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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계기 해경 해체됐다가 정권 바뀐 뒤 부활하기도
'간판 바꾸기' 넘어 수사·기소 분리로 근본적 변화 이끌어야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공소청 출범을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청사 앞 도로표지판을 교체하고 있다. 2026.10.1 [공동취재]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검찰청 폐지와 동시에 오늘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독점하며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던, 정적 제거와 탄압을 위한 정치검찰 행세를 하던 잘못된 시대가 막을 내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같은 날 중수청 앞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고 "강간을 강간이라고, 살인을 살인이라고 밝혀내지 못하는 치안 붕괴의 지옥문이 열린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의 대전환을 두고 정부와 야당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문을 연 검찰청은 범죄 수사와 경찰 수사 지휘, 영장 청구, 기소 등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으나 78년 만에 수사권을 아예 내려놓고 기소와 공소 유지만 담당하게 됐다. 하지만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하는 순간까지도 수장이 정해지지 않은데다 조직·인력 개편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들기까지 한다.
이런 난맥상 속에서 검사 출신인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민심을 모아 보수를 재건해 정상화시킬 것"이라며 훗날 제도 복원이나 수사권 재조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10일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열린 '제73주년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해경 신임 교육생들이 해양경찰 헌장 낭독을 하고 있다. 2026.9.10 soonseok02@yna.co.kr
동기가 다르긴 하지만 해체된 정부 기관이 복원된 사례도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발생 한 달 만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희생자 구조 실패와 무능한 사고 대응을 들어 해양경찰청 해체를 전격 발표했다. 해경을 해체하는 대신 재난 대응 통합 관리를 위한 컨트롤타워로 국가안전처를 신설했다.
하지만 안전처가 메르스 사태나 포항·경주 지진 등 재난 대응에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는 안전처를 없애면서 기능 일부를 행정안전부로 넘기고 해경을 부활시켰다. 결과적으로 해경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세월호 참사의 정치적 희생양이었던 셈이 됐다.
새로 출범한 중수청과 공소청이 이른 시간 안에 안착하지 못해 치안 공백이나 형사사법 체계의 퇴보를 초래한다면, 해경이 걸었던 '해체와 부활'의 전철을 다시 밟게 될지도 모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이 빚어질 게 뻔하다.

[촬영 김주형 신현우]
정권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건은 덮고, 경쟁자에게는 수사를 집중시키는 구조가 된다면, 과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과 일탈 행위가 되풀이될 수 있다. 악순환을 막으려면, 권한을 분산하되 수사 역량을 떨어뜨리지 말아야 한다. 수사기관의 새로운 권력화를 견제하고, 정부나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림 없이 작동하는 제도로 정착시켜야 한다.
검찰 개혁이 수사와 기소 분리를 통한 근본적 변화를 이끌지 못한 채 '간판 바꾸기'로 끝나면, 검찰도 해경처럼 정치적 희생양으로 평가받아 부활을 모색할 수 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검찰을 없앤 뒤 무엇이 나아졌나'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불가역적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흔들림 없이 완수하겠다'는 다짐이 누구나 인권을 보호받고 억울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는 더 큰 믿음으로 국민들에 퍼져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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