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정규·비정규직 생활만족격차 76%, 고용보험·임금·건강 영향"

입력 2026-09-30 06:01:01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임시·일용직 안에서도 고용보험 가입 여부 따라 만족도 달라


"정규직 전환만 강제하기보다 비정규직도 사회보험 확대하는 정책 필요"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비정규직 근로자의 낮은 생활 만족도가 고용 형태 자체보다 사회보험 배제와 낮은 경제적 보상이라는 구조적 조건에서 비롯된다는 실증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규직·비정규직 비중만을 규제하기보다 고용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행정적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조광래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위원은 지난 18일 열린 2026년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 연구위원은 1999∼2025년 한국노동패널 자료 중 임금근로자 1만9천445명, 13만4천971개 관측치를 분석했다. 이 중 상용직은 정규직으로, 임시·일용직은 비정규직으로 간주해 분석을 실시했다.


조 연구위원은 분석 대상을 ▲ 고용보험에 가입된 상용직(A집단) ▲ 고용보험에 가입된 임시·일용직(B집단) ▲ 주당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어서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임시·일용직(C집단) ▲ 법적 가입 대상인데도 가입돼 있지 않은 임시·일용직(D집단) 등 4개 집단으로 나눴다.


이어 이들의 생활 만족도를 위계적 회귀분석과 개인·연도 고정효과 모형, 전이행렬 분석 등을 통해 분석했다.


4개 집단의 생활 만족도 평균을 보면 고용안정과 사회보험 보호를 모두 갖춘 A집단이 3.502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같은 임시·일용직이라도 고용보험에 가입한 B집단은 생활만족도가 3.346점이었고, 법적으로 가입 대상인데도 가입돼 있지 않은 D집단은 3.158점, 주당 근로시간이 짧아서 가입하지 않은 C집단은 3.122점 순으로 격차가 나타났다.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 자료집=연합뉴스]


위계적 회귀분석에서도 고용보험 가입 여부와 임금·건강 수준이 생활만족도 격차를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정규직과 비정규직만 비교했을 때 비정규직의 생활 만족도는 정규직보다 0.273점 낮았다.


하지만 여기에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추가로 고려하자 격차가 0.166점으로 39%가량 줄었다.


고용보험과 임금, 건강 상태까지 추가하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만족도 격차는 0.065점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만 비교했을 때의 격차보다 76.1% 감소한 수치다.


조 연구위원은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낮은 생활 만족도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고용보험 미가입, 낮은 임금, 건강 수준이라는 구조적 조건으로 설명된다는 뜻"이라며 "비정규직의 낮은 삶의 질이 계약 형태 자체보다 그에 결합한 제도적·경제적 조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들어간 경험이 상당수 근로자에게 오래 이어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법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하지만 실제로 가입하지 않은 D집단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7천926명을 분석한 결과, 최대 연속 미가입 기간이 평균 3.2년이었다.


또 D집단의 21.4%(1천693명)가 5년 이상 연속으로 미가입 상태에 머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 연구위원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정규직 전환을 강제하는 것보다 비정규직 상태에서의 사회적 보호를 확대하는 정책이 삶의 질 개선에 더 직접적이고 신속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와 사업장 규모·계약 특성상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임시·일용직이 주된 사각지대 집단"이라며 "이들을 포괄하는 제도 설계가 우선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올해 초 고용보험 가입 기준을 기존 근로시간 체계에서 소득(보수) 기반 체계로 개편하는 내용으로 고용보험법을 개정했으며 정부는 현재 하위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hye1@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