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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포제련소 인근 낙동강 주민, 강남서 경찰 고발…광수대가 재수사

입력 2026-08-25 05: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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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수사심의회서 재수사 결정…포괄일죄·동일인 등 법리 복잡




석포제련소

[봉화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의 '낙동강 중금속 오염 의혹'에 대해 영풍 측을 불송치 처분한 경찰 수사관이 제련소 인근 주민들로부터 고발당했다. 수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는 취지다.


실제로 이 사안을 다시 들여봐달라고 요청받은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최근 재수사를 결정했다.


25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낙동강 상류 환경피해 주민대책위원회와 영풍석포제련소 봉화군 대책위원회는 최근 강남경찰서 A수사관을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수서경찰서에 냈다.


이들은 장형진 영풍 고문에 대한 고발을 3개월 만에 불송치로 결론 낸 수사관이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한다.


대면조사 한 차례 없이 이뤄진 각하 취지 불송치 처분이 '봐주기 수사'였다는 것이다.


각하는 수사할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거나 애초에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피고발인 소환 등 수사를 본격화하기 전 법리부터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강남서는 장형진 고문 지위가 바뀐 2015년을 기준으로 사건을 쪼개는 법리적 틀을 제시했다. 그 이전 대표이사로서 행적은 이미 10년이 넘은 과거로,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것이다.


2015년부터 행적은 장 고문이 대표이사가 아니었으니 석포제련소 운영에 대해 실질적으로 발휘하는 권한이 없었다는 게 강남서가 내린 판단이다.


고문으로서는 경영 실적 보고 회의에 참석한 적도 없고, 현재 보유한 주식도 없어 제련소로 인한 일대 오염의 혐의를 적용할 '대표자'로 볼 수 없다는 논리다.




서울 강남경찰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대책위가 수사관을 상대로 고발까지 한 건 이런 결정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명시적 판단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봐서다.


공정위는 장형진 고문을 영풍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상태다.


실제로 공정위는 이에 대한 대책위 질의에 "장 고문은 경영 현황을 보고받고 주요 계열사 이사회 일원"이라며 "기업집단 영풍을 대표해 활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회신했다.


이런 설명을 고려하면 포괄일죄(동일 범죄 행위를 여러 번 하면 하나로 묶어 처벌) 법리가 적용돼, 장 고문을 매개로 환경 범죄가 중단 없이 이어져 온 것이니 공소시효가 문제 될 수 없다는 게 대책위 주장이다.




안동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대책위는 지난해 7월 영풍의 다른 인사들이 항소심 무죄를 선고받았으니 장형진 고문도 똑같이 혐의가 없다는 강남서 판단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풍 임직원들은 제련소 바닥 균열을 통해 낙동강에 카드뮴을 무단 방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대구지방환경청의 2020년 제련소 1·2공장 내 카드뮴의 낙동강 유출량 추정치 산정 결과 등을 토대로 일대 오염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런 오염이 오랜 조업 때문일 개연성이 매우 높더라도, 임직원이 특정 기간 고의로 저지른 조직적 범죄의 결과라고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의 단기적 행위 때문이 아니라 장기간 매립과 시설 관리 부실로 오염물이 강·토양에 축적됐을 개연성이 크다는 설명으로, 이를 두고도 강남서와 대책위 판단이 엇갈렸다.


강남서는 판결을 장 고문 무혐의 근거로 쓴 반면, 대책위는 법원이 석포제련소의 장기 오염 문제를 콕 집어 지적했으니 해당 시기 대표였던 그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적어도 장 고문이 수십년간 제련소 운영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강남서는 고발·피고발인에 대한 별도 고려 없이 각 주장과 법리만 검토해 처분을 정했다는 입장이다.


강남서 관계자는 "담당 수사관도 많이 고민해 수사관으로서 자신의 판단에 따라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특히 기업·환경 범죄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영풍 석포제련소 사건 재수사 촉구하는 낙동강 상류 환경피해 주민대책위원회

[낙동강 상류 환경피해 주민대책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포괄일죄 법리, 공소시효, 기업 범죄에 대한 대표자 책임을 둘러싼 양벌규정 해석 등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쟁점을 이루기 때문이다.


환경 범죄 고발사건이라는 특수성도 있어 엄밀한 수사상 판단을 내리려면 검토해야 할 문서만 최소 수천 쪽에 이른다.


대책위와 강남서의 판단이 첨예하게 엇갈린 작년 항소심 판결문만 140쪽이 넘는 데다, 지하수 흐름 모델링, 동위원소 비율 등 공학적 쟁점으로 빼곡하다.


하지만 수사관이 쏟아지는 사건을 '쳐내기' 바쁜 상황에서 전문성이 필요한 사건들을 고소·고발인의 불만 없이 깔끔하게 해결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의문도 나온다.


지난해 경찰 수사관 1인당 접수 사건 수는 133.8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흐름이다.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달 11일 재수사를 결정하며 강남서가 아닌 서울청 광역수사단에 사건을 배당한 것도 이런 현실을 고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각종 사건을 가리지 않고 맡느라 과부하가 걸린 일선 관서가 아니라 기업·환경 범죄 수사에 한층 전문성을 발휘하는 수사관서가 직접 따져보도록 하겠다는 판단인 셈이다.




서울경찰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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