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세브란스병원, 에스와티니 7세 남아 치료비 9천만원 전액 지원

(서울=연합뉴스) 김다희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탄도, 탄도의 어머니가 퇴원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9.17. [세브란스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턱 아래 얼굴 크기만한 혹이 생겨 숨 쉬고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아프리카 소년이 한국에서 무사히 제거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얻었다.
17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선천성 희귀질환인 '정맥림프관 기형'을 갖고 태어난 에스와티니 국적의 7세 소년 탄도(Thandolubanduzi Sinemphilo) 군이 지난달 이 병원에서 병변 제거 수술을 받았다.
정맥림프관 기형은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혈관과 림프관이 덩어리를 이루는 질환으로, 신생아 약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탄도 군은 생후 3개월 무렵 왼쪽 목에서 처음 멍울 같은 낭종이 발견됐다. 병변을 이루는 낭종은 턱과 목을 뒤덮을 정도로 계속 커졌다. 얼굴에 커다란 혹이 생긴 데다 병변으로 인해 말하기도 어려워지면서 또래 아이들과도 멀어졌다. 탄도 군은 등교하지 못한 채 대부분 시간을 혼자 보냈다.
탄도 군의 사연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연세대 의대 동문을 통해 세브란스병원에 전해졌다. 이후 의료 소외국 환자를 초청해 치료비를 지원하는 사회공헌사업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Global Severance, Global Charity·GSGC)' 대상자로 선정됐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번에 9천만원의 진료비 전액을 지원했다.
수술은 탄도 군의 기도를 확보하고 외형 변형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삼키고 말하는 기능을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 수술로 제거한 병변 크기는 가로 15㎝, 세로 10㎝로, 어린아이 머리 하나와 비슷한 크기였다.
수술로 병변의 약 95%는 제거됐으나 혀 깊숙한 곳 등에 퍼진 일부 병변은 남겨뒀다. 남은 병변까지 모두 제거하면 재건 수술까지 해야 하고,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선천성 희귀질환인 '정맥림프관 기형'을 갖고 태어난 에스와티니 국적의 7세 소년 탄도(Thandolubanduzi Sinemphilo) 군이 세브란스병원에서 병변 제거 수술을 받았다. 사진은 수술실로 들어가는 탄도 모습. 2026.09.17. [세브란스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술을 맡은 김다희 이비인후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대부분 영아기에 병변을 발견해 치료하기 때문에 탄도처럼 치료가 지연돼 얼굴 크기만큼 자란 사례는 매우 드물다"면서 "탄도는 모든 병변을 제거하는 것보다 아이가 앞으로 잘 먹고 말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탄도가 에스와티니로 간 뒤에도 병변의 증식과 재발을 억제하는 약물 치료를 이어가고 정기 혈액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경과 관찰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병원과도 연계했다.
치료 과정에서 탄도 군에게는 새로운 꿈도 생겼다. 이전까지 특별한 장래 희망을 말한 적이 없던 탄도 군은 자신을 치료하는 의료진을 보며 "저도 저를 고쳐준 선생님처럼 멋진 의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