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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재편 D-31] ② 합수본도 특사경도 '사각지대'…부실수사 방지장치는

입력 2026-09-01 05: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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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검사, 합수본 수사팀엔 '협력'…특사경엔 '지도·조언'만


수사기관 관할 불분명·사건 핑퐁에 지연 우려…견제장치도 부족




합수본도 특사경도 '사각지대'…부실수사 안전판 있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기자 =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관 간 사건 핑퐁과 수사 공백 등 예상되는 부작용을 막을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달 28일 개정 형사소송법을 반영한 수사준칙 개정안과 특별사법경찰관 협력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형사사법체계 전면 개편이 예고된 상황에서 법안이 아닌 대통령령 개정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법무부는 검사 수사권이 사라지면서 검·경 합동수사기구 해산 우려가 커지자 수사준칙을 개정해 협력 근거를 마련했다.


공소청과 수사기관이 협의해 합동 대응 사건을 지정할 수 있고, 공소청은 합동수사단과 협력하기 위해 전담 부서나 전담 검사를 두는 방식이다.


검사는 수사를 제외한 영장 검토·청구, 법률 조언 등에 한정해서 협력이 가능하다.


검사가 수사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경우 피고인 측에서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수사에 개입했다며 증거 능력을 문제 삼을 수 있다.


공소청은 더 이상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합동수사기구는 공소청이 아닌 수사기관 산하에 설치해야 한다.


중수청·공소청법에 따라 중수청 수사관과 공소청 검사는 상호 파견도 불가능하다.


법조계에선 검사가 합동수사기구에 합류하지도 못한 채 영장 검토·청구만 담당한다면 '합동 대응'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의 일반적인 경찰 송치사건 처리 방식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증권, 마약, 보이스피싱 등 민생 사건부터 정교유착,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등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까지 검찰 주도로 9개 합동수사본부가 운영 중이다.


주요 수사팀 파견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검사가 수사 역량을 발휘하고 수사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조직이 합동수사본부"라며 "검사와 협력한다는 수사준칙만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짚었다.


대안으로는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법처럼 형소법에 합수본 파견 검사에 한해 수사권을 인정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여권에서 검사에게 수사권을 남겨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탓에 법 개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해 '수사 지휘'를 할 수 없고 '지도·조언'만 가능하도록 설계된 점도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특사경 협력 규정안에서 특사경이 정당한 이유 없이 검사의 지도·조언에 응하지 않으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와 시정조치 요구 대상이 되도록 했다.


정당한 이유가 있어 지도·조언을 이행하지 않았다면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의견서에 기재해 사건 기록에 남겨야 한다.


검찰 내부에선 '정당한 이유'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강제력이 없는 협조 관계는 법률상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관장의 외압이나 특사경 개인 비위, 법리 오인 등으로 인한 잘못된 수사를 막기 위해선 개별 사건에 대한 지도·조언 요청을 의무화하는 등 보다 강제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도·조언의 의미나 그 권한이 불분명해 우회적인 수사 지휘나 불법 수사 개입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수사준칙 개정안에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에도 최대 90일 동안 검사가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선 당장 10월부터 수사 인력이 중수청으로 이동하면 공소청에서 남은 수사가 가능하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검찰청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중수청 특례임용 신청자는 2천375명으로 정원의 82.6%다.


특히 마약수사직 등 수사 전문 인력은 경력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수가 중수청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 분야 보완수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검찰 간부는 "개정 형사소송법의 문제점이 남아있는 한 수사준칙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수사 지연이나 부실 수사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대신 중수청에 보완수사 전담팀을 둔다는 구상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중수청은 서울과 수원·대전·대구·부산 등 전국 6곳에만 설치된다.


제주도에서 조사받던 피해자가 보완수사가 필요하면 광주중수청까지 가야 한다.


기업이나 경제 범죄 등 주요 사건 수사를 위해 중수청에 지원한 수사관들이 보완수사 전담 부서를 기피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중수청 출범 앞두고 열린 임용 설명회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7일 오전 강원 춘천시 춘천지검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려 검찰 직원들이 청사 안을 오가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은 오는 10월 출범을 앞두고 지난 5일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임용 설명회를 열고 있다. 2026.8.7 conanys@yna.co.kr


수사기관 간 관할 충돌 우려도 있다.


중수청의 6대 중대범죄는 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각 부처 특사경의 수사 대상과 상당 부분 중첩된다.


중수청법에 따라 중수청장이 사건 이첩을 요청할 수 있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이첩 요청을 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이 포함됐다.


중복수사 시 우선권 등 보다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10월부터 검찰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중수청과 경찰, 공수처가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 앞다퉈 굵직한 사건을 찾아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자칫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수사처럼 기관 간 '수사 경쟁'이 발생하거나 반대로 '사건 핑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셈이다.


중수청에 대한 외부 견제 장치도 부족하다.


현재 중수청 수사관과 일선 경찰서장급인 총경은 공수처 수사 대상이 아니다.


10월부터 검사 대신 주요 수사를 담당하는 데도 직무상 비위가 발생하면 소속 기관에 자체 수사를 맡겨야 한다.


공수처는 최근 수사 대상으로 중수청 소속 4급 이상 수사관과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br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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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1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