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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日 누리꾼도 반한 韓 독서 풍경…'책 삼매경' 청계천 가보니

입력 2026-09-17 06: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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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야외 독서 사진, 일본 SNS서 400만뷰 돌파…"도심 속 여유 부러워"


숏폼 피로감 달래는 아날로그 감성…'혼자만의 여가'로 자리 잡은 책 읽기




청계천 독서 풍경에 관심 갖는 일본 누리꾼

[엑스 'set***' 게시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인턴기자 = 15일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선선한 초가을 바람이 부는 청계천 물가 곳곳은 책장을 넘기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혼자 사색을 즐기거나 친구·연인과 나란히 앉아 독서에 몰입한 시민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만화책을 보거나 물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바닥에 누운 채 책을 펼치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청계천이 2030 세대의 새로운 '야외 독서 성지'로 떠오르며 해외의 주목까지 받고 있다.


한 일본 누리꾼(아이디 'set***')이 청계천 물가에 줄지어 앉아 책을 읽는 한국 청년들의 모습을 찍어 지난 1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사진은 게시 며칠 만에 조회수 400만 회를 돌파했다. 출판 강국으로 꼽히는 일본 현지에서도 이례적인 호응이다.


현지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독서가 일상의 풍경이 돼 있는 게 재미있다", "일본에서도 강가에서 책 읽기가 유행하면 좋겠다", "한국의 이런 문화가 세련돼 보여 부럽다" 등 부러움 섞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의 독서 문화에 관심 갖는 일본 누리꾼들

[엑스 캡처]


◇ 도파민 피로 잊는 야외 독서…일상으로 번진 '텍스트힙'


화제의 배경이 된 장소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야외도서관 프로그램 중 하나인 청계천 '책읽는 맑은냇가' 인근이다.


이날은 공식 운영일(매주 금~일)이 아닌 평일이었음에도 현장의 독서 열기는 식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디지털 피로감을 잊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야외 독서의 매력으로 꼽았다.




청계천에서 책 읽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기자 = 15일 서울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물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2026.9.15 pun9@yna.co.kr


친구들과 함께 청계천을 찾은 권혜진(27) 씨는 "쇼츠나 릴스 같은 짧은 콘텐츠를 많이 접하다 보니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것을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선영(31) 씨 역시 "책에 빠져 있는 동안 현실과 조금 떨어져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도심에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행사와 공간이 늘어난 점도 청년층의 발길을 이끄는 요인이다.


직장인 정보미(32) 씨는 "청계천 야외도서관이나 서울국제도서전처럼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행사가 많아지면서 독서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전했다.


야외도서관을 자주 찾는다는 김지은(26) 씨는 "야외에서 책을 읽으면 색다른 분위기에서 더 몰입할 수 있고, 다 같이 관심 있는 콘텐츠를 갖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고 말했다.


◇ 굿즈·팝업·SNS로 확장…K-콘텐츠 넘어 '한국 청년 일상'에 쏠린 눈


책을 즐기는 방식은 텍스트 소비에 머무르지 않고, SNS를 통한 취향 공유와 굿즈·이색 협업 상품 소비 등 일상 전반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최근 편의점에 등장한 세계문학전집 협업 베이커리나 대형 쇼핑몰의 도서 팝업스토어는 '인증샷 성지'로 자리 잡았다.


관련 상품을 구매한 이채연(26) 씨는 "SNS에서 책이나 관련 상품을 접하고 친구들과 취향을 공유하는 것도 독서를 즐기는 재미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읽는 서울광장'에서 책을 읽는 2030

[독자 제공]


책 관련 협업 상품과 굿즈를 모으는 정건아(26) 씨는 "책을 읽는 것뿐 아니라 굿즈를 모으는 것도 책을 즐기는 하나의 방식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이 같은 2030 중심의 독서 열기는 지표로도 드러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종합독서율은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지만 20대 독서율은 전년보다 소폭 상승하며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독서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자 문화 놀이로 진화하면서 해외의 시선도 사로잡고 있다고 짚었다.


독서를 세련되고 '힙'한 라이프스타일로 소비하는 이른바 '텍스트힙(Text Hip)' 현상이 젊은 층의 독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책과 굿즈 즐기는 시민들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민음사X오늘의귀여움 팝업스토어 '문장 너머의 세계'에서 시민들이 책과 관련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독자 제공]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책이 자신을 표현하는 신선하고 개성적인 소재가 되면서 '텍스트힙'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며 "밖에 나와 책을 읽으며 여가를 보내는 모습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독특하게 비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치호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K팝이나 드라마 등 콘텐츠에 집중됐던 해외의 관심이 한국 젊은 세대의 일상과 감성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청계천처럼 도심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책을 읽는 개방적인 모습도 해외에서 눈길을 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un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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