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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정법률상담소 '창립 70년'…민간 법률구조 453만건

입력 2026-09-02 18: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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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이태영 선생 창설, 국내 첫 법률상담…화해조정·소송구조로 권리구제


9일 기념식…호주제 폐지 등 가족법 개정운동에도 앞장

시대따라 상담도 변화…최근엔 노년이혼·부양·상속 늘어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창립 70주년 심포지엄

[상담소 제공]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국내 최초 민간 법률구조기관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56년 고(故) 이태영 선생이 여성법률상담소라는 이름으로 창설한 가정법률상담소는 국내에서 '법률상담'을 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경제적으로 어렵고, 또 법을 잘 몰라 자기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법률 상담을 제공한 것이 활동 시초다.


이렇게 시작한 법률구조 활동은 화해조정, 소장 등 서류 작성, 소송구조 지원으로 영역을 넓혔다.


2025년 말 기준 상담소가 지난 70년간 해온 법률구조 활동은 화해조정 8만5천690건, 서류작성 1만5천168건, 소송구조 1만2천445건, 법률상담 202만7천535건 등 총 214만838건이다.


1966∼2019년 전국 지부에서 처리한 법률상담 등을 포함하면 상담소의 법률 구조활동 건수는 약 453만건을 넘어섰다.


상담소 측은 "법률구조 사업을 기반으로 호주제 폐지를 완수한 가족법 개정운동, 의식개혁을 위한 법의 생활화 운동과 교육 프로그램, 가정문제 예방과 대안 모색을 위한 조사연구사업 등을 해오면서 우리 사회의 법률복지 영역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펼쳐왔다"고 자평했다.


상담소가 70년간 활동해오는 동안 상담 유형도 세태와 함께 여러 변화를 겪었다.


창립부터 1960년대까지는 사실혼 해소상담 비율이 높았고, 이혼사유도 배우자의 외도와 배우자 가족과 갈등, 마찰 등과 관련한 이혼상담이 많았다.


1970년대에는 부부갈등 상담이 급증했고, 한국전쟁 및 베트남 전쟁, 파독 광부 등 십수 년이 흘러도 배우자 생사가 확인되지 않자 배우자의 생사불명을 이유로 이혼 상담을 해온 경우가 늘었다.


1980∼1990년대에는 남편 폭력을 호소하는 아내가 상담소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피해 집을 나간 아내의 가출을 문제삼아 이혼상담에 나선 남편들도 상담소를 오갔다.


2000년대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불황이 계속되자 경제문제로 이혼을 고민하는 이들이 상담을 자청하는 일이 많았다.


2010년대 들어서는 폭력, 외도, 경제갈등 등 구체적인 사유보다는 애정상실, 대화단절, 성격차이 등 추상적이거나 입증이 어려운 사유로 이혼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창립 70주년 기념식

[상담소 제공]


2020년대에는 노년 이혼, 부양, 유언이나 상속, 성년후견 등과 관련된 상담이 느는 추세다.


상담소 측은 "지난 70여년간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러한 변화는 상담소를 방문한 내담자들의 특성과 상담사유 등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나타났다"고 지난 상담 활동을 돌아봤다.


상담소 측은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상담소 회관에서 창립 7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행사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조정식 국회의장이 영상 축사로 창립 70주년을 축하한다.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조순열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등은 기념식 현장에 참석해 직접 축사를 전할 예정이다.


또 70주년 발자취를 담은 영상 상영에 이어 곽배희 상담소장이 상담소 70년을 돌아보며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한다.


상담소 측은 상담소 법률구조 사업에 헌신적인 노력을 해온 유공자 50명에게 표창을 수여한다. 소송구조와 야간상담에 헌신한 천정환 변호사 등 상담소 백인변호사단 소속 변호사 22명, 자원봉사자 6명, 전국업무협력기관 18개소 등 유공자 46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한다.


김상용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장희숙 성공회대 명예교수, 이현혜 작가, 서동일 감독·장차현실 작가 부부에게는 공로패가 주어진다.


창립을 기념해 서은혜 작가의 무료 전시회가 상담소 1층에서 16일까지 열린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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