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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병원, 청소·보안 하청노조와 교섭 거부…중노위 재심

입력 2026-09-10 05: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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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노조 "미끄러짐 사고에도 2인 작업 못해…병원이 나서야"


병원 "도급 맡겼을 뿐 사용자 아냐"…지노위의 사용자성 인정에 불복




대전 을지대병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청소·보안 등 하청 노동자의 안전과 작업환경 등에 대해 대전 을지대학교병원을 실질적인 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10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심판이 열린다.


앞서 지방노동위원회는 산업안전과 작업환경, 인력 운용 등에서 을지대병원이 하청 노동자의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지만, 병원 측은 "도급인일 뿐 사용자가 아니다"라며 불복해 재심을 신청했다.


노동계와 중노위에 따르면 이날 중노위에서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대전을지대병원 새봄지부가 학교법인 을지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 사건의 재심 심판이 열린다.


대전을지대병원에서 미화, 시설관리, 주차·차량 관리, 장례식장 관리, 보안·경비 업무를 맡고 있는 하청기업 소속 노동자들은 병원 측이 산업안전, 작업환경, 복리후생, 인력 운용 등 사안에서 직접 교섭에 나오라고 요구했다.


을지대병원이 이를 거부하고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하청 노조는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했다.


충남지노위는 지난 7월 16일 심의에서 하청 노조 측 손을 들어줬는데, 을지대병원이 불복하며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한 것이다.


충남지노위의 결정문을 보면 병원 측은 산업안전과 작업환경, 인력운용 등 하청 노동자가 주장한 모든 사안에서 실질적인 결정권이 있는 사용자로 인정됐다.


미화 노동자들은 병원 내부 청소는 물론 일회용 기저귀 폐기물과 음식물쓰레기 처리, 건물 유리창·외벽 청소, 건물 외곽 청소 등을 맡았다.


장례식장의 입관·상담 등 모든 의전 업무와 병원 소유 차량 관리, 주차장 관리도 하청 노동자가 수행했다.


보안 업무를 하는 하청 노동자들은 응급실 의료진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정신건강의학과 안정 병동 환자의 난동이 발생할 때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계약서에 명시됐다.




중앙노동위원회

[촬영 남광식]


24시간 운영되는 병원 특성에 따라 오후·야간 근무 형태나 근무 인원이 지정돼 있었고, 하청 노동자들은 병원에 업무와 관련해 일일 보고도 해왔다.


노조 측은 이 같은 점을 들어 병원 측에 하청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와 각종 보호장구 지급 등을 의제로 교섭하자고 요구했다.


아울러 주 40시간 미화 업무를 하는 데 필요한 휴게 시설을 확충하고 근무복도 여분을 지급해달라고 했다.


유해·위험 작업에는 2인 이상을 배치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실제로 하청기업 소속 미화 노동자가 혼자 바닥 왁스 작업을 하다 미끄러져 산업재해를 당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안은 지난해 하청기업 노사 간의 단체교섭에서도 제기돼 조정서에 하청업체가 병원과 논의해보겠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현재까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하청 노조 측은 미화 업무 담당자들의 샤워 시설을 설치해달라는 요구도 병원이 받아들이지 않고 화장실 옆 간이 시설을 사용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휴게실 벽에 못 한 개를 박으려 해도 병원의 허락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이런 사례를 보면 하청 노사 간의 교섭만으로는 인력 운용이나 휴게시설 확충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병원이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병원 측은 "병원은 하청기업과 용역계약을 체결한 도급인 지위일 뿐 하청 노동자의 사용자가 아니다"라며 "하청 노동자가 참여하는 별도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은 법적 의무 범위를 초과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병원 측은 휴게실 제공 또한 "임대 또는 편의 제공의 성격일 뿐, 사용자로서 제공하는 복리후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노위는 "을지대병원은 용역 업무가 이뤄지는 장소의 시설과 주요 장비에 관한 소유·관리권을 가지고 있고, 업무에 투입되는 인원의 변경·운용에 대해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며 "산업안전, 작업환경, 인력 운용 관련 근로조건에서 하청 노동자의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지노위는 "하청기업 사용자와의 교섭만으로는 작업환경과 관련한 근로조건의 개선을 도모할 수 없어 단체교섭권도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며 "병원이 노조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하청 노동자들이 병원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중노위는 이날 다시 하청 노조와 병원 측 의견을 듣고 병원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는지 판단할 예정이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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