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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사이버교육원 "사회복지사 과정, 시험 한 문제만 맞히면 이수 가능" 안내
국평원 "장원 측에 주의 조치"…전문가 "제도 설계 근본적 재검토 필요"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서효주 인턴기자 = "과제나 토론은 참여 안 해도 되고, 시험도 한 문제만 맞히면 됩니다."
학점은행제 교육기관 '장원사이버평생교육원'이 지난달 1일 사회복지사 과정 수강을 문의한 직장인 최모(41)씨에게 안내한 내용이다.
학습자가 정상적으로 학업에 참여하지 않아도 과목 이수와 자격증 취득에 지장이 없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학점은행제 운영 기준인 교육부 평가인정 학습과정 운영지침에서 금지하는 '거짓 또는 과대의 표시·광고로 학습자를 오인·유발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평생교육원 측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제도를 총괄 관리하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국평원)은 운영지침 위반으로 판단해 해당 기관에 주의 조치를 내리고 추가 적발 시 행정처분 등 제재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업계에서는 부실 수강을 유도하는 교육기관의 영업 방식을 철저히 단속하고 학위·과목 이수 기준 자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과제·토론 안 해도 돼"…상담서 '턱걸이 이수' 편법 홍보
학점은행제는 학교 안팎의 다양한 학습과 자격을 학점으로 인정해 전문대학이나 일반대학과 동등한 학위를 수여하는 평생학습제도다.

[독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은 별도의 국가시험 없이 관련 법정 필수 과목을 이수하면 취득할 수 있어 학점은행제를 이용하는 직장인과 성인 학습자가 많다.
교육부의 '평가인정 학습과정 운영지침'에 따르면 학점은행제 과목을 이수하려면 출석과 시험, 과제 등 평가요소별 점수를 합산해 100점 만점에 60점(D학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출석 점수 반영 비율은 전체의 20% 이내로 제한된다.
지침대로라면 과제와 토론에 불참해 0점을 받을 경우, 출석 점수를 만점(20점) 받더라도 시험 등에서 최소 40점을 더 얻어야 과락을 면할 수 있다.
다만 상대평가를 적용하는 일부 교과목의 경우 수강생 전반의 성적 분포나 보정 방식에 따라 원점수가 낮더라도 이수 기준(60점)을 넘기는 이른바 '턱걸이 이수'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특수한 상황에서 낮은 원점수로 과목을 이수하는 것을 지침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교육기관이 제도의 맹점을 파고들어 "과제나 토론을 건너뛰어도 된다"라거나 "시험에서 한 문제만 맞히면 무조건 이수할 수 있다"며 수강을 부추기는 행위는 금지 대상이다.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학습자 모집 준수 위반(과대 또는 거짓 광고)은 벌점 5점을 부과한다. 누적 벌점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기관의 평가 인정 신청이 제한되거나 취소 처분된다.

[장원사이버평생교육원 홈페이지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최씨는 "국가공인 자격증 과정인데 (온라인) 수업만 틀어두고 시험은 한 문제만 찍어 맞춰도 통과된다는 식의 영업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토로했다.
교육계에서는 최소한의 학사 검증 없이 수강생 유치에만 급급해 국가자격증과 학위의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과목 이수 및 학사 관리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지혜 한국평생교육학회 회장은 "사설 사이버평생교육원들의 편법 이수 마케팅은 성인 학습자들에게 제2의 학습 기회를 제공하려는 학점은행제도 본연의 취지를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해당 기관의 횡행은 건전한 학점은행제 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학점은행제가 처음 도입됐던 시점에 비해 사회적·교육적 환경이 크게 달라진 만큼 국평원의 조직과 권한을 강화하고 제도 설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 국평원 "제도 신뢰도 저해 행위"…평생교육원측 "규정 맞게 안내"
국평원도 해당 평생교육원의 상담 안내 방식이 학습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명백한 운영지침 위반이라고 판단해 공식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어 지난 1일에는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전국 학점은행제 교육기관 전체에 유의 사항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국평원은 공문을 통해 해당 평생교육원의 영업 방식을 인용하며 "성적은 출석, 시험, 학습 태도 등을 종합해 부여해야 함에도, 단순 출석이나 형식적인 시험 응시만으로 이수가 가능하다는 식의 홍보와 상담은 성적 평가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는 학점을 손쉽게 취득할 수 있다는 오해를 야기해 제도 전반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며 조속한 시정을 촉구했다. 국평원은 향후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유사 사례가 적발될 경우, 법령에 따른 '과대·거짓 광고' 위반으로 간주해 상시 행정처분을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국평원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는 학습자와 이를 영업에 이용하는 교육기관이 늘면 학점은행제 전체의 질적 신뢰도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교육부와 함께 전반적인 학사관리 기준 개선안을 마련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장원사이버평생교육원 측은 이번 상담이 학점은행제의 법적 수료 기준에 따른 안내였다는 입장이다. 교육원 측은 "학점은행제의 법적 수료 기준인 출석률 80% 이상과 정기고사 1회 이상 응시라는 기준에 맞춰 정확한 정보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평원의 주의 조치에 대한 공식적인 이의 제기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국평원과 앞으로 이야기를 나눌 내용"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정문. 2014.6.19 jihopark@yna.co.kr
seohyo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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