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김길원의 헬스노트] 그냥두자니 불안 '1㎝ 이하 갑상선암'…새 치료 선택지 생겼다

입력 2026-09-30 06:13:00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갑상선영상의학회·갑상선학회, 진료지침에 수술·관찰 외 '고주파절제술' 추가


0.5㎝ 초과∼1㎝ 이하 선별 환자 대상…"누구에게나 적용하는 치료는 아냐"




갑상선암

[자료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진행이 느리고 치료 성적이 좋아 흔히 '착한 암'으로 불린다. 그중에서도 크기가 1㎝ 이하이면서 주변 조직 침범이나 림프절·원격 전이가 없는 '저위험 갑상선유두암'은 발견 즉시 수술하지 않고 정기적인 초음파검사로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암이라고 해서 무조건 서둘러 떼어내기보다 수술에 따른 부담과 향후 진행 가능성을 함께 따져보자는 취지다. 하지만 수술까지는 원하지 않으면서도 몸 안에 암을 그대로 둔 채 지켜보는 데 부담을 느끼는 환자도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1㎝ 이하의 작은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방법에 제3의 선택지가 생길 전망이다. 수술하거나 지켜보는 것에 더해 가느다란 전극을 암 부위에 넣어 고주파 열로 종양을 태워 없애는 고주파절제술(RFA)을 정식 치료법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30일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와 대한갑상선학회에 따르면 두 학회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저위험 갑상선유두암의 고주파절제술 임상진료지침' 최종안을 마련해 공식 발표를 앞두고 회원 의견을 수렴 중이다.


갑상선암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갑상선유두암은 현미경으로 봤을 때 암세포가 손가락 모양으로 돌출된 '유두상' 구조를 보이는 데서 이름이 붙었다. 대체로 진행이 느리고 예후가 좋으며, 특히 1㎝ 이하의 저위험 갑상선유두미세암 중 상당수는 장기간 큰 변화가 없는 편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이런 작은 암에 대해서는 무조건 수술하기보다 정기적으로 종양의 크기와 림프절 전이 여부 등을 살피는 '적극적 관찰'(active surveillance)이 주요 치료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지침의 핵심은 1㎝ 이하 저위험 갑상선유두암 환자에게 고주파절제술로 국소 종양 제거 효과를 내는 열치료를 치료 방법의 하나로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회가 마련한 구체적인 대상은 크기가 0.5㎝를 초과하면서 1㎝ 이하인 저위험 갑상선유두암 성인 환자다. 종양의 특성과 환자 요인뿐 아니라 시술자와 의료기관의 전문성까지 종합적으로 따져 대상자를 선별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1㎝ 이하 미세 갑상선암에 대해 '수술할 것인가, 지켜볼 것인가'라는 두 가지 선택이 있었다면, 이제 '고주파로 제거할 것인가'라는 제3의 길이 추가된 셈이다.


고주파절제술은 초음파를 보면서 가느다란 전극을 암 조직에 넣은 뒤 고주파 전류로 열을 발생시켜 종양을 괴사시키는 치료법이다. 갑상선을 절제하는 수술과 달리 암이 있는 부위를 국소적으로 치료하는 게 특징이다.


이런 치료가 새로운 선택지로 제시된 데에는 그동안 축적된 임상 근거가 뒷받침됐다.


국제학술지 '대한영상의학회지'(Korean Journal of Radiology) 최근호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연구에서는 저위험 갑상선유두암 관련 35개 연구(9천787개 종양)를 종합 분석한 결과, 고주파 절제 후 영상검사에서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비율이 87.2%에 달했으며, 전체 질병 진행률은 1.3%로 집계됐다.


다만 1㎝ 이하 갑상선암이라고 누구나 고주파절제술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침은 공격성이 높은 세포병리학적 아형이거나 암이 갑상선 밖으로 뚜렷하게 침범한 경우, 경부 림프절 또는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에는 고주파절제술을 권고하지 않았다.


시술자의 경험과 의료기관의 전문성도 중요한 조건이다. 갑상선 주변에는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과 기관, 식도 등 중요한 구조물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침은 갑상선 영상검사와 갑상선암 진료, 조직검사 및 고주파절제술에 충분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의사가 시술하고, 적절한 영상 유도 장비와 응급대응 체계를 갖춘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시술 전에는 숙련된 전문가의 정밀 초음파검사를 거치도록 했으며, 치료계획 수립과 림프절 전이 평가를 위해 초음파와 함께 컴퓨터단층촬영(CT)도 권고했다. 성대 기능과 출혈·혈전색전증 위험도 사전 평가 항목이다.


고주파로 암을 제거했다고 치료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지침은 시술 후 갑상선·경부 초음파를 1∼3개월, 6개월, 12개월에 시행하고 이후 최소 5년간 매년 검사하도록 했다. 치료 부위에 암이 남거나 다시 자라는지뿐 아니라 새로운 갑상선유두암이나 림프절·원격 전이가 발생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단국대병원 이비인후과 우승훈 교수(대한신경모니터링학회 이사장)는 "갑상선유두암은 같은 1㎝ 이하라도 암의 위치와 성격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환자 입장에서는 '작으니 지켜보자'거나 '암이니 없애자'는 식으로 단순하게 판단하기보다 수술·적극적 관찰·고주파절제술 각각의 장단점과 장기 추적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받은 뒤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bio@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