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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고속道·통일교 원정도박·노상원 수첩·수원지검 개입 등 이첩 방침
법까지 고쳐 180일 수사하고도 여전히 '미제'…"실효성 우려 스스로 입증"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이밝음 최윤선 기자 = 3대 특검이 남긴 의혹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한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6개월간의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도 주요 사건들을 결론 내리지 못한 채 다시 경찰 등에 넘길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출범 전부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던 종합특검은 역대 최대 규모·최장 기간의 수사에도 또다시 다수의 미제를 남기면서 '무용론'이 현실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 경찰에서 넘겨받은 미제 사건들…6개월 수사 끝에 또 경찰로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은 지난 3월 수사에 착수하면서 3대 특검이 수사를 마치지 못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에 넘긴 사건 다수를 다시 넘겨받았다.
그러나 상당수 사건은 6개월의 추가 수사를 거치고도 마무리되지 못해 또다시 국수본으로 재이첩될 상황에 놓였다.
대표적인 사건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이다.
앞서 사건을 수사한 김건희 특검팀은 국토교통부 실무자 등을 기소했지만 노선 변경의 '윗선'으로 지목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특검팀은 원 전 장관 관련 사건을 국가수사본부에 넘겼고, 뒤이어 출범한 종합특검이 이를 다시 이첩받아 수사를 이어갔다.
종합특검팀은 원 전 장관을 출국금지하고 두 차례 소환한 데 이어 휴대전화 포렌식까지 벌였지만 결국 혐의를 규명하지 못해 다시 국수본에 사건을 넘기기로 했다.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 무마 의혹 사건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 관련 의혹을 수사해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과 한 총재 등을 기소했지만, 원정도박 첩보 유출·수사무마 의혹은 마무리하지 못했다.
뒤이어 출범한 종합특검은 경찰청 등을 압수수색하고 윤희근 전 경찰청장을 두 차례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지만 역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상원 수첩' 관련 의혹 역시 유사한 경로를 거쳤다.
앞서 내란특검팀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내란목적살인 예비음모 혐의로 입건해 수첩에 적힌 '수거 대상'과 처리 방안과 실제 실행 가능성 등을 수사했지만, 노 전 사령관이 진술을 거부하면서 구체적인 작성 경위 등을 규명하지 못했다.
내란특검팀은 수사 종료 뒤 사건을 국수본에 넘겼고, 이후 종합특검팀이 이를 다시 이첩받아 수사를 이어갔다.
종합특검팀은 수첩에 '수집소'로 적힌 연평부대 수용시설 등을 현장검증하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까지 내란목적살인 예비·음모 혐의 피의자로 조사했지만, 역시 노 전 사령관의 진술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끝내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일부 관계자를 기소했지만,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 '윗선' 관련 부분은 수사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사건을 이첩하기로 했다.
◇ '초대형 국정농단'도 미제로…역대 최대·최장 수사에도 줄이첩
3대 특검의 잔여 사건뿐 아니라 다른 수사기관에서 넘겨받은 사건들도 제대로 매듭짓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이 대표적이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대통령실이 개입하려 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에 관련 사건 이첩을 요청했고, 4월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당초 서울고검 TF는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을 조사하면서 외부 음식과 술을 제공하고 진술을 회유했다는 이른바 '연어·술파티'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종합특검팀은 여기에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대북송금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당시 국가정보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건 관련 자료가 선별적으로 확보됐다는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
권영빈 특검보는 당시 공개 브리핑에서 이를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했다.
특검팀은 박 검사를 비롯해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과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 등을 입건하거나 출국금지 하면서 수사 범위를 대통령실과 법무부·검찰 지휘부로 확대했다.
하지만 수사 초기 권 특검보의 과거 변호 전력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으로 담당 특검보가 교체됐고, 이후 주요 인물들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소환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사는 공전했다.
특검팀은 이 사건 역시 남은 기한 내 수사 마무리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첩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 큰 문제는 이런 재이첩 결정들이 정원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인원을 투입해 최장기간 수사를 벌이고도 나온 결론이라는 점이다.
종합특검팀은 앞서 당초 법에 정해진 150일을 모두 쓰고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추가 연장을 요구했다.
국회는 결국 특검법을 개정해 수사 기간을 30일 더 늘리고 파견 인력도 증원했다.
개정법상 특검팀의 법정 최대 인력은 271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가 됐고, 수사 기간도 내란·김건희 특검과 같은 역대 최장인 180일로 늘어났다.
3대 특검이 수개월간 수사하고도 남긴 사건을 정리한다는 명분으로 별도 특검을 꾸린 데 이어 법까지 바꿔 시간과 인력을 추가로 투입했지만, 상당수 사건은 결국 또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어가게 됐다.
과거 다른 특검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검찰 관계자는 "남은 의혹 해소를 위해 출범한 특검이 또다시 의혹을 남겼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출범 전부터 제기됐던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특검팀이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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