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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건강] 병원에서도 '내 안전' 챙겨야…환자가 꼭 확인해야 할 것들

입력 2026-09-19 0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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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결과 직접 확인하고 복용약 기록해야"…WHO, 환자 참여 강조


국내 입원환자 9명 중 1명꼴 위해사건…약 30%는 예방 가능




세계 환자 안전의 날 캠페인

[WHO 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라면 자신의 안전은 의료진이 책임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처방된 약을 먹고 안내받은 검사와 치료를 받으면 환자가 할 일은 끝났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환자를 단순히 의료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안전한 의료를 함께 만드는 파트너'로 규정한다.


특히 자신이 어떤 약을 먹는지 기록하고, 검사 결과를 직접 확인하며, 병원을 옮기거나 퇴원할 때 달라진 치료 계획을 확인하는 등의 적극적인 참여가 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를 줄이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WHO는 매년 9월 17일을 '세계 환자 안전의 날'(World Patient Safety Day)로 정해 예방 가능한 의료 위해를 줄이기 위한 국제적인 관심과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올해 주제는 '비감염성질환의 안전한 의료'(Safe care for noncommunicable diseases)다. 심혈관질환과 암, 당뇨병, 만성호흡기질환처럼 오랫동안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에서 환자 안전을 높이자는 취지다.


만성질환자는 여러 진료과와 의료기관을 오가며 반복적으로 검사와 처방을 받고 입·퇴원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 과정이 길고 복잡해질수록 약물이나 검사 결과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등 안전의 빈틈이 생길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이에 WHO는 올해 세계 환자 안전의 날을 맞아 만성질환자와 보호자가 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수칙을 제시했다.


◇ 먹는 약 이름 모른다면…사진이라도 찍어두자


WHO가 환자에게 주문한 첫 번째 원칙은 자신의 건강정보를 스스로 챙기는 것이다.


WHO는 이를 'Be your own information officer', 즉 '자신의 정보 관리자가 돼라'는 표현으로 강조했다. 자신의 증상과 검사 결과, 복용약, 진료 일정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의료진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게 핵심이다.


특히 다양한 질환으로 여러 종류의 약을 먹는 고령자에게는 복용약 관리가 중요하다.


새로운 병원을 방문하거나 입원할 때는 현재 먹고 있는 약의 이름과 용량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처방약뿐 아니라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도 함께 알리는 게 좋다.


약 이름을 모두 기억하기 어렵다면 처방전이나 약 봉투를 가지고 다니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새로운 약을 처방받았을 때는 "이 약은 왜 먹는지", "얼마 동안 먹어야 하는지", "기존 약과 같이 먹어도 되는지", "어떤 부작용이 생기면 알려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 검사했는데 연락 없으면 정상?…결과 직접 확인해야


WHO가 올해 강조한 또 하나의 원칙은 검사 결과를 환자 스스로 확인하라는 것이다.


혈액검사나 조직검사, 영상검사를 받은 뒤 병원에서 연락이 없으면 흔히 '이상이 없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WHO는 'No news is not always good news', 즉 '소식이 없다고 항상 좋은 소식인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검사를 받았다면 결과가 언제 나오는지, 어떻게 확인하는지, 누가 설명해주는지를 알아두고 실제 결과까지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이상 소견이 있다면 다음 검사나 치료 계획도 확인해야 한다.


여러 진료과를 동시에 이용하거나 다른 의료기관으로 옮기는 환자라면 이전 병원의 검사 결과와 진단 내용이 새 의료진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입·퇴원 때가 '안전의 빈틈'…달라진 약 꼭 확인해야


WHO는 입원과 퇴원,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의뢰처럼 의료진이나 치료 장소가 바뀌는 '진료 전환' 시점에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예컨대 입원 전에 먹던 약 가운데 어떤 약을 계속 먹어야 하고 어떤 약을 중단해야 하는지, 입원 중 새롭게 추가된 약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퇴원할 때는 더욱 중요하다. 퇴원 후 어떤 약을 언제까지 먹어야 하는지, 다음 진료는 언제인지,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다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환자나 보호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을 들었다면 다시 물어보는 것을 주저할 필요도 없다.


WHO는 환자가 진료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자신이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며,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안전한 의료를 위한 중요한 행동으로 제시하고 있다.


◇ 한국, 입원환자 9명 중 1명꼴 '위해사건'


이런 환자 안전의 중요성은 최근 국내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된 '2024년 환자안전사고 실태조사'를 보면 연구팀이 국내 상급종합병원 5곳과 종합병원 5곳의 성인 퇴원환자 5천명에 대한 의무기록을 단계적으로 검토한 결과, 565명(11.3%)에게서 총 612건의 위해사건이 확인됐다. 이는 입원환자 약 9명 중 1명꼴에 해당한다.


위해사건은 환자가 앓고 있던 질환 자체가 아니라 진단과 치료, 간호 등 의료 과정과 관련해 발생한 손상을 의미한다. 위해사건이 확인됐다고 해서 모두 의료진의 과실이나 흔히 말하는 '의료사고'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위해사건 유형은 환자 관리·간호 관련이 37.3%, 약물·수액·혈액 관련 36.1%, 수술·시술 관련 26.8%, 감염 관련 16.3%, 진단 관련 4.9% 등이었다. 하나의 사건이 두 가지 이상 유형에 포함될 수 있어 비율의 합은 100%를 넘는다.


주목할 부분은 위해사건의 28.3%가 예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는 점이다.


특히 진단과 감염 관련 위해사건은 발생했을 때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다. 진단 관련 위해사건의 절반은 입원 기간 연장으로 이어졌고, 13.3%는 사망 수준의 위해로 분류됐다.


◇ 환자 참여한다고 '환자 책임' 되는 것은 아냐


다만 환자 안전을 위해 환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말이 의료 과정에서 발생한 위해의 책임을 환자에게 돌려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확한 환자 확인과 안전한 약물 처방·투여, 의료 관련 감염 예방, 수술·시술 전 확인, 검사 결과의 추적관리 등 환자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일차적인 책임은 의료기관과 의료진에게 있다.


환자는 이런 시스템을 대신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정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서 의료진과 함께 안전을 높이는 또 하나의 축이다.


WHO도 환자와 보호자가 의료진에게 질문하고 우려를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환자를 안전한 의료를 위한 동등한 파트너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환자 안전은 의료진과 환자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내가 먹는 약을 기록하고, 검사 결과를 직접 확인하며, 퇴원할 때 달라진 약과 다음 진료 일정을 묻는 작은 행동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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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9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