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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동서 갈등에 '반쪽짜리' 의대 신설 계획서 제출

입력 2026-08-20 16: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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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순천대 협상 결렬로 의대 소재지 미기재


소지역주의·갈등 조정 능력 부재…무산 시 후유증 클 듯




의과대학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가까이 민선 8기, 멀게는 1990년대부터 추진해 온 전남광주(옛 전남) 의과대학 설립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정부 국정과제 포함으로 실현 기대를 키웠던 숙원은 극심한 소지역주의, 부실한 갈등 조정 능력 등 지역 사회 민낯만을 드러낸 채 눈앞에서 멀어지고 있다.


2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날 오후 '지역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추진 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한다.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의대와 교육(부속) 병원 위치 등이 빠지고 신설 필요성 등 일반 기재 사항만 담은 '반쪽짜리' 계획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 대학 의대 신설을 전제로 의대 소재지 등 합의 내용에 따라 계획서를 작성하도록 했지만, 통합시와 두 대학은 제출 마감 시한인 이날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정부는 국정과제에 포함된 '의과대학 없는 지역에 의과대학 신설 추진'과 관련해 2030년 지역 의과대학 정원으로 제시한 100명의 배정 후보지로 경북과 전남광주(옛 전남)를 선정하고 두 지역에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전남광주의 허술한 추진 계획서가 국립 경국대 의대 신설을 추진하는 경북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목포시·목포시의회 입장 발표

[목포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90년 5월 19일 목포대가 정부에 공식 건의 시점으로부터 36년 이어진 숙원 해결이 무산될 경우 만만찮은 후유증도 예상된다.


목포대와 순천대의 대립은 전남광주 동부(순천)·서부(목포) 지역의 갈등으로 번졌으며, 지자체(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대학(순천대) 간 신경전으로 확전했다.


'순천대 의대·대학병원 설립 전남광주 동부권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부청사를 방문한 민형배 특별시장을 가로막고 항의하기도 했다.


추진위는 "불공정·고무줄 행정을 주도한 민 시장에 대한 형사 고발과 주민소환 추진 서명운동에 착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학 본부, 의대, 대학병원 등 이른바 3대 핵심 시설·기능 배분을 놓고 일어난 갈등에는 지역 정치권도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들은 각자의 지역에 의대를 달라는 목소리를 높일 뿐 중재 역할에는 소홀했다.


"(의대 소재지를) 제비뽑기로 결정하자"는 제안이 '진지하게' 나돌 만큼 지역 내 조정 능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나마 통합시에서 제안한 중재안 수용을 촉구해 주목받았던 김문수(순천 광양 곡성 구례 갑) 의원은 돌연 '순천 의대'를 주장하는 시민들과 청와대 앞으로 향해 삭발을 감행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삭발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선 8기 당시 전남도는 통합의대-공모를 통한 단독의대-공동의대를 거쳐 다시 통합의대로 추진 방식을 선회해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렸다.


민선 9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결단력을 보이지 못한 채 통합 당사자인 대학 간 협의에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남광주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추진 과정에서 가장 부각된 것은 의료 복지나 시민 삶의 질 개선이 아니라 소지역주의였다"며 "싸움은 말리고 흥정을 붙이라는 데도 지역 행정·정치권은 오히려 싸움을 붙이기만 한 것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정원이 배정되고 의대 신설 요인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할 텐데 10년 후가 될지, 20년 후가 될지 기약이라도 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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