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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응기금 개편과 함께 교부금 산식 조정…20조 확보
교육청 선심성 복지에 제동…내국세 변동성도 완화
정부 "'20.79% 연동제' 포기 아냐…안정적 운영 위한 것"

지난해 3월 4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을 마친 1학년 신입생이 교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정부가 내국세가 늘어나면 기계적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이 증가하는 구조를 55년 만에 깨고 20조원 안팎의 투자 여력을 추가로 확보했다.
유치원·초·중·고교는 선진국 중에서도 높은 수준의 투자가 이뤄지지만, 대학 교육 등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했던 교육 투자의 양극화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시도 교육청의 선심성·현금 살포성 복지 관행에 제동을 거는 한편, 기존 교육교부금 지원 대상인 유치·초·중·고교를 넘어 어린이집과 고등·평생교육까지 고르게 투자한다는 취지다.
동시에 교육교부금 재원 확보의 안정성도 도모한다.
기획예산처, 교육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는 20일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에서 교부금 개편 방안을 공개했다.

[연합뉴스TV 제공]
◇ 학령인구 줄어도…교육교부금은 최근 10년간 30조 증가
이번 개편의 핵심은 교육교부금이 내국세에 연동되는 구조를 폐지하는 것이다.
대신 전년도 교육교부금에 최근 3년 연평균 경상 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곱한 산식으로 산정한다.
단순 연동구조에 비해 공식이 복잡해졌다. 다만, 전년보다 총액이 줄어들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갖춰진다.
교육교부금 연동 구조는 법이 최초 실행된 1972년부터 교부금법에 명시돼 있던 내용이다.
정부 계획대로 교부금법이 국회에서 개정돼 내년부터 적용되면 55년 만에 내국세 연동 구조가 폐지되는 것이다.
여기엔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흐름이 교육교부금 규모에는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자리했다.
지난해 출생아는 약 25만명으로 1972년(약 100만명)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경제 성장, 물가 상승 때문에 교육교부금은 장기적으론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최근 10년 교육교부금은 2016년 43조2천억원에서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 기준 76조4천억원으로 30조원 이상 가파르게 늘며 거의 두 배가 됐다.

2023년 3월 2일 오전 경상도 한 대학 강의실과 복도가 수업이 없어 불이 꺼져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교육감 쌈짓돈으로 펑펑 지적도…"학생들 대학 화장실 보고 놀라"
그런 가운데 교육교부금 사용처는 유치원, 초·중·고교뿐이다 보니 각 시도교육청은 현금 살포식 복지에 나서는 경향이 점차 짙어졌다.
단기간에 급속도로 불어난 교육교부금에 교육감 선거까지 맞물리는 기간엔 교육교부금이 교육감의 쌈짓돈처럼 쓰인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대다수 교육감 후보는 선거 기간 현금 살포식 복지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선된 뒤에는 학생 대중교통비, 학생 문화예술 바우처, 교육 기본수당, 고3 운전면허 학원비 등을 지원해 돈을 '펑펑' 쓴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교육교부금으로 인한 투자 덕분에 유치원, 초·중·고교에서 깔끔한 시설을 사용했던 학생들이 정부의 교육 투자가 박한 대학에 진학한 뒤 화장실을 보고 놀랐다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도 고등교육계에서 흘러나왔다.
2023년 감사원 역시 교부금이 과다 지출되고 있다며 연동구조를 개선하라고 권고했으나 당시 정부는 제도 개편까지 이끌진 못했다.
교육계 내부에서도 교육 투자 불균형이 심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유치원, 초·중·고교엔 넘쳐서 불필요한 사업까지 벌어지는 데 비해 어린이집, 고등·평생 교육 투자는 상대적으로 빈약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생 1인당 공교육비(학부모가 사교육에 쓴 비용을 제외하고 정부, 가계 등 민간이 지출한 모든 교육비)는 2022년 초·중등 교육의 경우 2만2천500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만3천500달러)을 훌쩍 넘었다.
반면 고등교육은 1만4천700달러로 OECD 평균(2만1천400달러)을 밑돌았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왼쪽)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래세대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교육계 반발에 교부금 총액 감소하지 않게 보장
특히 올해 전례 없는 세수 호황이 예상되면서 내국세 연동구조 폐지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이대로라면 내년 교육교부금이 100조원 안팎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상황이었다.
게다가 정부로선 언제 반복될지 모르는 세수 호조를 발판 삼아 잠재 성장률을 반등시킬 과감하고 전략적인 투자가 시급했다.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고, 그간 문제 제기가 집중됐던 교부금이 결국 개편 테이블에 오른 것이다.
이번 정부 안을 적용하면 내년 교육교부금은 78조9천억원으로 개편 전보다 20조원 안팎 축소된다.
그래도 이는 올해 추경 기준 교육교부금보단 3.3% 많은 수준이다.
일각에선 교육교부금 안정성 측면에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시각은 있었다.
과거 내국세가 줄어들며 교부금도 감소하는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3년 교육교부금은 65조4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다.
경상 성장률은 세수에 비해서 감소할 확률이 훨씬 낮기 때문에 새로운 산식을 적용하면 교육교부금 변동성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또 교육교부금이 전년 대비 감소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조항을 교부금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교육교부금 개편으로 마련된 재원은 미래대응기금에 교육 관련 항목인 '총괄 계정'과 '교육·인재계정' 수입으로 따로 책정된다.
총괄계정 수입으로는 잠재 성장률 반등에 활용할 미래 먹거리를 위해 투자할 수 있다.
교육·인재계정에 전출된 재원은 영유아, 고등·평생교육, 교부금 감소 때 보전, 인재 유치, 국가인재 유출 방지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유치원, 초·중·고교 교육 투자는 국가 정책상 시급하거나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한 예외를 제외하고 현재와 같이 교부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로써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생애 전 주기에 걸쳐 정부가 교육 투자 체계가 이뤄졌다는 것이 정부의 평가다.
연동제 폐지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내국세는 떨어질 때 많이 떨어지는데, 경상성장률은 안정적이고 하방 경직성도 있다"며 "내국세 20.79% 연동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여러 상황을 고려해 훨씬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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