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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끼 먹고 태평양 섬 비행장 건설서 중노동"

입력 2026-09-22 16: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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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육성 녹음 공개




1942년 강제동원된 고(故) 이재용씨의 육성이 담긴 녹음테이프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연합뉴스) 민현기 기자 = 일제강점기 남태평양 밀리환초에 강제동원됐던 광주 출신 피해자가 40년전 남긴 육성 녹음테이프가 유족을 통해 공개됐다.


테이프에는 일제강점기 남태평양에 끌려갔던 당시 상황이 당사자의 입을 통해 고스란히 담겼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유족으로부터 기부받은 고(故) 이재용씨의 육성 녹음테이프와 녹취록을 22일 공개했다.


1984년 녹음된 테이프는 모두 6개 분량으로, 당시 75세였던 이씨의 성장 과정과 집안 내력을 남기기 위해 그의 딸이 집에서 녹음했다.


이 중 '아버지 하와이 이야기', '아버지 하와이 젊은 시절'이라는 제목의 테이프에는 남태평양 강제동원 당시 증언이 담겼다.


테이프에서 이씨는 1942년 3월께 일본 해군 군속으로 동원돼 부산항에서 수송선을 타고 남태평양 마셜제도 밀리환초로 이동했던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녹음에서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에서 각각 1천600명씩 모두 4천800명이 부산에 모였다고 말했다.


밀리환초의 강제노동과 식량난에 대한 기억도 테이프에 남아 있다.


이씨는 "9시가 되면 일을 하러 나가. 밥을 주는디, 하루에 한 끼니씩밖에 안 준다"며 비행장 건설 작업에 동원돼 기약 없이 일을 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미군 공습을 피해 방공호로 몸을 피했던 기억도 녹음에 담겼다.


이씨는 숙소에서 잠을 청하던 중 공습이 시작되면 사람들이 방공호로 몰려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1944년 미군이 일본군의 해상 보급로를 차단하면서 밀리환초의 조선인들도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으며, 이씨는 1945년 4월 미군 포로가 되면서 섬을 빠져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의 딸 이주연(70)씨는 "지난날 우리 민족이 일본 때문에 고통받았던 역사적 사실이 한 사람한테라도 더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자료를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밀리환초는 남태평양 마셜제도에 있는 산호섬 군락으로, 당시 조선인들이 대거 강제 동원돼 3년여 동안 최소 218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mhk022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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