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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멈춘 기초연금 수급 국내거주요건…대통령 언급에 재점화

입력 2026-09-07 0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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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내거주요건안 발표·법안 발의 뒤 2년째 표류


해외소득 누락 등 불공정 논란 속 입법 재추진 주목




기초연금

26일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을 찾은 시민이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
2026.8.26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장기간 해외에 거주하다 귀국한 복수국적자나 국적 취득자가 별도의 국내 거주기간 요건 없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현행 제도를 손질하려는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정부가 2년 전 최소 국내 거주기간을 두는 방안을 내놓고 관련 법안도 국회에 발의됐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던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제도 개선을 주문하면서 입법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외국인의 기초연금 꼼수 수령을 막기 위해 지급 기준에 국내 최소 필요 거주기간을 설정하는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함께 마련한 재원으로 운영되는 사회보장제도는 누구도 부당하게 이익을 얻거나 국민이 불합리하게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정밀하고 공정하게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 달 전에 국적을 취득해 소득과 재산 여건이 안 좋다는 이유로 기초연금을 주는 것이 합당한지 논란이 있다며 평생 외국인으로 살다 뒤늦게 국적을 취득해 곧바로 연금을 받는 공백은 성실하게 납세의무를 다해온 국민에게 불합리한 차별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해외소득 파악 사각지대 속 수급액 10년 새 9배 급증


7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세금으로 지급하는 노후소득 보장 장치로 2026년 기준 1인당 최고 월 34만9천706원이 지급된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외국에 60일 이상 체류할 때 지급을 정지하는 규정만 있을 뿐 입국 후 국내 거주기간에 대한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장기간 해외에 거주했더라도 국내로 들어와 소득 기준만 충족하면 일반 국민과 똑같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해외 현지 부동산이나 연금 등 국외 재산과 소득은 국내 당국이 완벽히 파악하기 어렵다 보니 복수국적 노인의 소득인정액이 단일국적 노인보다 낮게 나타나는 사례도 확인됐다.


실제로 2023년 복수국적자의 1인당 평균 소득인정액은 월 34만4천원으로 단일국적자(월 58만7천원)의 58.7% 수준에 불과했다. 외국에서 매달 수백 달러의 개인연금을 받으면서도 국내 소득인정액이 0원으로 산정돼 기초연금을 타가는 허점까지 지적됐다.


이런 제도적 빈틈 속에서 복수국적 기초연금 수급자는 2014년 1천47명에서 2023년 5천699명으로 5.4배 증가했다. 이들에게 지급된 연금액도 2014년 22억8천만원에서 2023년 212억원으로 9.3배 늘어났다. 전체 기초연금 예산이 2014년 6조8천억원에서 2024년 24조4천억원으로 급증하는 과정에서 성실 납세자와의 조세 형평성 논란이 지속해서 불거진 배경이다.


◇ 2년 전 정부 대책 발표와 법안 발의에도 상임위서 멈춰 선 법안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4년 9월 발표한 연금개혁 추진계획에서 만 19세 이후 국내에 5년 이상 거주해야 기초연금을 주도록 요건을 신설하고 해외 소득과 재산 신고를 의무화하겠다는 개선안을 내놓았다.


주요 선진국 역시 세금 기반 연금에 대해 호주와 캐나다는 10년, 노르웨이는 5년, 스웨덴은 3년 등 엄격한 거주기간을 두고 있다.


국회에서도 입법 작업이 뒤따랐다. 2025년 1월 안상훈 의원 등 12명은 만 19세 이후 10년 이상 국내 거주를 요건으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같은 해 3월에는 한지아 의원 등 10명이 5년 이상 국내 거주를 의무화하는 기초연금법 개정안을 각각 제출했다. 두 법안 모두 해외 소득 및 재산 신고 의무 조항을 담았다.


그러나 이들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된 뒤 지금까지 심사가 본격화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걸어왔다. 주무 부처 역시 법안이 이미 마련돼 국회 심의만 기다리는 상황이었으나 입법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다.


물론 일각에서는 복수국적자라는 이유로 지급을 제한하면 보편적 복지 취지를 훼손하고 노인 빈곤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문현경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 등 전문가들은 초기에는 5년 등 비교적 짧은 거주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제도를 다듬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대통령의 제도 개선 지시를 계기로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의 논의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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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7 06: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