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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아픔 닮아"…'동병상련' 한국, 중동 분쟁 상흔을 닦다

입력 2026-09-17 08: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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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지원사업으로 중동 실종자 가족 4만명 수혜 추산





다큐멘터리 '시리아의 실종, 한국의 이산: 전쟁이 남긴 상처'의 한 장면. 시리아 난민 나우라스 씨는 2012년 두 아들과 생이별하게 됐다. [ICR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암만=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던 요리가 있었는데, 아이들을 잃은 후로는 솔직히 엄두가 안 나서 만들지 못했어요."


2012년 두 아들과 헤어진 시리아 난민 나우라스 씨는 10년이 넘도록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산가족 이연빈씨의 사연도 크게 다르지 않다.


6·25전쟁 당시 북쪽에 형제를 남겨두고 남쪽에 내려온 이 씨는 "우리 엄마, 아버지는 말도 못 하게 힘들어하셨죠. 그 아들이 보고 싶어서 맨날 물을 떠다 놓고 빌고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더라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씨의 부모님은 자식과 다시 만날 날을 손꼽으며 통일만을 기다렸지만, 분단의 벽은 여전히 강고하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등록된 실종자 수만 약 3만8천명에 달한다.


한국 역시 6·25전쟁으로 수많은 이산가족이 발생했으며 정전 이후 반세기가 넘게 흐른 오늘날까지도 약 3만명이 헤어진 가족과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비록 지리적·역사적 배경은 다르지만, 전쟁과 분쟁이 남긴 '끝없는 기다림'과 상실의 고통은 국경을 넘어 하나의 아픔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큐멘터리 '시리아의 실종, 한국의 이산: 전쟁이 남긴 상처'의 한 장면. 이산가족인 이연빈 씨는 6·25전쟁 피난 과정에서 형제들과 헤어지게 됐다. [ICR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CRC는 이렇게 닮아있는 한국의 이산가족과 시리아 실종자 가족의 삶을 하나로 묶어 다큐멘터리 '시리아의 실종, 한국의 이산: 전쟁이 남긴 상처'로 제작했다.


무력 충돌이 일어난 지역에서 민간인을 보호·지원하는 인도주의 국제기구인 ICRC가 한국 정부와 함께 협업하고 있는 중동 지역 실종자 가족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외교부 산하 개발 협력 전담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은 중동 지역 내 실종자 가족 지원 사업에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에 걸쳐 총 1천만 달러 규모를 지원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에는 ICRC로부터 의료와 재정적 지원을 받았던 한국은 이제 국제사회의 평화를 이끄는 지원국으로 성장한 셈이다.


이 사업은 실종자 추적 및 행방 확인, 실종자 가족 지원과 정부의 실종자 관리 역량 강화, 포렌식 시스템·장비 개선 등이 사업에 포함한다.


시리아·레바논·요르단에서 이 사업의 혜택을 받는 실종자 가족은 약 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지현 코이카 요르단 사무소 부소장은 16일(현지시간) "코이카는 ICRC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중동 지역 분쟁으로 고통받는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지역 평화와 안정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a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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