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아웃] 또 경찰개혁단? 문제는 수사 역량이다

입력 2026-09-10 06:00:07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경찰 로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경찰이 또 개혁단을 신설했다. 경찰청은 9일 '국민참여·현장동행 경찰개혁단'을 출범시켰다. 지난 7월 수사개혁위원회를 만든 지 두 달도 안 돼 개혁단을 만들었다. 경찰 내에선 형사소송법 후속 조치에 따른 태스크포스(TF)도 가동 중이다. 여당엔 경찰개혁추진단이 설치돼있고, 총리실 차원의 개혁 기구도 거론된다. 하나의 조직을 놓고 개혁 기구가 줄줄이 생기고 있다. 장윤기 사건과 제주 장씨 사건 등에서 드러난 부실 수사가 출발점이다.



다음 달 2일 대한민국의 형사사법체계가 획기적으로 바뀐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발족한다. 수사·기소를 분리해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나누겠다는 방향은 정해졌다. 이제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일반·민생범죄를, 중수청은 부패·경제·마약·사이버 등 중대범죄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고위공직자 범죄를 각각 맡는다.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 유지에 집중한다. 법으로 정한 만큼 당장 되돌리기 어렵다. 검찰이 내려놓은 수사권을 다른 기관들이 나눠 갖는 셈이다.


경찰의 최근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김병기 의원 사건 수사는 지난해 9월 시작됐지만, 올해 4월 마지막 조사 뒤에도 5개월 가까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1개월 이내 신속 처리'를 권고한 뒤 경찰은 지난 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선우 의원 사건에선 경찰이 수사를 시작한 뒤 신속하게 구속 송치했다. 다만 경찰 단계에서 불분명했던 1억원 수수 장소와 시각은 검찰의 보완수사를 거쳐 특정됐다. 이들 사건에선 권력형 사건을 다루는 속도와 완결성이 논란이 됐다. 장윤기·제주 사건에선 초동수사와 사건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건의 성격은 다르지만, 본질은 하나다. 권한이 커진 경찰이 그만큼의 전문성과 판단력, 지휘 체계를 갖췄느냐다.


공수처의 경험은 참담하다. 2021년 1월 '성역 없는 고위공직자 수사'를 내걸고 출범했지만 5년여 동안 직접 기소한 사건은 7건에 그쳤을 뿐이다. 대법원 판단까지 나온 3건 중 2건은 무죄였다. 중수청이 제대로 안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원 2874명으로 출범하지만, 특례 임용을 신청했던 검찰 인력 2376명 중 615명(25.9%)이 신청을 철회했다. 부패·금융·경제범죄 수사엔 계좌 추적과 회계 분석, 디지털포렌식, 정보망과 국제공조 등 오랜 경험이 필요하다. 조직을 새로 만든다고 수사력과 경험까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도 사라진다. 강선우 사건처럼 경찰 수사의 빈틈을 검찰이 메우는 방식도 이젠 가능하지 않다. 수사기관이 처음부터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면 이를 바로잡는 데 많은 시간과 절차가 필요해질 것이다.


수사·기소 분리의 성패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국민에겐 기관별 권한 배분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가족이 사라졌을 때 경찰이 제대로 찾아내고, 정치권의 비리가 터졌을 때 수사기관이 눈치 보지 않고 파헤치고, 수천억원대 경제범죄를 끝까지 추적하고, 최고 권력층의 범죄를 성역 없이 밝혀내는 것이다. 향후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수사 공백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개혁의 완성이 아니다. 결국 성패는 수사 역량에 달려 있다.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9-10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