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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원의 헬스노트] 명절 과음이 부르는 '부정맥'…"술자리 후가 더 위험"

입력 2026-09-24 0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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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구팀, 193명 심전도 추적…음주 후 '회복기'에 심방세동 증가


고혈압·당뇨병 땐 과음 자제해야 '휴일 심장증후군' 예방




심장질환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추석 연휴에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친척들과 술잔을 주고받는 일이 잦다. 평소 심장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명절에 하루쯤 과음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술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사람의 심장 박동이 흐트러질 수 있다.


특히 술을 마실 때보다 술자리가 끝나고 쉬거나 잠을 자는 동안에 위험한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제학술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된 독일 뮌헨대병원 연구팀의 논문(2024년)에 따르면 심장 건강에 이상이 없는 젊은 성인 193명(평균 29.9세)을 48시간 동안 심전도로 추적한 결과, 음주량이 늘어날수록 심박수가 빨라지고 심방빈맥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휴대용 심전도 장치를 부착하고 음주 전부터 음주 시간대(1∼5시간), 음주 후 회복기(6∼19시간), 다음 날까지 심장 박동을 연속 측정했다.


그 결과 평균 심박수는 음주 초기 분당 89.5회에서 4시간째 97.0회로 높아졌다. 술을 많이 마실수록 심방에서 빠른 전기신호가 발생하는 심방빈맥도 증가했다.


심실에서 정상 박동보다 일찍 수축하는 심실 조기수축은 음주 시간대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관찰됐다.


주목할 점은 술자리가 끝난 뒤였다.


전체 193명 중 10명(5.2%)에게서 임상적으로 주목할 만한 부정맥이 관찰됐으며, 심방세동과 심실빈맥 등을 포함한 주요 부정맥은 주로 음주가 끝난 뒤 6∼19시간의 회복기에 발생했다.


평소 건강했던 26세 남성은 마지막 술을 마신 지 약 13시간 뒤 처음으로 심방세동이 발생해 79분간 지속됐다가 저절로 정상 리듬으로 돌아왔다.


또 53세 여성과 27세 남성에게서는 비지속성 심실빈맥이 음주 회복기에 나타났으며, 건강한 29세 여성은 15.4초 동안 심장의 전기신호 전달이 일시적으로 끊기는 방실차단이 관찰됐다.


이는 술을 다 마셨다고 해서 심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술이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흔드는 점을 지목했다. 음주와 회복 과정에서 교감신경 및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크게 달라지면서 심장의 전기적 안정성이 떨어져 부정맥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음 후 평소 뚜렷한 심장질환이 없던 사람에게 갑자기 심방세동 등의 부정맥 증상이 생기는 현상이 주말과 명절 연휴 기간에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휴일 심장 증후군'(Holiday Heart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이 용어는 1978년 미국 뉴저지 의대 연구팀이 휴일을 전후해 과음한 뒤 부정맥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분석해 미국심장학회지(American Heart Journal)에 보고하면서 처음 제시됐다. 당시 연구에서도 뚜렷한 심장질환이 없던 사람이 휴일에 폭음한 이후 심방세동을 비롯한 부정맥이 발생하는 특징이 관찰됐다.


마찬가지로 뮌헨대 연구팀이 앞서 독일 옥토버페스트 참가자 3천28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급성 음주량이 많을수록 부정맥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따라서 평소 심방세동이나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고혈압·당뇨병·비만·고지혈증 등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이라면 명절의 폭음을 더욱 경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명절에는 음주뿐 아니라 장거리 이동과 음식 준비에 따른 피로, 과식, 수면 부족 등이 겹치기 쉬운 만큼 연휴에도 평소 생활 리듬을 지나치게 깨뜨리지 않고 한꺼번에 많은 술을 마시는 것을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약 술자리 다음 날까지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맥박이 불규칙하고 흉통, 호흡곤란, 어지럼증이나 실신 등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숙취로 넘기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심전도 검사 등을 받아보는 게 좋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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