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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개 단체 성명 발표…"고유한 전문성 희석·연구 역량 저하 우려"
"연구·교육기관에 '효율화' 잣대 적용 말아야"…후속 절차 중단 요구

[동북아역사재단·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고전번역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교육부 산하의 동북아역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을 통합하는 정부 방안에 대해 학계가 반발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한국고대사학회, 역사학회, 한국고전번역학회, 한국서지학회 등 85개 학회와 연구소는 28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문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북아역사재단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을 통합하려는 정부 계획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세 기관은 설립 목적과 연구 대상, 수행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기능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독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역사와 영토 관련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며,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 문화 연구 및 한국학 진흥에 주력한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의 경우, 한문 고전 문헌 자료를 정리해 번역하고 있다.

정부 발표 자료 캡처 [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은 "세 기관을 하나로 묶는다면 시너지를 창출하기는커녕 각 기관이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 온 고유한 전문성과 정체성이 희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기관을 통합한다고 해서 서로 다른 학문적·정책적 기능이 강화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연구·교육 역량이 저하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학계는 연구·교육기관에 '효율성' 잣대를 적용하는 데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비용 절감과 행정 효율화를 목표로 설계된 (정부의) 이번 개혁 잣대를 연구·교육기관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교육기관의 개편은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가 아니라 연구·교육 역량, 국제 교류 위상을 얼마나 강화할 수 있는가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성명서 자료 캡처 [한국고대사학회·역사학회 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세 기관의) 통합과 조직 개편 과정에서 상당한 행정적 비용과 시간이 소모될 것"이라며 충분한 협의를 거쳐 포괄적인 시야에서 사안을 검토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는 통합을 전제로 한 어떠한 후속 행정 절차를 중단하라"며 "향후 연구·교육기관의 특성에 맞는 별도의 논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한국학의 발전과 K-문화의 세계화를 도모하고자 한다면 각 기관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성명에는 미국 스토니브룩대·펜실베이니아대, 캐나다 토론토대 등 해외의 주요 한국학 연구센터도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이달 3일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통해 교육부 소관의 동북아역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정부안이 시행되면 세 기관은 가칭 '한국학역사고전연구원'으로 합치며 역사·영토 현안 조사 및 연구, 한국학 진흥, 고전 번역 등을 수행하게 된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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