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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올까봐 문도 못잠가"…열차 수유실 내몰린 KTX 하청 승무원들

입력 2026-09-06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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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하청 차별 뚜렷…코레일 소속 열차팀장은 별도 팀장실 있어


"하청 승무원은 역사 내 휴게실 출입금지·숙소 환경도 열악"




수유실을 겸용하는 승무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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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김채린 기자 = "승무원실이 수유실을 겸하는 공간이다 보니 승객이 올까 봐 문을 잠그지도 못하고 열어놓은 채 사용합니다."


코레일의 승무원 업무 위탁 운영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유미정 승무원은 연합뉴스에 열차 내 수유실이 사실상 승무원실로 쓰이는 현실을 전했다.


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하청업체 신분인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승무원들은 오랜 기간 승무원실이 없어 수유실이나 물품 보관 공간 등을 사용해왔다.


통상 고속열차에는 원청인 코레일 소속 열차팀장과 코레일 자회사 소속 승무원 1∼2명이 함께 탑승한다. 열차팀장의 경우 별도 열차팀장실이 있다.


승무원실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승무원들이 열차 팀장이나 기관사와 무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승객 대피를 유도하는 등 안전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이다.


유 승무원은 "승객 입장에서는 수유실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승무원들도 승무원실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승무원이 공간을 쓰는 동안 수유실을 찾은 승객이 밖에서 기다리거나, 승무원이 승객을 위해 업무 중간에 통로로 나가는 일이 매번 반복된다고 한다.


특히 남성 승무원들이 수유실을 이용하다가 승객 민원을 받는 등 민망한 상황도 빈번하게 연출되기도 한다.


최근 코레일은 승무원들의 계속된 요구에 열차 끝 동력실 앞에 승무원실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는 일부 열차에만 설치된 상황이라고 한다.


아울러 객실 전체를 순회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열차 끝 승무원실은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승무원들의 전언이다.




커튼으로 공간을 분리한 숙소 내부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숙소 등 휴식 환경에서도 원청과 자회사 간 차이는 뚜렷하다.


밤늦게 도착한 열차가 운행을 마치면 승무원들은 다음 날 오전 열차를 타기 전까지 역 인근에 마련된 임대 아파트에서 휴식을 취한다.


열차팀장 등 원청(코레일) 직원은 역사 안이나 선로 근처 독립된 숙소를 사용하지만, 자회사(코레일관광개발) 직원들은 아파트 한 채를 얇은 커튼으로 나눠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하고 있다.


원청인 코레일 직원들과 사실상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기본적인 휴식 인프라도 제공받지 못해 '안전 공백'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승무원은 "방이 세 개 있는 임대 아파트에 최대 9명이 함께 생활한다"며 "얇은 커튼을 쳐 공간을 나눠 쓰는데, 출근 시간도 다 달라서 3시간 남짓한 수면 시간조차 편히 쉴 수 없다"고 말했다.


휴게 공간이 마땅치 않아 승객이 오가는 대합실을 쓰기도 한다.


역사 내에는 원청 직원을 위한 전용 휴게실이 있지만 자회사 소속은 출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KTX·SRT 통합으로 열차 운행 횟수는 늘었다.


통합 이후 하루 KTX 운행 횟수는 주중에는 23회(379→402회), 주말에는 26회(431→457회) 증가했다.


일일 좌석 공급량도 주중 1만5천석, 주말 1만7천석으로 늘었다.




KTX·SRT 통합운행 시작일에 구호 외치는 승무원들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의 기관통합을 완료하고 KTX·SRT 통합 운행을 시작한 1일 서울역에서 열린 '철도 안전체계 이원화 국토부·한국철도공사 규탄 KTX·SRT 승무원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9.1 seephoto@yna.co.kr


전문가들은 승객 안전을 위해서라도 원·하청 구별 없는 충분한 휴게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열차 승무원은 업무 특성상 긴장도가 높은 직종인 만큼 최소한의 휴식 시설은 갖춰야 한다"며 "승무원의 충분한 휴식이 보장돼야 승객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전한 휴식을 보장하는 건 근로기준법의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라며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근무 환경과 시설을 동등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yn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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