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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14만원 탁구채 논란…'환불불가' 표시 있다면 환불 안된다?

입력 2026-09-15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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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은 7일 이내 청약 철회 가능…오프라인은 법률상 규정 없어 '한계'


"미성년자 구매한 경우 원칙적으로 취소 가능…사례 따라 다를 수 있어"

10평 이상 소매점은 가격 표시해야…미표시 반복되면 최대 500만원 이상 과태료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최근 경기 화성시에서 한 문구점이 중학생에게 탁구채 한 쌍을 14만원에 판매한 뒤 환불을 거부한 사례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해당 학생의 부모는 제품 가격이 다른 매장보다 비싸다며 구입한 지 1시간이 되기 전에 환불을 요청했으나 해당 문구점은 영수증에 적힌 '스포츠용품 교환·반품 불가' 문구를 근거로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학생 부모는 온라인에 올린 글에서 이 문제를 두고 소비자 단체에 문의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산 물건은 판매자와 구매자 간 합의가 안 되면 환불받을 방법이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적었다.


이번 사례처럼 영수증에 '교환·반품 불가'가 명시돼 있다면 실제 교환이나 반품이 어려운 것일까. 또 오프라인 매장에서 산 물건은 합의가 없다면 환불받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제품 구입과 관련한 환불 관련 기준 등을 알아봤다.





중학생 자녀가 한 문구점에서 14만원에 구매했다는 탁구채와 영수증. [보배드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환불 불가' 표시돼 있다면 환불 거절해도 된다?…오프라인에선 '한계'


이번 사례처럼 '환불 불가'를 고지했다면 환불받을 길이 없는 것일까.


제품 환불 가능 여부는 물건 종류를 떠나 구매처가 온라인인지, 오프라인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구매 영수증이 있으면 일정 기간 내에는 환불이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프라인 구매는 온라인 쇼핑과 달리 법률에 일률적인 청약철회권이 없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는 온라인 구매에 관해 7일 이내면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에선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청약철회권을 보장한 것이다.


나아가 전자상거래법 제35조는 소비자에게 불리한 계약을 금지하고 있어 온라인 판매자가 '환불 불가'를 명시했더라도 효력이 없다.


그러나 오프라인 구매는 전자상거래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오프라인 구매는 기본적으로 물건을 확인하고, 하자가 있는지도 봤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구매는 법률적으로 계약으로 간주되며, 민법의 기본 원리인 사적자치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 간에 계약을 유효하다고 보는 점도 환불이 어려운 배경이다.


법률사무소 약속의 조신영 대표변호사는 "매매든, 임대차든, 고용이든, 민법은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한 당사자 간의 계약을 효력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오프라인 매장에 대해서도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교환·환불을 하도록 권고하지만, 이는 분쟁이 발생했을 때 조정의 참고 기준일 뿐 법적 강제력이 없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영수증이 있을 경우 일정 기간 내 환불을 해주는 것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인 셈이다.


그렇다고 모든 경우에 환불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109조는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구매 당시 상품에 대해 중요한 부분을 잘못 안내받아 샀다면 취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프라인 매장 구매 물품 환불 관련 안내

[소비자24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미성년자 구매는 취소 가능?…"원론적으로 가능하나 사례 따라 달라"


이번 사례에서는 구매자가 미성년자였다는 점도 환불 여부의 쟁점이 됐다.


민법 제5조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원칙적으로 중학생은 물건을 구매할 때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


소비자원은 2013년 홈페이지에 미성년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어학 교재 및 잡지 판매 상술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글을 올리면서 "부모 동의 없이 이뤄진 미성년자 계약은 미성년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으므로 이른 시일 내 계약취소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안내했다.


다만 이런 원칙이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원론적으로는 미성년자 구매 건의 계약 취소가 가능하나 관련 판례 등을 보면 개별 사례에 따라 결과가 달라 일괄적으로 기준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똑같이 미성년자가 구매했더라도 물건의 종류나 액수, 구입하는데 쓴 돈의 출처 등에 따라 판매자가 환불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이 나온 적도 있다는 것이다.


조신영 변호사는 "미성년자가 어느 정도의 행위 능력이 있다고 보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미성년자가 자동차를 샀다면 당연히 무효로 하겠지만 탁구채도 이 범위에 해당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또 "부모가 자녀의 이런 계약 체결을 동의할 수 있을 만한 범위 내의 행위인지도 검토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에서는 아이가 신용카드를 건네자 점주가 서명하고 결제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카드 회원 본인 미서명이나 가맹점주의 대리 서명 사례이므로 카드사에 지급 정지를 요청하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실제 주요 카드사의 개인회원 표준약관을 보면 '회원이 카드로 상품을 구매할 때는 카드를 제시하고 매출 전표에 카드상의 서명과 동일한 서명을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분실이나 도난으로 인한 카드 부정 사용이 아닌 경우 이번 사례처럼 자녀의 카드사용이나 가맹점의 대리 서명만으로 카드사가 결제 취소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고객과 카드 가맹점(판매점) 간의 계약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카드사의 결제 취소가 아닌) 고객과 가맹점 간의 계약 취소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급 정지나 지급 보류는 카드 분실이나 도난, 또는 할부 결제 후 판매점의 영업 중단 등으로 계약을 정상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사유로 고객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결제

[연합뉴스 자료사진]


◇ 가격 미표시·바가지요금은 문제 안 될까…가격 미표시 반복 시 과태료


해당 문구점은 가격 표시 없이 탁구채를 판매했던 것으로 나타나 이처럼 가격 표시를 하지 않는 것이 불법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에 따르면 문구·운동·경기 용품 소매업을 포함해 매장 면적이 33㎡(약 10평) 이상인 소매 점포는 라벨이나 스탬프, 꼬리표, 일람표 등을 만들어 개별상품에 판매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가격을 표시하지 않았다면 지방자치단체가 시정권고를 거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가격 미표시로 적발되면 1차 시정권고를 거쳐 2차 30만원, 3차 50만원, 4차 200만원, 5차 이상은 500만원 이상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번에 논란이 된 문구점의 소재지인 경기 화성시 관계자는 "명절을 앞두고 대규모 점포나 전통시장 위주로 점검한다"면서 "이번에는 해당 점포를 포함해 일대 관련 매장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매장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파는 것은 문제가 안 될까.


남들보다 가격을 비싸게 책정한 것만으로는 행정처분은 쉽지 않다.


상품 가격은 사업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바가지요금'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측면도 있어서다. 과다한 금액을 청구한 것은 민사 사안으로, 사기로 확대하여 해석한다면 형법으로도 처리할 수 있지만 행정처분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행정당국은 설명한다.


다만 물가안정법 제7조에 따라 기획재정부 장관이 물가 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해 매점매석행위로 지정하거나 공정거래법 제3의2조에 따라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상품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부당하게 결정·유지하는 행위는 처벌된다.




바가지요금 근절 캠페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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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5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