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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새 전체 환자 3배 이상 증가…30~50대 연간 증가율 400%대
올해 상반기만 27만8천여명…이미 작년 연간 환자 수 넘어선 듯
"우리나라만 환자 수 많은 것 아냐"…인식 개선 속 성인 환자 증가세 영향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요즘 ADHD 진단받았다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나요."
최근 주변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환자가 급증한 것 같다는 글이 온라인상에 잇따르고 있다.
주변에서 ADHD로 병원을 찾았다거나 진단을 받았다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다.
실제로 통계를 들여다보면 국내 ADHD 환자 수는 빠르게 늘어나며 매년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10대 청소년이 가장 많지만, 증가세 면에선 30~40대 중년층이 더 가파르다.
정부 통계를 토대로 최근 ADHD 환자 증가 추이를 살펴보고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배경을 알아봤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ADHD 환자 4년 새 3배 이상 증가…올해도 작년 두 배 전망
ADHD 환자 수 증가는 여러 공식 통계에서 확인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ADHD 환자 수(심사 시점 기준. 단위별 중복 집계 제외)는 2021년 9만9천488명, 2022년 13만9천696명, 2023년 19만6천658명, 2024년 25만6천922명, 2025년 31만4천729명 등으로 매년 4만~6만명씩 늘어났다.
그 결과, 환자 수는 4년 새 3배 이상 증가한 것은 물론 매년 역대 최다 환자 수를 경신 중이다.
올해 상반기 환자 수도 27만8천557명으로 2024년 연간 환자 수를 이미 넘어섰다. 월평균 4만6천여명씩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올해 7월에 작년 연간 환자 수를 초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지난 8월 발표한 '의료용 마약류 월간 동향'에서도 같은 경향이 확인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메틸페니데이트 처방환자 수는 2022년 22만1천483명, 2023년 28만663명, 2024년 33만7천595명, 2025년 39만2천239명으로 3년 만에 거의 2배로 늘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6세 이상 소아·청소년 및 성인의 ADHD 치료제에 사용되는 주성분으로, 이 성분의 처방 정도는 ADHD 환자 수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올해 1~5월 메틸페니데이트 처방환자 수는 32만9천654명으로, 이미 작년 연간 환자 수에 육박한다.
올해 들어 매월 6만5천여명씩 처방받았다는 의미로, 이러한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올해 처방환자 수는 80만명에 육박하며 작년의 2배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의료용 마약류 월간 동향' 8월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10대 청소년 처방이 가장 많지만…30∼40대 급격한 증가세
연령대별로는 10대 청소년 환자 수가 가장 많다.
심평원의 연령별 ADHD 환자 수를 보면 지난해 10대(만 나이 기준 10~19세) 환자 수는 11만7천729명(25.2%, 연령별 환자 수의 총합 기준), 0~9세는 6만1천836명(18.5%)으로 19세 이하가 과반을 차지한다.
20~29세는 8만545명, 30~39세 5만2천106명, 40~49세 1만6천571명, 50~59세 4천107명 등이었다. 그 이상 연령대는 1천명을 밑돈다.
0~9세와 10~19세 환자 수는 4년 전인 2021년과 비교하면 113.5%와 183.4%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와 40대 환자 증가율은 400%를 웃돌며 소아 청소년층을 크게 앞질렀다.
40대 환자 수는 2021년 2천829명에서 지난해 1만6천571명으로 485.8% 증가했다. 30~39세 468.9%(9천159명→5만2천106명), 50~59세 439.7%(761명→4천107명) 등도 증가율이 400%대였다.
식약처의 메틸페니데이트 처방환자 수 자료에서도 지난해 19세 이하가 17만9천68명(45.7%, 연령별 환자 수의 총합 기준)으로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20대 9만8천126명(25.0%), 30대 7만1천6명(18.1%), 40대 2만6천231명(6.7%) 등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상승세 면에선 30대가 2022년 3만2천190명에서 지난해 7만1천6명으로 120.5% 증가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40대의 처방환자 수 증가율도 94.4%(1만3천490명→2만6천231명)로 19세 이하(79.5%) 및 20대(79.7%)를 앞질렀다. 50대도 31.8%(6천556명→8천642명)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더 많지만, 여성도 지속해서 느는 추세다.
심평원의 지난해 자료에서 남성 환자 수 대 여성 환자 수는 6대 4 비중이었다. 식약처 자료에서도 지난해 남성은 21만7천824명, 여성은 17만3천470명으로 남성이 더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블로그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ADHD 환자 증가 배경은…"인식 변화 속 '발견' 늘어난 것"
이처럼 ADHD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두고 최근의 증가 폭이 예년과는 다르다며 그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인식 변화와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접근성 개선, 성인 ADHD 진단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나타난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서울아산병원 이태엽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언론에 많이 보도도 되고, 이로 인해 인식 변화가 일어나면서 ADHD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주원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도 인식 변화를 주원인으로 꼽으면서 "과거에는 과잉행동이 포함된 남성 환자 비율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과잉행동이 뚜렷하지 않은 여성 환자 비율이 높아진 것이 그 증거"라고 분석했다.
심평원 통계에서도 2021년 7대 3이었던 남녀 환자 비율은 계속 격차가 줄어들며 지난해 6대 4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 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수가 늘어나면서 접근성이 개선된 것도 환자 수가 급증한 배경으로 지목했다.
정부의 정신건강 관련 기관 유형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정신의료기관 수는 2019년 5천858개에서 2024년 7천240개로 늘어났다.
일각에선 우리나라만 유독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ADHD의 유병률을 감안할 때 현재 국내 ADHD 환자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많은 편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세계적으로 ADHD 유병률은 약 5% 정도로 보고되는데 국내 ADHD 환자 수가 이같은 기준치를 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원명·우영섭 교수 연구팀이 2023년 10월 국제학술지 '임상 정신약물학 및 신경과학'(Clinical 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6개 건강검진기관을 찾은 19세 이상 성인 1만7천799명(남 1만2천232명, 여 5천567명)을 대상으로 설문 평가한 결과, ADHD 유병률은 20대 7.7%, 30대 3.1%, 40대 1.3%, 50대 1.0%, 60세 이상 1.1%였다.
이태엽 교수는 "통상 소아 유병률은 5~10%, 성인은 3~5% 정도로 보는데 ADHD 환자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아직 환자 수가 이 정도에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치료가 이뤄지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원 전북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전 세계적으로 보면 발병률은 나라마다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하 원장은 ADHD 환자 증가를 두고 '발견의 문제'라고 평가했다. 환자 자체가 새롭게 생겨나거나 과거보다 늘어난 것이 아닌, 발견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연합뉴스TV 제공]
◇ '자가진단' 성인 환자 늘어…"과도한 걱정이나 다른 질병일 수도"
전체적으로 ADHD 환자 수가 늘어난 것은 특히 성인 ADHD에 대한 관심이나 인식이 확산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선 자신이 성인 ADHD인 것 같다며 병원 소개나 증상을 문의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모(47)씨는 "안 그래도 스스로 산만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성인 ADHD 진단을 받았다는 사람들의 얘기가 계속 나오더라"면서 "이런 글들을 읽다보니 증상이 너무 똑같아 나도 ADHD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 친구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성인 ADHD 진단을 받아 약을 먹었더니 게으름이나 산만함이 사라지는 등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 같다는 후기도 많아 병원 방문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ADHD에 대한 정보가 확산하면서 김 씨처럼 성인들이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아 ADHD 여부를 문의하는 사례가 늘었으나 과도한 걱정이나 다른 질병으로 판정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태엽 교수는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체크리스트 중 몇 개 항목에 해당해 성인 ADHD가 의심된다고들 하는데 몇 개가 해당하는지도 보지만 어느 정도인지도 중요하다"면서 "과거에는 어느 정도의 ADHD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사회가 발전하면서 점점 집중을 요구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일이나 학업에서 집중할 필요성이 커진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치료 효과 후기를 보고) 그런 기대를 갖고 오는 분들은 열에 아홉은 실망한다"면서 "그 정도의 효과를 경험하는 것은 일부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박태원 교수는 "대중매체에서 성인 ADHD를 많이 다루니 나도 그렇지 않나 생각하고 셀프 체크한 뒤 병원을 찾기도 하고, 자녀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부모도 뒤늦게 필요성을 느껴 치료받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치료 효과를 두고는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사람이라면 약효를 크게 느끼겠지만 개인차가 크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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