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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교육 '버팀목' 뽑히나…교육계 "투자 위축 우려"

입력 2026-08-21 1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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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교부금-내국세 연동제 55년만에 폐지수순


학생 줄어도 학급·학교 수는 제자리…국회 논의도 험로 예고




학교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정부가 21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 방안을 공개하자 교육계는 초·중등 교육 재정의 안정성이 흔들린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교육계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전국적으로 학급 수가 별로 줄지 않은 데다 특수교육·다문화교육 대상자 등 교육 수요 증가로 내국세의 20.79%가 교육교부금으로 자동으로 배분되는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계가 거세게 반발하는 만큼 교육교부금 관련 법안의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 공교육 재정 근간 교육교부금…내국세 연동률 꾸준히 상승


교육교부금은 전국 시도교육청 수입의 70%가량을 차지하는 공교육의 핵심 재원이다.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제도는 50년 넘게 초·중·고 교육을 떠받쳐온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꾸준히 기르는 데 교육교부금을 통한 교육 재정이 커다란 역할을 한 셈이다.


교육계가 교육교부금을 두고 "공교육 안전망", "국가 교육재정의 근간" 등으로 부르는 이유다.


교육교부금은 1971년 말 제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1972년 1월 도입됐다.


1969년 중학교 무시험제 실시 등으로 중학교 입학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종전 의무교육재정교부금법과 지방교육교부세법을 통합한 것이다.


많은 국민이 전국 어디에서든 일정 수준 이상의 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1972년 첫해에 12.98%였던 내국세 연동 비율은 1982년 11.8%로 낮아졌다가 2001년 13.0%, 2005년 19.4%, 2008년 20.0%, 2010년 20.27%로 지속해서 올랐고 2020년에는 20.79%까지 높아졌다.


중·고등학교의 전면 무상교육 도입, 무상급식 확대, 돌봄교실 증가 등 새로운 교육 수요를 계속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은 경기 변동이나 정권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 내에서는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이 국가 재정 운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학생수는 크게 줄었는데 내국세 증가에 따라 교부금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번 개편에서 50여년간 이어진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은 큰 전환점을 맞게 됐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팔씨름 한판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0일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덕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팔씨름을 하고 있다. 2026.8.20 [공동취재] xanadu@yna.co.kr


◇ 학생감소에도 지출 줄이는데 한계…"특수·다문화학생 등 교육수요 늘어"


정부는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구조를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한 방식으로 바꾸더라도 초·중등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줄어들지 않도록 법으로 보장하고 시급한 국가 정책이나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경우 미래대응기금에서 초·중등 교육에 재원을 투입하도록 하는 문을 열어놓는 등 안전장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교부금 개편으로 초·중등 교육 재정이 안전성이 훨씬 담보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내국세 연동제 폐지가 결국 초·중등 교육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우선 기획예산처 등 정부가 교육교부금 개편 필요성으로 학령 인구 감소를 내세운 점은 교육 현실과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교육계는 학교에서 교사, 교실 등의 기본적 운영 기준은 학급이라고 강조한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기본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의 전체 학급은 23만2천126개로 2015년(23만4천586개)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1%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초·중·고 학교 수는 1만1천526개에서 1만1천871개로 오히려 늘었다.


10년간 초·중·고 학생이 17% 정도 줄었음에도 소규모 학교가 증가하고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학교 및 학급 수가 별로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건비, 시설 관리비 등을 학생 수 감소 폭으로 줄이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교육계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 정서행동 위기학생, 특수교육 및 다문화 교육 대상자 등 세심한 교육이 필요한 학생이 계속 증가하므로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지난해 초·중등(각종학교 포함) 다문화 학생 수는 20만명을 넘으면서 10년 전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올해 기준 유·초·중등 특수교육 대상자는 12만4천195명으로 2016년(8만7천950명)에 비해 41.2% 늘었다.


교육계는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전체 교실의 절반이 넘는 만큼 학급당 학생 수를 더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이나 개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가 초·중등 교육에 활용될 예산을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으로 돌리겠다는 것은 초·중등 교육을 사실상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교육 환경, 방과후학교·돌봄프로그램, 노후 교육시설 개선 등도 투자가 지속해서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또 교육교부금의 약 70%는 인건비, 학교 운영비, 시설 관리비 등 고정 비용이기 때문에 줄이는 데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한 교육계 인사는 "장기적으로 인건비와 물가 상승 등의 여파로 초·중등 교육 사업에서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교육계는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 폐지로 헌법 가치인 교육자치가 약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편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인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지난 19일 "교부금 문제는 어느 한 시도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의 안정성과 교육자치의 기반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 출범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4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 출범 기자회견에서 교육ㆍ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교육교부금 개편 즉각 중단'을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8.4 jjaeck9@yna.co.kr


◇ 여당 일부서도 반대…국회 논의서 험로 예상


정부가 기획예산처와 교육부의 조율을 거쳐 교육교부금 개편안을 공개했지만 교육계 반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교육단체 363개로 구성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긴급행동)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교부금 개편을 '졸속강행'이라며 규탄했다.


전국 시도 교육감은 오는 24일 인천에서 회의를 연 뒤 교육교부금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다.


정부는 조만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전망인데 국회 논의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20일 당정협의에서 정부에 교육 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 폐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등 여당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교육계는 교육교부금 개편에 관한 공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긴급행동 관계자는 "정부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만큼 국회 쪽에서 계속 압박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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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1 12: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