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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에 콜센터 차려 시청·교도소·대학 등 사칭…피해자 22명
"도박 손실 보상해주겠다"며 범행에 이용할 대포계좌 탈취도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사설 도박 사이트에서 발생한 손실을 복구해주겠다고 접근해 계좌를 빼돌린 뒤 이를 활용해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등 6억원 규모의 노쇼(허위 주문)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 가입·활동,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일당 10명을 검거해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이 중 관리팀장 A씨와 안양타이거파 소속 조직원 2명 등 8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기고, 범죄수익 5천700만원을 추징 보전했다.
아울러 조직 총책인 50대 한국인 B씨 등 잔여 조직원은 태국 경찰과 공조를 통해 추적 중이다.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씨 일당은 지난 2월 태국 파타야에 있는 리조트에 콜센터를 차렸다.
3개층에 사무실과 조직원 숙소 등까지 마련했다.
이후 A씨 일당은 한국원자력통제원, 대학교나 교도소, 시청, 교육청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국내 영세한 설비 납품업체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었다.
물건을 대량 선주문해 신뢰를 쌓은 뒤 납품업체가 의심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면 "소방점검이 있어 급하게 필요하다"며 소화기, 질식소화포 등을 요구했다.
해당 업체가 취급하지 않는 물품인 점을 노린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지정한 다른 업체에 대리 구매를 요청했다.
대리 구매 대금은 기존에 계약한 수천만원의 대금과 함께 추후 지급하겠다고 속였다. 전형적인 '노쇼 사기'의 수법의 시작이다.
이들이 지정한 업체는 A씨 등이 꾸며낸 허위 업체였다. 납품업체가 소화기 등 A씨 일당이 대리 구매 요청한 물품을 주문하면, 앞서 도박 손실 보상 사기로 얻어낸 계좌로 대금을 받아내고 잠적했다.
A씨 일당은 지난 2월 24일부터 4월 8일까지 피해자 22명으로부터 약 6억원을 뜯어낸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피해자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5천만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A씨 일당은 노쇼 사기에 이용할 대포계좌를 마련하기 위한 별도 사기도 벌였다.
사설 도박 사이트에서 돈을 잃은 회원에게 전화를 걸어 "보증 보험사를 통해 손실을 보상해주겠다"고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면서 "보상금을 책정하기 위해선 계좌가 필요하다"면서 "계좌를 하나 개설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보내라"고 속이는 방식으로 계좌를 탈취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3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태국 현지 경찰과 협력해 수사 개시 한 달 만인 4월 27일 A씨 일당을 검거해 한국으로 송환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 조직은 각 조직원에게 '범행계좌 모집 및 노쇼 사기'의 역할을 부여하고 학습시킨 뒤, 계좌 편취 한 건당 300만원, 노쇼 사기 성공액의 10% 등을 수당으로 책정해 범죄 수익을 분배했다.
아울러 조직 통솔을 위해 조직원의 여권과 휴대전화를 별도로 보관하고, 수칙을 위반하면 구타를 가하는 등 조직 기강을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투자 사이트의 손실 보상을 사칭해 계좌를 요구하거나, 공공기관 등을 사칭하며 대리 구매를 가장한 노쇼 사기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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