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검찰총장 공석 1년 2개월…'대행의 대행'으로 검찰청 역사 마감하나
하반기 인사도 최소화…중수청 이동 유도하려 '검찰 힘빼기' 해석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되도록 사표가 수리되지 않으면서 검찰 수장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오는 10월 2일 공소청 출범을 앞둔 격변기에 조직을 추스를 구심점이 사라진 데다 인사마저 최소한에 그치면서 검찰 내부도 동요하는 모습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 대행이 지난달 31일 제출한 사직서는 이날까지 수리되지 않았다.
구 대행은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당시 "법조계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와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남겨진 상태에서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제도 공백과 국민 보호에 부족함이 없는지 한 번 더 살펴봐 달라"고 밝혔다.
이후 구 대행은 연차를 사용하며 출근하지 않고 있다. 신분상으로는 여전히 대검찰청 차장검사이자 검찰총장 직무대행이지만 사실상 지휘 업무에서는 손을 뗀 상태다.
구 대행의 공백은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메우고 있다. 검찰총장은 물론 총장 직무를 대신할 대검 차장까지 자리를 비우면서 기조부장이 검찰 조직을 이끄는 이른바 '대행의 대행' 체제가 한 달째 이어지는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직무대행의 사표가 이처럼 장기간 처리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 끝에 사의를 표명했을 때는 이틀 만에 대통령의 면직안 재가가 이뤄졌다. 법무부는 노 대행 퇴임 당일 구자현 당시 서울고검장을 대검 차장으로 전보하는 '원포인트 인사'도 단행했다.
검찰총장 자리는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총장이 퇴임한 이후 1년 2개월째 공석이다. 노만석·구자현 대행 체제를 거쳐 이제는 대검 기조부장이 사실상 총장 역할을 맡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구 대행의 사표 처리가 늦어지는 배경에 초대 중수청장과 공소청장 인선 문제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설되는 중수청의 수장을 먼저 정한 뒤 두 기관의 균형과 역할 등을 고려해 공소청장을 임명하려는 구상이지만, 중수청장 후보 물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소청장 인선까지 함께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장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공소청 출범 준비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검은 개청준비단을 중심으로 공소청 조직과 부서 개편, 인력·예산 배치, 각종 훈령과 지침 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공소청 직제와 세부 인력 배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행의 대행'이 법무부와 주요 쟁점을 조율하고 조직의 의견을 대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의 사표도 지난 24일 수리되면서 법무부 역시 이진수 차관의 장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형사사법체계 전면 개편을 한 달여 앞두고 법무부와 검찰이 동시에 임시 지휘체제를 맞은 것이다.
검찰 인사도 최소한에 그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24일 일반검사 16명에 대한 소규모 전보 인사를 단행했지만, 검사장급과 고검검사급인 차장·부장검사 인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청 폐지와 보완수사권 폐지로 사직을 고민하거나 실제 퇴직 절차를 밟는 검사들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후속 인사까지 미뤄지면서 일선의 업무 공백도 커지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정부가 중수청에 검찰의 숙련된 수사 인력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검찰 힘 빼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기존 검찰 조직의 보직과 승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어 중수청 이동을 유도하고, 검찰의 조직적 결속과 대응력을 약화하려는 전략적인 행보가 아니냐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는 "검찰청이 폐지되고, 권한과 역할이 대폭 변화하는 격변기에 수장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조직이 구심점을 잃은 상황"이라며 "신설되는 중수청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검찰 내부 동요를 방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trauma@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