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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기피·불안·수면장애 겪었으나 충분한 치료와 심리지원 받지 못해"
용산구 초기대응 조사에선 당직자들 매뉴얼 숙지 미흡·상황보고 지연 확인

[촬영 양수연]
(서울=연합뉴스) 양수연 기자 = 10·29 이태원참사 대응에 투입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다가 숨진 소방관 2명이 각각 161번째, 162번째 참사 희생자로 인정됐다.
10·29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이태원특조위)는 25일 오전 제64차 위원회를 열고 소방관 남모씨와 박모씨에 대한 조사결과보고서 2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두 사람의 죽음을 "심각한 외상성 정신적 피해를 입고, 이후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받지 못해 자해로 사망한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참사 당시 경험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됐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태원특조위는 지난 4월 두 사건에 대한 조사를 개시해 이들의 참사 당시 활동과 참사 이후 심리 상태 변화, 자해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등을 살폈다.
소방관 남씨는 참사 당시 용산소방서 소속으로 현장 구조 활동에 참여했으며 시신 이송 업무도 수행했다. 그는 PTSD와 불면증으로 지난해 6월 공무상 요양을 신청했으나 불승인 판정을 받은 뒤 자택에서 사망했다.
조사에서는 남씨가 참사 이후 감정 기복이 심해지며 대인기피와 우울·불안·불면 등 증상을 겪었고, 이로 인해 정신과 진료와 약물치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태원특조위는 남씨 유가족의 재심 신청으로 순직유족급여 지급이 최근 승인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송기춘 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 1월 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참사 현장 골목에서 희생자 추모를 하고 있다. 2026.1.5 photo@yna.co.kr
인천 미추홀소방서 소속 구급대원으로 참사 현장에서 사망자와 경증 환자를 분류·이송했던 소방관 박씨는 지난해 8월 외출 후 귀가하지 않았고 10여일 뒤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평소 다정다감하며 책임감이 강하고 주변을 잘 챙기는 성격이었던 박씨는 참사 이후 수면장애와 우울감을 겪고 말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환청을 듣는 등 불안 장애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우울증 치료제와 수면 보조제 등을 복용하고 10여 차례 심리상담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의결로 공식적인 이태원참사 희생자는 162명으로 늘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3월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2026.3.13 [공동취재] photo@yna.co.kr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참사 당시 용산구 재난안전상황실 초기 대응 적정성 조사의 중간보고도 이뤄졌다.
이태원특조위는 지난 3월 청문회 이후 박희영 전 용산구청장과 당시 당직근무자 등에 대한 추가 진술조사 등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용산구청은 당시 야간·공휴일에 재난상황 접수·보고·전파 업무를 일반 당직근무자에게 맡기고 있었으나, 이들은 관련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매뉴얼도 숙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일 용산경찰서 관계자의 요청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전단지 제거 작업에 투입된 당직근무자 2명이 약 2시간 20분 동안 당직실을 비운 데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태원특조위는 이같은 재난상황 관리체계의 문제로 인해 압사 사고 보고·전파와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향후 용산구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실제로 어떻게 구성됐고 어떤 조치를 했는지 등 남아있는 의혹들도 추가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see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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