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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순천대 협상 결렬로 의대 소재지 미기재
소지역주의·갈등 조정 능력 부재…무산 시 후유증 클 듯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가까이 민선 8기, 멀게는 1990년대부터 추진해 온 전남광주(옛 전남) 의과대학 설립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정부 국정과제 포함으로 실현 기대를 키웠던 숙원은 극심한 소지역주의, 부실한 갈등 조정 능력 등 지역 사회 민낯만을 드러낸 채 눈앞에서 멀어지고 있다.
2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날 오후 '지역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추진 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한다.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의대와 교육(부속) 병원 위치 등이 빠지고 신설 필요성 등 일반 기재 사항만 담은 '반쪽짜리' 계획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 대학 의대 신설을 전제로 의대 소재지 등 합의 내용에 따라 계획서를 작성하도록 했지만, 통합시와 두 대학은 제출 마감 시한인 이날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정부는 국정과제에 포함된 '의과대학 없는 지역에 의과대학 신설 추진'과 관련해 2030년 지역 의과대학 정원으로 제시한 100명의 배정 후보지로 경북과 전남광주(옛 전남)를 선정하고 두 지역에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전남광주의 허술한 추진 계획서가 국립 경국대 의대 신설을 추진하는 경북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목포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90년 5월 19일 목포대가 정부에 공식 건의 시점으로부터 36년 이어진 숙원 해결이 무산될 경우 만만찮은 후유증도 예상된다.
목포대와 순천대의 대립은 전남광주 동부(순천)·서부(목포) 지역의 갈등으로 번졌으며, 지자체(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대학(순천대) 간 신경전으로 확전했다.
'순천대 의대·대학병원 설립 전남광주 동부권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부청사를 방문한 민형배 특별시장을 가로막고 항의하기도 했다.
추진위는 "불공정·고무줄 행정을 주도한 민 시장에 대한 형사 고발과 주민소환 추진 서명운동에 착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학 본부, 의대, 대학병원 등 이른바 3대 핵심 시설·기능 배분을 놓고 일어난 갈등에는 지역 정치권도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들은 각자의 지역에 의대를 달라는 목소리를 높일 뿐 중재 역할에는 소홀했다.
"(의대 소재지를) 제비뽑기로 결정하자"는 제안이 '진지하게' 나돌 만큼 지역 내 조정 능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나마 통합시에서 제안한 중재안 수용을 촉구해 주목받았던 김문수(순천 광양 곡성 구례 갑) 의원은 돌연 '순천 의대'를 주장하는 시민들과 청와대 앞으로 향해 삭발을 감행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선 8기 당시 전남도는 통합의대-공모를 통한 단독의대-공동의대를 거쳐 다시 통합의대로 추진 방식을 선회해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렸다.
민선 9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결단력을 보이지 못한 채 통합 당사자인 대학 간 협의에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남광주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추진 과정에서 가장 부각된 것은 의료 복지나 시민 삶의 질 개선이 아니라 소지역주의였다"며 "싸움은 말리고 흥정을 붙이라는 데도 지역 행정·정치권은 오히려 싸움을 붙이기만 한 것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정원이 배정되고 의대 신설 요인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할 텐데 10년 후가 될지, 20년 후가 될지 기약이라도 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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