 전남이 40년 만에 다시 하나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출범한 지 100일을 맞았다.
지난 7월 1일 출범한 통합시는 조례 제·개정과 조직개편, 3개 청사 기능 재편 등을 통해 새로운 초광역 지방정부의 외형을 갖추는 작업을 이어왔다.
통합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지만, 반도체 투자 유치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광주(광주시청), 무안(전남도청), 순천(동부청사)을 축으로 한 행정체계의 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역 간 이해관계 충돌과 소지역주의로 인한 갈등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교통·의료·복지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통합은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시민이 통합을 체감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특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물리적 통합'에서 조직·정책·생활을 하나로 만드는 '화학적 통합'으로 넘어가는 일이 100일 이후의 과제로 남았다.
◇ 초광역 지방정부 틀 갖춰…행정효율성 확보는 과제
통합시는 출범과 동시에 옛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각 운영하던 행정체계와 제도를 하나로 묶는 작업에 착수했다.
두 지역의 조례와 규칙을 통합하고 조직체계를 다시 짜는 동시에 광주·무안·동부 등 3개 청사의 기능을 재조정했다.
첫 조직개편 과정에서 청사와 부서 배치를 놓고 광주, 서부권, 동부권 등 지역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진통 끝에 4실·7본부·28국 체제의 조직개편안이 시의회를 통과해 7일부터 새 체제를 가동하게 됐다.
통합시가 출범하고 실질적인 통합 조직이 움직이는 데는 100일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통합 조직이 어렵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3개 청사를 그대로 운영하는 상황에서 행정 효율성과 지역 균형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촬영 조남수·전남광주특별시(순천) 제공]
◇ 갈등표출 현안들에 하나의 지방정부가 대응
통합시의 첫 100일은 지역 갈등이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하나가 된 지방정부에서 이를 조정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험한 시간이었다.
행정의 경계가 없어졌다고 해서 지역 이해관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국립 의과대학 유치, 군공항 이전 등 현안마다 지역으로 뿔뿔이 갈라져 갈등을 표출했다.
첫 조직개편에서는 광주 쏠림과 전남 소외론이 충돌했고, 국립 의대는 동·서부가 맞섰으며, 군공항 이전은 광주와 무안의 이해가 부딪혔다.
의대 문제는 순천대와 목포대가 의대 유치 대학을 합의하지 못했고, 통합시가 나서 개별 평가를 통해 순천대를 후보 대학으로 선정했지만, 탈락 지역인 서남권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통합시는 서남권에 대학병원급 의료 인프라 등을 확충해 의료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보완책을 내놓았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맞물린 군공항 이전 문제도 정부의 참여와 지원을 끌어내고, 통합시가 적극적으로 이전 지역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등 실마리를 찾아 이전 후보지 선정(무안)이라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아직 주민투표 등의 난관이 남아있지만, 전남광주라는 울타리에 들어온 광주와 무안이 함께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통합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 반도체 등으로 산업 분야는 통합 효과 가시화
산업 분야에서는 비교적 빠르게 통합의 성과가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정부와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다.
광주 군공항 일원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투자와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이 본격화했고, 대규모 반도체 시설 운영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인프라 구축도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통합시는 광주가 보유한 AI(인공지능)·반도체 등 산업·연구개발 기반과 전남의 에너지·용수·부지 경쟁력을 하나로 묶어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과거에는 전남과 광주가 대형 국책 사업과 산업 분야에서 각각 경쟁했다면, 이제는 통합시가 하나의 경제권을 전제로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전남광주=연합뉴스) 광주상공회의소와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각계 대표 200여명이 참여하는 호남권반도체 클러스터 범시민추진위원회가 24일 광주상의에서 출범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8.24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minu21@yna.co.kr
◇ 생활 통합은 '진행형'…갈등 최소화 위해 노력해야
행정통합 진척과 산업 분야 성과에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통합'은 아직 미진하다.
행정구역 경계는 희미해졌으나 전남광주 시민이 하나의 생활권과 경제권을 이루는 통합은 이제 출발점에 섰다.
교통·의료·복지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여전히 옛 전남과 광주의 제도가 유지돼 같은 통합시 시민인데도 지역에 따라 적용받는 제도가 다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전남과 광주 각기 운영된 기준을 어디로 맞춰야 할지, 혜택을 어느 정도까지 조정해야 할지, 통합으로 인한 혜택이 줄어들지 않는 방안을 어떻게 찾을지 등이 여전히 과제다.
진정한 통합을 위해서는 하나라는 공감대 형성과 지역 갈등 최소화를 위해 통합시와 정치권이 앞장 서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5일 "여전히 전남광주가 한마음이 아니다. 우리 권역에 오는 것은 우리 것이고 다른 권역으로 가는 것은 내 것이 아니라는 감각이 강한데, 어느 권역으로 가든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도록 논의와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유치 논란에서 봤듯 공적 권한을 가진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조정보다는 갈등을 키운다"며 "우리에게 주어진 통합의 기회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 것인지 정치와 행정이 공론의 장을 열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는 "특정 지역이 소외되거나 불만이 커지면 통합의 의미가 퇴색하고 지역 발전에도 큰 지장이 생긴다"며 "행정 관계자들과 정치인들이 지역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당면 과제는 일괄 타결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현안을 한 테이블 위에 놓고 관계 기관과 관계자들이 함께 해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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