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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처벌받고 다시 키워도 속수무책…동물학대자 '사육금지' 재추진

입력 2026-09-20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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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신고 4년 새 19.2% 증가…"실형 연평균 5.8명·대부분 벌금형"


재범 우려 학대자 최대 5년 사육금지…국민 93.2%, 처벌·사육제한 찬성




동물보호센터서 치료받는 학대 푸들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21일 제주시 용강동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산하 동물보호센터에서 최근 산 채로 땅에 묻혔다 구조된 푸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2022.4.21 dragon.m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세린 기자 = 동물학대 신고가 최근 4년 새 20% 가까이 늘었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벌금형이 약 70%를 차지하는 등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학대자가 처벌 뒤 다시 동물을 기르는 것을 막을 장치도 부족한 가운데 국회는 재범 우려가 있는 동물학대자의 사육을 최대 5년간 금지하는 제도 도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찰에 접수된 동물학대 관련 신고는 2021년 5천491건에서 지난해 6천545건으로 19.2% 증가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가 강 의원실에 제출한 '동물복지정책국장 업무인수인계서'를 보면 관련 처벌 규정이 강화된 이후에도 실제 선고는 벌금형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2020∼2024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찰 처분을 받은 4천601명 가운데 기소된 사람은 2천76명으로 기소율은 45.1%였다.


같은 기간 법원 1심에서 선고를 받은 416명 중 286명(68.8%)은 벌금형을 받았다. 실형은 29명(7.0%)으로 연평균 5.8명에 그쳤고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76명, 벌금형의 집행유예가 25명이었다.


강 의원은 "농식품부는 법무부·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동물학대 사건의 수사와 처벌 실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상습 동물학대자의 동물 사육을 제한하고 재범을 관리하는 등 피해 동물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학대로 벌금형을 받은 뒤에도 다시 반려견을 폭행한 유튜버

[엔젤프로젝트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처벌 뒤 다시 키워도 막을 장치 없어…사육금지 입법 재추진


낮은 실형 선고 비중과 함께 학대자가 처벌 이후 다시 동물을 소유하거나 사육할 수 있다는 점도 제도적 허점으로 지적돼 왔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학대자가 보호 비용을 부담하면 피학대동물을 반환받을 수 있어 처벌 이후에도 해당 동물을 다시 기르거나 다른 동물을 사육하는 것을 제한할 별도의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엔젤프로젝트에 따르면 최근 한 유튜버가 방송 중 반려견을 폭행하는 장면이 송출돼 신고된 사건에서 검찰이 벌금 200만원의 구약식 처분을 했으나 이후 방송에서 다시 반려견을 폭행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회는 이런 재학대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동물사육금지 제도 도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농해수위는 지난 2일 박홍근·한정애·송재봉·조은희·김건·한지아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6건의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을 통과시켰다.


대안은 동물학대범죄의 정의를 별도로 규정하고 동물학대 혐의로 공소가 제기된 사람 가운데 재범 위험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원이 1년 이상 5년 이하의 범위에서 동물의 사육·관리·보호를 금지하는 '동물사육금지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사육금지명령을 어기고 다시 동물을 사육·관리·보호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동물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겼다. 명령 집행은 보호관찰관이 담당하고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보호관찰소장이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동물 보호조치를 요청하도록 했다.


사육금지와 격리보호 제도는 2022년 동물보호법 전부개정 당시에도 농해수위를 통과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재산권과 기본권의 과도한 제한, 무죄추정 원칙 위배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최종 대안에서는 제외됐다.




'동물학대 처벌 강화'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한국동물보호연합 활동가가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열린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민법 개정안을 환영하며, 동물학대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1.9.29 mjkang@yna.co.kr


◇ 동물학대 엄벌 공감대 확산…수의법의학 등 대응체계 강화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번 입법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다.


동물복지국회포럼·동물자유연대·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등은 공동성명을 통해 "동물사육금지명령은 동물을 반복적인 학대와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라며 조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과 사육 제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가 5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동물학대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사육금지 조치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지난해 93.2%로 2023년(89.7%)보다 3.5%포인트 높아졌다.


반려인은 94.3%, 비반려인은 92.7%가 찬성해 반려동물 양육 여부에 따른 인식 차이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학대 여부를 객관적으로 가려내기 위한 수의법의학 기반의 과학수사 체계도 강화되고 있다.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수의법의학센터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동물 사체 26건을 감정해 이 가운데 외인사 16건과 내인사 9건의 사인을 규명했다.


한 반려견이 마당에서 숨진 채 발견돼 타살 의심 신고가 접수된 사건에서는 장기에서 살충제 성분을 검출해 사인을 '살충제 중독증'으로 판단했다. 해당 감정 결과는 경찰 수사의 주요 자료로 활용됐다.


반대로 길고양이가 토사물과 함께 폐사한 채 발견돼 약물 중독에 의한 학대가 의심된 사건에서는 정밀검사 결과 고양이파보바이러스가 확인돼 질병에 의한 폐사로 사건이 종결됐다.


남영희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장은 "수의법의학센터의 과학적 진단 시스템을 통해 동물학대를 예방하고 사회 전반의 동물보호 인식을 높이는 한편 정밀한 진단 역량을 바탕으로 동물학대 범죄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athe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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