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78년 검찰청 역사 뒤안길…고소·고발부터 영장까지 전면 재설계
공소청 직제·예산 미확정…중수청은 2천874명 규모로 준비 속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78년 역사의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동시에 출범하는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유지돼 온 검사의 수사권은 전면 폐지돼 고소·고발 접수부터 영장 청구, 기소와 공소 유지에 이르는 형사절차 전반이 재편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 정부조직법과 공소청법·중수청법, 개정 형사소송법이 다음 달 2일 시행된다.
1948년 출범한 검찰청은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검찰이 함께 수행해 온 수사와 기소 기능은 중수청과 공소청으로 나뉜다.
검찰은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범죄 수사와 경찰 수사지휘, 영장 청구,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해왔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되고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가 제한된 데 이어, 2022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으로 검찰의 수사 기능은 한 차례 더 축소됐다.
지난해 10월에는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수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어 두 기관의 조직과 권한을 정한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이 올해 3월 제정됐고, 지난 7월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일반범죄는 경찰, 중수청법이 정한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 등 6대 중대범죄는 중수청이 담당한다.
고위공직자범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관세·조세·환경·노동·식품 등 전문 분야 범죄는 각 부처 특별사법경찰이 수사한다.
법무부 소속 공소청은 이들 수사기관에서 넘겨받은 사건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한다. 헌법상 검사에게 부여된 영장 청구권도 공소청 검사가 행사한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사법부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6.8.30 nowwego@yna.co.kr
검찰청은 공소청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대검찰청은 지난 5월 공소청 개청 준비단을 꾸려 관련 업무를 진행 중이다. 기획조정부가 운영을 총괄하고 과학수사부와 형사부, 반부패부, 공공수사부 등 관련 부서와 검찰연구관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준비단은 공소청의 직제와 인력 배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청사·시설 등을 점검하고 공소청 체제에 맞게 대검 훈령과 예규를 정비해왔다.
기존 검찰의 전문 인력과 수사·공판 노하우를 새로운 체제에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새 제도에 따른 업무 절차를 점검하기 위한 시범 운영도 진행 중이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서울북부지검과 대구서부지청·마산지청·논산지청 등 4곳에서 '공소청 운영모델'을 시험하고 있다.
법무부는 수사준칙 등 하위법령을 정비하고 관계 부처와 공소청 직제·예산안을 협의하고 있다.
다만 출범을 한 달 앞둔 현재까지 직제와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조직 편제와 인력 배치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법무·검찰 수장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지명되기는 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등 취임 절차가 남아 있다.
검찰총장 자리도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총장이 물러난 이후 1년 2개월째 공석이어서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을 앞둔 주요 의사결정과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검사와 수사관 상당수가 중수청으로 옮길 가능성이 큰 점도 변수다.
실제 이동 인원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검찰 내부에서는 향후 보직과 업무 분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은 직제와 정원을 확정하고 인력 충원과 청사·전산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18일 확정된 직제에 따르면 중수청은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청에 총 2천874명 규모로 출범한다.
수사관이 2천567명으로 전체 정원의 89.3%를 차지하고 일반직 공무원 등은 307명이다.
본청에는 396명, 6개 지방청에는 2천478명이 배치된다.
가장 규모가 큰 서울청은 차장 3명을 포함해 1천89명으로 구성된다.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 범죄와 법왜곡죄 등 7개 수사 분야별 전담 조직과 보이스피싱·가상자산·마약범죄 등을 담당하는 합동수사조직도 설치된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지난달 5∼12일 전국 검찰청 19곳에서 특례임용 설명회를 열고 조직과 인사제도, 보수·처우 등을 안내했다.
이후 진행된 특례임용에는 검찰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 총 2천375명이 지원했다. 중수청 총정원의 82.6%에 해당하는 규모로, 검사 지원자도 104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수청 본청과 서울청은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빌딩에 함께 입주한다. 부산·대구·광주청도 민간 건물을 청사로 사용하며 대전청과 수원청은 임시 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정부는 다음 달 2일까지 민원·수사·행정에 필요한 공간을 우선 마련하고 나머지 시설은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완공할 계획이다.
전산망은 독자적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이 구축될 때까지 경찰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중수청 업무에 맞게 개편해 사용한다. 출범일에는 사건 접수와 배당 등 필수 기능을 먼저 가동하고 나머지 사건 처리 기능은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다만 조직을 이끌 초대 중수청장은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9일 법조·학계 전문가 등 9명으로 중수청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같은 달 26일까지 국민 천거를 받았다. 후보 추천위는 이달 초 심사를 거쳐 3명 이상을 행안부 장관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행안부 장관이 이들 중 1명을 제청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초대 중수청장을 임명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신설은 한 기관에 집중된 수사·기소 권한을 분산해 상호 견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중수청은 중대범죄 수사 전문성을, 공소청은 기소와 공판 역량을 각각 강화한다는 목표도 담겼다.
법무부는 지난달 28일 입법예고한 수사 준칙 개정안 등을 통해 합동수사단과 공소청 전담검사 지정, 중요 사건에 대한 사전 협력, 특사경 지도·조언 제도 등을 마련해 수사와 기소 분리에 따른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제도가 헌정사상 처음 시행되는 만큼 기관 간 협업과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사기관이 작성한 기록을 공소청이 다시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수사 요구로 돌려보내는 과정이 반복되면 사건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
수사 단계에서 검사가 확보된 증거와 공소 유지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던 구조가 사라지면서 수사와 재판 전략이 단절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trauma@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