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현장 혼선에 노동쟁의 범위 구체화…법적 안정성·실효성도 감안
시행령은 위헌 논란 소지…'N% 성과급' 기준도 담길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1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옥성구 기자 = 고용노동부가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노동쟁의 범위를 시행령이 아닌 시행지침을 통해 보강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하위법령 검토에도 나섰지만, 법에 위임 조항이 없어 발생할 수 있는 위헌 논란을 피하고 현장 적용의 '즉시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2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노동부는 노란봉투법상 쟁의행위 범위를 시행령이 아닌 시행지침에 담기로 청와대와 뜻을 모았다.
지난 3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동쟁의 대상이 확대되며, 현장 곳곳에서 쟁의 범위를 둘러싼 분쟁이 잇따르자 노동부는 구체적인 기준 마련에 착수했다.
기존 노동쟁의 대상은 임금, 근로시간, 복지, 해고 등 근로조건에 한정됐는데, 개정 노조법의 제2조 제5호에 따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 등이 쟁의 대상에 추가됐다.
애초 노동부는 지침을 통해 노동쟁의 범위를 명확히 하려 했는데, 이 대통령이 "시행령 등을 통해 기준을 정하라"고 두 차례 지시하면서 시행령·시행규칙 등 행정입법을 적극 검토했다.
다만, 노동부는 입법 체계와 실효성, 법적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저울질한 끝에, 결국 시행지침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무엇보다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지가 최우선 고려 대상이 됐다.
시행령 개정은 관계기관 협의, 입법예고, 규제 및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 법정 절차에만 최소 3개월 이상 소요된다.
반면, 시행지침은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발표 즉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시행령 추진 시 불거질 위헌 가능성도 고려사항이 됐다.
헌법 제75조는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해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노란봉투법 자체에 명시적 위임 조항이 없는 상황에서 시행령으로 쟁의 범위를 제한할 경우 행정부 월권이자 위헌이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새롭게 마련될 시행지침에는 노동쟁의 범위에 대한 세부 판정 기준이 담길 전망이다.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을 통해 구체적 판단 기준을 제시했는데, 여기에 사례 등을 더해 보다 구체화한 수준의 시행지침이 나올 예정이다.
가령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결정'에 대해 노동부는 당시 해석지침에서 '합병·분할·양도·매각 등 기업조직 변동 자체는 교섭 대상이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정리해고나 배치전환 등 근로조건의 실질적 변동을 초래한다면 교섭 대상이 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최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이를 근거로 호남 반도체 공장이 신설되면 전보 등 배치전환 가능성이 있으므로 쟁의 대상이라고 주장했는데, 이에 선을 그은 노동부는 이같은 사례 등을 정리해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장의 혼선 최소화를 위해서는 시행령·시행규칙보다 지침 형태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기존 해석지침을 더 구체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노동부는 시행지침에 '영업이익 N% 성과급'의 노동쟁의 대상 여부도 담을 계획이다.
노동부는 오는 31일 노사 양측을 만나 새 지침의 취지와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새 시행지침이 현장 갈등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노사 모두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노동계는 시행령뿐 아니라 시행지침으로도 노동쟁의 범위를 좁게 못 박는 건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축소하는 것이라며 비판한다.
경영계는 지침 수준의 대응은 법적 구속력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근본적인 보완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침은 결국 법원 가서 효력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보완입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시행지침으로는 현장 혼선이 잦아들기 힘들다고 우려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 중에 근로자의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이뤄지는 결정은 오히려 극소수 예외에 해당한다"며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면 시행령에 권한을 위임하는 보완입법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지난 3월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양경수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3.10 jjaeck9@yna.co.kr
ok9@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