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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건대·명동 주요 상권 잇단 입점…평일 낮에도 오픈런·인증샷 행렬
"생소하지만 색다른 맛"…SNS 입소문 타고 MZ 음료 트렌드로 급부상

[촬영 정풍기]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서효주 인턴기자 = 28일 오전 11시께 찾은 서울 강남역 인근 중국계 티 브랜드 A사 매장.
평일 낮 시간대인데도 매장에는 젊은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문한 음료나 매장 안팎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여기 중국에서 유명한 곳이래", "뭐가 제일 맛있대?"라며 신중하게 메뉴를 고르는 대화 소리도 곳곳에서 들려왔다.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중국계 티 브랜드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마라탕과 탕후루 등 중국 먹거리가 잇따라 흥행한 데 이어, 이번에는 다양한 중국 차(茶) 음료가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매장에는 일반 커피전문점에서 흔히 맡는 커피 향 대신 은은한 차향이 감돌았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를 묻자 직원은 재스민차를 베이스로 한 음료를 추천했다. 당도와 얼음양을 취향에 따라 조절할 수 있어 '나만의 맞춤 음료'를 주문할 수 있었다.
◇ "처음 보는 메뉴·진한 차 향 매력"…SNS 입소문 타고 강남 상권 진출
주변 영어학원에 들렀다가 처음으로 A사 강남점을 찾은 대학생 윤예림(20) 씨는 "SNS에서 여기가 유명하고 큰 매장이라고 해서 와봤다"며 "커피전문점보다 차 종류가 다양하고 처음 먹어보는 메뉴가 있어 신기했다"고 말했다.

[촬영 정풍기]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인근 직장인들의 발길도 속속 이어졌다.
직장인 김재윤(29) 씨는 중국 현지에서 티 브랜드 음료를 맛본 뒤 한국에서도 단골이 됐다며 기존에 접하던 음료와 차향이 다르다고 했다.
A사 매장에서 도보로 불과 몇 분 거리에는 또 다른 중국계 티 브랜드인 B사와 C사 매장도 성업 중이었다. 강남역 일대 상권에서만 여러 중국계 티 브랜드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B사 매장 역시 젊은 층으로 붐볐다.
해당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윤연지(20) 씨는 "우유푸딩 같은 토핑이 들어간 메뉴가 있는데 정말 맛있다"고 평가했다.
◇ 건대·명동까지…주요 상권 파고든 中 티 브랜드
중국계 티 브랜드들은 강남을 넘어 홍대, 건대 등 서울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브랜드가 잇따라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리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넓어지는 추세다.
국내 진출 초기 '오픈런'과 긴 대기 행렬로 화제를 모았던 브랜드들은 지점을 확대한 뒤에도 여전히 탄탄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A사 건대점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만석이었다. 손님들은 음료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거나 과제를 하고 있었고,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손님도 15∼20분에 한 팀꼴로 나타났다.
브랜드 출시 초기부터 즐겨 찾았다는 대학생 이모(24) 씨는 "차의 풍미가 깊은 데다 가격대도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 수준이라 가성비가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개점 초기처럼 무작정 줄을 서는 반짝 유행 단계는 지났지만, 이제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한 '취향 소비'로 확실히 자리 잡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촬영 정풍기]
외국인 관광객이 밀집한 명동 상권의 분위기는 또 달랐다.
C사 명동점은 중국계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고, 인근에 지점 2곳을 둔 B사 역시 주문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 매장 간판을 배경 삼아 '인증샷'을 남기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C사 명동점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사토 카나미(22) 씨는 한국 여행 일정을 짜다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을 보고 방문했다며 "일본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 "색다른 경험에 꽂힌 2030"…글로벌 공략 나선 中 기업과 '맞물림'
소비자들이 중국계 티 브랜드를 찾는 배경에는 기존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차별화된 맛과 메뉴에 대한 호기심이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맛을 찾는 젊은 층 수요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중국 식음료 기업들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촬영 서효주]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중국경영연구소장)는 "마라탕, 탕후루, 하이디라오(훠궈 브랜드) 등 중국 식음료가 한국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다"며 "선례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식음료 분야에서 중국 브랜드가 더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중국 내 화두인 '출해(出海·해외 진출)' 전략을 짚었다.
그는 "중국 소비재 기업들이 선진 시장인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한국에서 성공했다는 것 자체가 다른 나라에 진출할 때 굉장히 좋은 홍보·마케팅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심리 측면에서도 거부감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새로운 맛과 메뉴를 경험하고 이를 SNS에서 공유하려는 경험 소비 성향과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마라탕이나 탕후루가 먼저 유행하면서 중국에서 유래한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젊은 층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지속적인 소비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결국 맛과 품질,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촬영 정풍기]
pun9@yna.co.kr seohyo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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