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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신고 부실대응 덮으려 부당지시"…고위 윗선 개입은 못 밝혀
국수본 수뇌부 기소 검찰, 서장·형사과장 기소 여부 검토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남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경위를 조사한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경찰서장 등 일선 지휘부를 검찰에 송치했다.
부실 수사의 윗선 개입을 놓고 검찰 수사는 국가수사본부까지 거슬러 올라갔지만, 경찰의 자체 수사는 경찰서장 선에서 멈춰 서 우려대로 '셀프수사'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은 21일 광주 광산경찰서 전 서장인 김 모(58) 경무관과 광산서 전 형사과장 박 모(55) 경정 등 경찰 간부 2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김 경무관과 박 경정은 장윤기(23)가 여고생을 살해한 지난 5월 당시 광산경찰서 담당 강력팀에 부당한 지시를 내려 납치·성폭행 등 장윤기의 범행 목적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특수단은 김 경무관이 112 신고로 접수됐던 장윤기의 아르바이트 동료 대상 스토킹·성폭행 사건을 부실 처리한 과실을 덮고자 여고생 살해를 '일반 살인'으로 축소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경찰은 스토킹 행위가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남양주 사건'의 부실 대응 때문에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었다.
특수단은 김 경무관이 사건 보고를 전담하는 박 경정에게 '스토킹·성폭행' 과 '살인' 사건을 연관 짓지 말고 일반 살인죄를 적용하라는 취지로 지시하면, 박 경정이 담당 강력팀에 이러한 의중에 부합하는 일련의 지시를 내렸다고 결론 내렸다.
사건 관련자의 진술과 이미 확보된 증거만으로도 장윤기에게 '강간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부당한 지시 탓에 조사 범위가 제한되고 일반 살인죄 송치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특수단은 분석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경무관과 박 경정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서 공동정범 관계로 조사됐다.
박 경정은 조사 과정에서 "살인과 성범죄 사건의 병합 수사를 상급 기관에 요청했지만, 분리 지시가 내려왔다. 이는 강간살인죄 수사에 방해가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은 박 경정이 진술한 상급 기관의 지휘에 대해 구속 기한이 임박한 살인 사건을 우선 송치하고, 수사가 상대적으로 미진한 스토킹·성폭행 사건은 충분히 수사한 뒤 송치하라는 취지였던 것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지휘는 장윤기 범행 목적의 축소나 은폐가 아닌, 실체적 진실 발견과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한 조치였다고 특수단은 판단했다.
또 박 경정 측 진술과 달리 장윤기의 살인에 성적 목적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라는 수사 지휘가 국수본·광주경찰청 등 상급 기관으로부터 여러 차례 내려왔는데도 김 경무관이 이를 묵살했다고 특수단은 판단했다.
경찰의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파문은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가 리얼돌 등 중요 증거의 실물을 폐기하고 담당 강력팀으로부터 수사 상황을 수시로 전달받은 정황이 검찰의 보완수사로 드러나면서 촉발했다.
장윤기 기소 이후인 지난 7월 초 광주경찰청의 자체 감찰 조사가 공식 수사로 전환됐고, 경찰청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그 주체를 광주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으로 격상했다.
특별수사팀은 경무관을 단장으로 한 특수단으로 확대됐으나, 부실 수사 혐의에 대해 경찰이 경찰을 조사해 제대로 된 결과를 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샀다.
결국, 사건 분리 수사 등 주요 지시를 내린 국수본 지휘부는 2개월 보름여간 이어진 수사 결과 책임을 피하게 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는 직원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당시 국가수사본부 본부장까지 기소한 검찰과는 다른 수사 결과이다.
검찰은 특수단과 별도로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경위를 수사해 장윤기가 저지른 여러 범행의 수사 주체를 형사과·여성청소년과로 분리 지시한 박성주(60) 당시 본부장 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전현직 간부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이달 초 기소했다.
검찰은 김 경무관과 박 경정의 기소 여부는 특수단 수사 결과를 검토한 뒤 판단할 방침이다.
이날 브리핑을 끝으로 활동을 종료하기로 한 경찰청 특수단은 지금까지 광산경찰서 관계자 4명만 검찰에 송치했다.
김 경무관과 박 경정 외 나머지 2명은 리얼돌, 케이블타이 등 중요 증거물의 실물을 압수하지 않고 장윤기 아버지에게 수사상 기밀과 각종 편의를 제공한 혐의(증거인멸 방조 등)로 가장 먼저 재판에 넘겨진 강력팀장 박 모(57·구속) 경감과 팀원 김모(41) 경사 등이다.
박 경감과 김 경사의 첫 공판은 지난 14일 열렸고, 장윤기의 아버지는 다음 달 열리는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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